Share

제571화

Author: 유진
하지만... 대체 왜? 강현수는 임유라의 남자친구잖아. 지금 그 눈빛은 임유라가 아닌 임유진에게 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

강현수가 천천히 그들 쪽으로 걸어왔다. 그가 뭐라고 얘기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매니저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아까 유라 씨가 좋은 마음으로 언니분을 데리고 고주원 씨를 만나러 가려고 했는데 언니분이 유라 씨를 갑자기 밀쳤어요. 그것 때문에 유라 씨는 발목까지 접질렸고요."

그 말인즉슨 강현수에게 임유라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려 임유진을 어떻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임유라는 눈가에 눈물이 가득 맺혀서는 가녀린 모습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현수 씨... 아니에요. 언니도... 언니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을 거예요.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한 내 잘못이죠."

임유라가 이렇게 말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임유진이 악독한 언니로, 임유라는 착해서 말도 못 하는 동생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임유라는 지금 팬들과 여론으로 임유진을 완전히 매장해 버리려고 하고 있다. 임유진을 대놓고 괴롭힌 것이 아니기에 강지혁이 알게 된다고 해도 뭐라고 나설 명분이 없게 만들 작정인 것이다.

완벽한 설계에 임유라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힘없이 당하면서도 바보같이 임유진을 위해 변호까지 해주는 착한 동생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강현수의 눈동자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유라를 쏘아보았고 임유라는 제 얄팍한 수를 그에게 다 읽혀버린 것 같은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여자친구라고 해도 그녀는 항상 강현수와의 사이에서 이유 모를 벽을 느꼈었다. 아무리 다가가도 그가 그은 선 안으로는 영원히 들어올 수 없다는 무형의 압박이 있었으니까.

그때 드디어 굳게 닫혀 있던 강현수의 입술이 열리더니 더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

"당신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해서 넘어졌겠죠."

그의 말은 임유라의 마음을 세게 후벼팠다. 그녀는 문득 그날 밤 윤이 식당 앞에서 강현수가 임유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2화

    임유진과 한지영은 현장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고주원의 대기실에 도착했다.고주원은 시종일관 친절한 태도로 먼저 사진도 찍어주고 웃으면서 얘기도 했다."두 분, 앞으로도 제가 주연인 영화 티켓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매니저한테 보내드리라고 할게요."그러고는 한지영에게 자신의 번호를 덥석 넘겼다.강지혁이 직접 한지영은 임유진의 친한 친구라고 얘기했기에 그녀에게 호감을 사서 나쁜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고주원은 생각했다. 이 바닥은 인맥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좋으니까.그러나 웬일인지 한지영은 고주원이 직접 번호를 넘겼음에도 전혀 좋아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예전의 그녀였으면 아마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렸을 것인데 지금은 그저 예의상 가볍게 고맙다는 인사만 할 뿐이었다.심지어는 고주원의 사인과 화보를 받고는 이만 가보겠다는 얘기도 먼저 꺼냈다."오늘 실례가 많았어요.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선물 감사해요!"그러고는 임유진의 손을 잡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대기실을 나온 후, 한지영이 더 머무르려고 할 줄 알았던 임유진은 의외라는 눈길을 보내며 말했다."왜 이렇게 빨리 나와? 설마 너 지금 부끄럼이라도 타는 거야?""아니거든!"한지영은 임유진을 째려보며 말했다."너를 여기로 데려오는 게 아니었어.""임유라 때문에?"임유진이 물었다."아까 걔 팬들 앞에서 그런 거 너 엿 먹이려고 그런 거야. 인터넷에서 너를 또 얼마나 악독한 년으로 몰아갈지."한지영은 연예계 쪽으로 빠삭했기에 자연스럽게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마음대로 떠들라고 해."임유진은 어깨를 들썩이면서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언비어에 일희일비할 시기는 진작에 지났으니까. 예전의 그녀는 항상 남들 눈을 의식해 왔고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심어줄지 연구해왔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남들 눈을 의식하면 할수록 비참해지고 상처받는 건 자기뿐이라는 걸 깨달았다.만약 출소 후 계속 예전 마인드로 살았다면 그녀는 진작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매달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3화

    "하하..."사람은 죄짓고는 못 산다고 했나? 한지영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향해 웃었다.백연신은 시선을 임유진에게로 돌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 지영이와 놀아줘서 고마워요. 볼 일은 다 끝난 건가요? 끝났으면 같이 식사라도 하죠.""전 아직 볼 일이 좀 있어서요. 지영이랑 같이 식사하세요."임유진은 두 사람 사이에 낄 정도로 눈치가 없지 않다."그럼 집까지 바래다 드릴게요."백연신이 말했다."괜찮아요. 영화관 바로 앞에 지하철이 있어서요. 그게 더 편해요."임유진은 백연신과 한지영에게 인사를 건넨 후 그대로 가버렸다.그렇게 임유진이 떠난 후 백연신은 바로 팔짱을 끼더니 한지영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나한테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그러자 한지영이 다급하게 변명했다."그게, 사실은 야근하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유진이와 여기 온 거예요.""그래?"백연신은 콧방귀를 뀌었고 전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듯 보였다."그것보다, 연신 씨는 왜 여기 있어요?"다급하게 화제를 돌리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녀도 궁금했던 찰나였다. 아까 강현수와 같이 모습을 드러냈으니까."왜인 것 같아?"백연신은 책망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눈앞에 이 여자만 아니었으면 그는 강현수를 통해 고주원의 사인과 화보를 얻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상체 탈의한 화보는 제외하고 말이다.마침 강현수는 오늘 여기에 볼일이 있었고 고주원은 또 마침 이곳에서 로드쇼를 하고 있었기에 같이 오게 된 것이다.그런데 그 현장에서 야근하고 있어야 할 여자를 봐버렸고 그녀의 손에 들린 사인과 화보도 봐버렸다.백연신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한지영 손에 들린 화보에 혹시 상체 탈의한 사진도 있을까 봐.한지영은 눈을 깜빡이며 얘기했다."나 주려고 고주원 사인과 화보를 가지러 온 건 아닐 테고."딩동댕.하지만 백연신은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며 목구멍에 뭔가가 걸린 듯 선뜻 인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4화

    "일단 밥 먹으러 가자."백연신이 말했다.밥 먹으러 가자는 소리에 한지영은 금세 기운을 차렸다. 그와 연애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바로 그동안 못 먹어 봤던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백연신은 한지영을 차에 태워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와 만나기 전 한지영은 해당 레스토랑을 잡지에서나 봤지만, 이제는 단골 수준으로 많이 다니고 있다. 음식들도 그녀의 입에 꼭 맞았다.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룸으로 들어갔다. 한지영은 자리에 앉은 후 고주원에게서 받은 화보를 보는 것이 아닌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다 뭔가를 발견하고는 점점 얼굴이 굳어졌다."왜 그래?"백연신의 질문에 한지영이 화를 내며 말했다."이 사람들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마음대로 지껄이고 있잖아요."백연신은 한지영의 핸드폰을 가져와 그녀가 보고 있던 영상을 클릭해 봤다. 거기에는 아까 임유진과 임유라가 실랑이하고 있던 장면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찍힌 각도로 보면 정말 임유진이 임유라를 일부러 밀친 듯한 느낌이 났다. 게다가 임유라의 불쌍한 척하는 모습까지 더해져 네티즌들은 임유라 편에 서서 임유진에게 매정하다는 둥 심보가 고약하다는 둥 여러 댓글을 달았다.선동하는 듯한 댓글을 적은 사람들은 모두 임유라 팬이었고 심지어 어떤 팬은 임유진이 감옥살이했던 사실까지 끄집어내며 그녀에게 살인자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또한, 강현수가 임유라가 아닌 임유진을 챙기는 모습에 강현수가 임유진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등 확인도 안 된 사실을 늘어놓았다.「저런 것도 언니라고, 임유라만 불쌍하네.」「감옥살이나 한 주제에 지금 감히 누구를 넘봐? 미친 거 아니야?」「유라 언니 힘내요. 언니한텐 우리가 있어요!」임유진을 깎아내리고 임유라에게 동정의 말을 건네는 여론을 보며 한지영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분명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렸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퍼졌고 비난의 수위도 너무 셌다. 한지영은 누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5화

    백연신은 좀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갖고 싶다던 고주원의 사인과 화보까지 얻었는데 지금 한지영은 거기에는 시선조차 두지 않고 임유진 걱정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심지어 조금 질투도 났다. 자신과의 일에는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 없었으니까."빨리요!"한지영이 재촉했다."말해주면 뭐 해줄 건데?"백연신이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한지영이 두 눈을 끔뻑이며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돈이라도 줘야 하나? 아니면 고주원 화보라도 줄까?"뭘 원하는데요?""나한테 뽀뽀해봐."백연신은 한지영이 곤란해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한지영은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그의 얼굴을 잡고 볼에 쪽 하고 뽀뽀했다."이제 됐죠? 빨리 말해요!"쑥스러워하지도 않는 그녀를 보며 백연신은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전에는 뽀뽀하라고 하면 그래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등 부끄러워하는 태도라도 보였는데 이제는 그런 것 따위 찾아볼 수가 없었다.잔뜩 기대하는 그녀의 눈빛에 백연신은 자기가 졌다는 표정으로 얘기하기 시작했다."임유라 그 여자는 아까 강현수의 체면을 바닥으로 끌어 내렸어. 임유진 씨를 어떻게 해보려고 강현수를 앞세워 자기 이득을 챙기려 했다고. 강현수가 과연 그걸 참아줄 것 같아? 그리고..."백연신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닫았다."그리고 뭔데요?"한지영이 궁금하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아니야."백연신이 말했다."아무튼, 넌 그저 강현수가 임유라를 버릴 거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백연신이 하려다가 말았던 얘기는 바로 임유진을 향한 강현수의 태도와 눈빛이다. 그건 다른 여자들을 대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눈빛이었다.하지만 임유진은 이미 강지혁의 여자이기에 백연신은 강현수와 임유진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오른 몇 시간 후, 갑자기 한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해당 영상은 CCTV 영상으로 거기에는 임유라가 임유진의 손을 꽉 잡은 후 갑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6화

    임유라에게 농락당한 것이 많이 분했는지 네티즌들은 너도나도 가세했다.물론 전문가를 향한 의심은 하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상까지 제작해 논리정연하게 얘기했는데 그 누가 의심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임유진은 그들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다.임유라 매니저는 다급하게 임유라에게 전화를 걸었다."유라 씨, 지금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어요. 전문가까지 나서서 유라 씨가 일부러 넘어진 거라고 한다니까요? 지금이라도 강현수 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수습이 안 될 수도 있어요."임유라는 이를 갈았다. 그녀 역시 지금 여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처음에 사람들이 임유진을 비난하고 모욕할 땐 기분이 좋았다. 이대로라면 강지혁도 이 상황을 볼 것이고 이 기회에 둘 사이에 트러블이라도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강현수가 정말 임유진을 좋아해도 어차피 강지혁이 있는 한 함부로 들이대지 못할 것이고 만약 고백이라도 하는 날에는 강현수의 명성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임유라는 그저 피해자 역할만 잘 연기하면 되는 것이었다.하지만 사건은 금세 반전을 맞았고 게다가 전문가까지 나서서 임유진 편을 들어줬다. 심지어 그들은 인터넷에 자주 출몰하는 가짜 전문가가 아니라 누구나 알 법한 진짜 전문가들이었다.임유라는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모두 강현수의 여자친구라서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그녀는 강현수의 여자친구가 된 순간부터 수많은 여자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아왔다. 그러니 평소 그녀를 아니꼽게 여겼던 사람들은 이때다 싶어 그녀를 짓누르려고 할 것이다.지금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강현수밖에 없다.생각을 마친 임유라는 외투를 챙겨 바로 그를 만나러 가려고 했다. 현관문을 열어젖히자 거기에 한 남자가 서 있었는데 그는 강현수의 부하였다."누구...""강현수 대표님께서 임유라 씨를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임유라는 활짝 웃었다. 사실 그녀는 강현수가 만나주지 않을까 봐 걱정했었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7화

    임유라는 정말 억울한 사람처럼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그의 눈과 마주칠 때면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눈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그렇지. 내 여자친구지."강현수는 혼자 중얼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임유라 쪽으로 다가갔다.그에 임유라는 또다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믿어주는 건가? 역시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게 아니었어!강현수는 손을 들어 천천히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임유라는 그의 손짓에 순종하는 모습을 하며 눈물을 잔뜩 머금은 채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삼류 여배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연기력이 완전히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억울한 척 가녀린 척하는 건 그녀가 제일 잘하는 연기였다."만약 현수 씨도 정말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나 당장 언니한테 사과할게요. 인터넷에서 이보다 더한 비난을 받아도 상관없어요."임유라는 한 떨기 가녀린 꽃 같은 얼굴로 말했다.그러자 강현수는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매만지며 물었다."내가 왜 당신을 내 여자친구로 허락했는지 알아요?"그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임유라는 흠칫 놀랐다. 이 질문은 그녀 역시 궁금했었으니까. 연예계에는 임유라보다 예쁜 사람이 널리고 널렸는데 왜 하필 임유라였던 거지?"이유가 뭐가 됐든 난 현수 씨 여자친구가 될 수 있어서 기뻐요."임유라는 완벽한 대답이었다며 스스로 뿌듯해했다.그러자 강현수가 코웃음을 지었다."내가 이것저것 서포트 해주니까?""아, 아니에요!"임유라가 다급하게 부인했다."현수 씨가 밀어주지 않아도 나는 상관없어요. 난 현수 씨를 사랑해요.""난 아니에요."강현수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매정하게 말했다.그러자 임유라의 얼굴에 슬픔이 돌았다. 물론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직접 그의 입에서 그 말을 들으니 꿈꿔왔던 아름다운 미래가 한순간에 확 깨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이 입술, ‘그 사람’ 입술과 닮았어요. 그래서 여자친구 자리를 준거고. 하지만 이제는 필요 없어졌네? 입술이 닮은 것 빼고는 비슷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8화

    그건 절대 임유라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나 정말 현수 씨 사랑해요. 내, 내 입술이 그 사람과 닮았다고 했죠? 난 대체품이라도 상관없어요. 현수 씨 옆에 있게만 해주면 난 그걸로 족해요. 그러니까 제발 헤어지자고 하지 말아요!"임유라는 거의 애원하듯 그에게 매달렸다. 그와 헤어지는 것만은 막아야 했다.하지만 강현수는 미련 없다는 듯 손가락을 떼어내더니 유유하게 소파에 가서 앉았다."안타깝지만 그쪽은 대체품이 될 자격도 없어요."임유라가 어떻게 감히 그 아이의 대체품이 될 수 있겠는가?강현수는 지금까지 몇 번이고 그 아이의 대체품을 찾아 헤맸지만, 매번 실망밖에 하지 않았다. 그의 여자친구들을 보면 어딘가 한구석은 그 여자아이를 닮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옆에 두고 보면 전혀 그 아이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임유라가 그의 바짓가랑이에라도 매달릴 심정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곧 두 명의 경호원에 의해 제지당했다."현수 씨!"그녀는 그의 이름을 간절하게 외쳐보았지만, 강현수는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임유라가 저택에서 끌려나간 후 거실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다. 강현수는 모니터에 띄워진 영상을 빤히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임유진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임유진이라면 다를까? 아니, 아마 이런 대체품 따위 하려고 하지도 않겠지.강현수는 임유라가 자신을 장기의 말로 사용하려고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진정 그를 화나게 한 건 임유진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려고 했다는 사실 때문이다....임유진도 여론이 바뀌는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저녁 무렵까지 임유진의 욕으로 가득했던 것이 지금은 임유라를 비난하는 댓글로 바뀌어 있었다. 급변하는 네티즌들의 태도에 임유진은 조금 소름이 끼쳤다."이 전문가들은 네가 섭외한 거야?"임유진이 강지혁에게 물었다. 이딴 가십거리에 정말 정의감 하나로 영상까지 만들 만큼 전문가들이 한가롭다는 생각은 안 했으니까."응."강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오후에 그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579화

    많은 여자들이 임유라의 추락을 바라고 있다. 물론 임유진은 동정할 생각이 없다. 자신을 해하려는 사람을 감싸줄 만큼 미련하지 않으니까."왜 내 여자친구라고 얘기 못 하게 하는 거야?"강지혁이 물었다. 그는 원래 이번 기회에 대외적으로 임유진이 자기 여자친구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예정이었다. 이대로 강현수와 그녀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오해하게 놔두고 싶지 않았으니까.하지만 임유진이 거절했다."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화제의 인물이 되고 싶지도 않아."사귀는 사실을 일부러 감추려는 의도는 없었다.그리고 연회장에 같이 간 일도 있었기에 아마 알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만약 공식적으로 선언해 버리면 그녀는 기자들의 먹이가 될 것이고 그녀의 신상을 캔 사람들은 가게에 몰려들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것이다.또한, 감옥살이했던 사실과 강지혁의 전 약혼녀인 진애령의 사건까지 들춰지게 되면 더 많은 유언비어가 퍼지게 될 것이 뻔했다.물론 그녀는 자신을 향한 뜬소문들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지혁에 대해 멋대로 얘기하는 건 참을 수가 없다.사건을 제대로 되돌려 결백을 찾기 전에 만약 두 사람이 사귄다는 기사가 나게 되면 모두 이상한 쪽으로 오해할 것이다.강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내가 지켜줄게. 이름이 거론되는 게 싫으면 S 시에 있는 매체 관계자들에게 쓸데없는 기사는 쓰지 않도록 내가 말해둘게.""혁아, 난 겁나는 게 아니야. 우리가 함께하기로 한 이상 언젠가는 대중들이 우리 사연을 알게 될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어."S 시에서 제일 유명한 강지혁의 사생활을 대중들이 가만둘 리가 없었다."내 사건을 만약 사람들이 알게 되면 우리 둘뿐만 아니라 강씨 일가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거야. 판결서에는 아직 내가 진애령 씨를 차로 치어 죽인 것으로 되어 있으니까...""난 상관없어."강지혁은 여론이 두렵지 않았다. 여론 자체를 통제해버리면 그만이니까."하지만 난 신경이 쓰여."임유진이 말했다.전에 사건

Latest chapter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7화

    강지혁은 조금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더니 허리를 다시 바로 세웠다.“별로.”그는 이 말을 남긴 후 강선율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임유진은 두 사람이 떠난 후 멍한 얼굴로 강지혁의 말을 곱씹어보았다.‘별로... 싫은 건 아니라는 뜻인가? 정말 싫었다면 혁이 성격상 바로 얘기했을 테니까. 그렇다는 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쓰다듬어도 된다는 말인가?’임유진은 강지혁이 생각보다는 그녀를 잘 받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자신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네가 여기까지는 웬일이야?”이한이 웃으며 강현수에게 물었다.“시간이 조금 비어서 왔어.”강현수가 답했다.“그리고 며칠 뒤에 또다시 나가봐야 할 것 같아서 그 전에 얼굴 한번 보려고.”“또 해외로 간다고? 돌아온 지 일주일도 채 안 됐잖아.”“해외에서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주관할 사람이 필요해.”강현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아저씨도 너 가는 거 동의하셨어?”“아버지가 동의 안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어. 내가 가겠다고 한 거니까.”이한은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현수야, 너 자꾸 해외로 나가는 거 임유진 씨 때문이지?”강현수는 그 말에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여전히 그는 임유진이라는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가슴에 통증이 밀려왔다.“임유진 씨가 죽은 것 때문에 괴로워서 해외로 나가는 거라면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이한이 강현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유진 씨 죽지 않았어. 다시 돌아왔어. 지혁이 곁으로.”어차피 임유진이 살아있단 얘기는 그가 말하지 않아도 강현수도 며칠 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일이다.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사실은 죽은 게 아니라는 것과 다시 살아서 강지혁의 곁으로 돌아왔다는 걸 알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강현수는 그간 줄곧 해외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어 국내 소식은 조금 늦게 접하는 편이었다. 만약 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6화

    강지혁의 오른쪽 옆에 앉은 강선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아빠, 안 먹어? 엄마가 만든 김밥 엄청 맛있어! 현이가 장담해!”아이는 말을 마친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왼쪽 옆에 앉은 강선율을 바라보았다.“오빠도 엄청 맛있다고 했어. 그치?”강선율은 그 말에 입에 김밥을 넣은 채로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엄청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엄마가 만든 거라 계속 입에 넣었다. 유치원에서 또래 친구들은 항상 엄마가 준비해준 음식을 먹었으니까.임유진의 김밥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모양을 하고 있었다.맛이 없지는 않다만 과연 아빠가 이 김밥을 먹을까?강선율은 강지혁이 이런 귀여운 김밥을 먹는다는 게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았다.두 아이는 들고 있던 포크도 내려놓고 강지혁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고 임유진은 미소를 지은 채 강지혁을 바라보았다.“한번 먹어봐. 분명히 맛있을 거야.”그녀가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처음에는 단지 김밥을 마는 것뿐인데도 모양이 제대로 나지 않았고 맛도 짜거나 이상했으니까.강지혁이 선뜻 손을 대지 않자 옆에 있던 집사가 한마디 거들었다.“사모님께서 1시간이나 넘게 부엌에서 만드신 거예요. 저도 맛을 봤는데 아주 맛있더라고요.”그 말에 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바라보았다. 변형되어있는 손가락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심장에 통증이 이는 것 같았다.강지혁은 몇 초 고민하다 결국 젓가락을 들어 김밥을 입에 넣었다.그리고 강선율은 그 모습에 깜짝 놀라 입을 떡하고 벌렸다.아빠가 아이들이나 먹을 것 같은 김밥을 먹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전에 셰프가 귀여운 동물 모양의 음식을 내왔을 때도 한 번쯤은 먹을 만한데 끝까지 손을 대지 않았던 그였으니까.반면 강선현은 묵묵히 김밥을 먹는 강지혁을 바라보며 역시 엄마의 김밥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이라며 뿌듯해하고 있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강지혁은 회사에 가기 위해, 그리고 강선율을 유치원에 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5화

    “그래, 그렇게 해.”임유진은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나는 네 손을 놓을 생각이 없으니까 뭐가 됐든 상관없어. 두 손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네 손을 놓지 않을 거야. 그런데 혁아, 언젠가는 나만 네 손을 놓지 않는 게 아니라 너도 내 손을 꽉 잡고 놓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지금처럼...”그녀의 시선이 서로를 꽉 잡고 있는 두 사람의 손 쪽으로 내려갔다.“한사람이 잡는 것보다 역시 둘이 함께 잡는 게 훨씬 더 단단하잖아. 안 그래?”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강지혁은 순간적으로 저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더 꽉 잡고 싶다는 미친 생각이 들었다....강지혁은 임유진의 끈질긴 말에 결국 그녀가 가져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다만 그녀가 두 손을 턱에 받친 채 생글생글 웃으며 지켜보는 바람에 그는 식사하는 내내 조금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여자의 시선 같은 건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 여자가 바라보면 심장이 평소보다 더 빠르게 쿵쿵거리며 피가 얼굴에 몰리는 느낌이었다.고작 여자의 시선 하나에 이런 식의 반응이 온다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그날 저녁, 임유진은 씻은 후 전처럼 강지혁과 이어져 있는 침실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침실로 들어온 후 그녀가 조금 의외라고 느꼈던 건 방이 그녀가 5년 전에 썼던 그대로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녀의 옷가지들까지 똑같이 그대로 옷장 안에 걸려 있었다.지속해서 도우미들이 방을 깨끗이 청소해준 게 틀림없었다.임유진은 오늘 하루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어 조금 피곤했던 건지 딸까지 마저 씻긴 후 금방 잠자리에 들었다.깊은 밤.누군가가 침대 바로 옆으로 다가와 창문으로 쏟아진 달빛을 빌어 새근새근 자고 있는 여자와 아이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정말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이 두 사람은 바로 그의 아내와 딸이다.어제까지만 해도 죽은 아내가 다시 살아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 바로 오늘, 이미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아내가 그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4화

    입맞춤이 끝났을 때 임유진은 조금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강지혁을 바라보았다.강지혁은 별다른 표정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두 눈동자에는 모순의 감정이 가득 엉켜있었다.그리고 임유진은 그 눈동자를 보며 또다시 그와 입술을 맞추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네가 얼마나 예쁜지 알아? 네가 얼마나 내 혼을 쏙 빼놓는지 알아? 나는 오히려 너한테 묻고 싶어. 왜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왜 내가 몸과 마음을 다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너한테 빠져있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이런 예쁜 얼굴을 하고서 그러한 자신감도 없어?”임유진은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부드럽게 매만졌다.“너...!”강지혁은 이에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녀의 행동은 마치 그를 유혹하고 있는듯했다.강지혁은 그녀에게 뭐라고 얘기하려다가 문득 손에 잡힌 그녀의 손가락이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그제야 그녀의 손가락이 다른 사람과 달리 삐뚤빼뚤 변형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너 손가락이 왜...”그의 눈동자에 순간 고통의 감정이 스쳐 갔다.“아무것도 아니야. 감옥에 있을 때 조금 다쳤는데 그때 이렇게 됐어.”임유진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가볍게 말해주었다.강지혁은 그 말에 침묵했고 임유진은 이에 고개를 숙인 채 강지혁의 손을 세게 맞잡았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들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혁아, 나는 널 사랑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내가 널 떠난 건 분명히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을 거야. 그리고 뭐가 됐든 결국에는 다시 널 찾아왔잖아. 이렇게 다시 네 곁으로 왔잖아. 앞으로는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이렇게 네 손을 꽉 잡고 절대 놓지 않을게. 약속해.”그녀의 목소리는 다정하고 또 그만큼 무척이나 단호했다. 그리고 그녀의 두 눈동자는 한 치의 거짓말도 담겨있지 않은 것처럼 매우 깨끗하고 맑았다.강지혁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절대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또 손도 놓지 않을 거라고?그녀의 눈빛과 그녀의 목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3화

    임유진이 강지혁을 떠난 건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닌 오히려 그를 너무나도 많이 사랑해서, 그를 대신해 죽어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해서, 그렇게도 지키고 싶었던 세 아이의 목숨을 잃을 각오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를 사랑해서였다.그녀는 세 사이의 엄마면서 이기적이게도 아이들의 목숨으로 그의 목숨을 바꾸려고 했었다.강지혁은 임유진의 말에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그는 여자를 믿지 않는다.어머니를 너무 많이 사랑하고 또 철석같이 믿은 바람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아버지의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봤었기에 그는 여자를 믿지 않는다.원래 믿음이라는 건 배신당할 리스크를 어느 정도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믿지 않으면 배신당하는 기분 같은 걸 느낄 일이 없다.“그럼 5년 전에 네가 날 떠난 이유가 뭔지 네 입으로 한번 말해봐.”강지혁이 말했다.“그건...”임유진은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건 나도 아직 기억을 못 하고 있어.”그녀의 기억은 강지혁이 과거에 했던 행동을 용서해주기로 한 거기가 끝이고 그 뒤는 고이준에게서 오늘 막 들었으니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그녀의 자신 없는 말에 강지혁의 빈정거림은 더더욱 짙어졌다.“그래? 그럼 기억을 다 되찾고 나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던가 해. 아무것도 기억 못 하면서 날 사랑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지 말고.”임유진은 그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강지혁은 분명히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절벽에서 떨어진 것을 알고 하마터면 정신을 완전히 놓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다.아무리 모든 걸 다 잊었다고 해도 그녀를 사랑했던 마음의 아주 조그마한 조각 정도는 남아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정말 이제는 그녀를 향한 마음 같은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건가?임유진은 그의 눈빛에 선명히 어려있는 빈정거림도 싫었고 불신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태도도 싫었다.그래서 그녀는 욱하는 마음에 몸을 강지혁 쪽으로 확 기댔다.이에 강지혁은 어찌할 새도 없이 임유진의 아래에 꼼짝없이 갇혀버렸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2화

    “혁아,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임유진은 저도 모르게 낮은 목소리로 이 말을 중얼거렸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그에게 이대로 입을 맞추고 싶은 충동까지 일었다.기다란 속눈썹이 움찔 떨리더니 이내 강지혁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그리고 다 떠진 눈동자에 임유진의 얼굴이 그대로 비쳤다.임유진은 순간 그의 눈에 사로잡힌 포로라도 되는 양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고 마치 홀린 것처럼 그저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그럼 말해봐. 네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그때 조금 잠긴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임유진은 그제야 번쩍 정신을 차렸다.“나는...”강지혁을 얼마나 사랑하냐고?그녀는 그를 위해 3년간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그의 행동을 다 알고도 과거의 원망을 다 내려놓겠다고 할 정도로 그를 사랑했다.이 세상에서 자신을 이렇게도 사랑해주는 남자가 또 없을 거라는 확신과 이렇게도 마음을 다해 사랑할 만한 남자가 또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으니까.게다가 고이준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강지혁이 죽는 게 싫어 자신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선택을 했다고도 했다. 물론 기억을 잃은 강지혁은 이 사실을 전부 다 잊어버렸지만 말이다.“왜 말을 못 하지?”강지혁이 입꼬리를 위로 올렸다.“하긴 정말 날 사랑했으면 애초에 내 곁을 떠나지 않았겠지. 안 그래?”‘떠났다라... 혁이한테는 내가 내 두 발로 떠난 것으로 되어있으니까...’임유진은 꼭 심장이 뭔가에 의해 눌린 것처럼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만약 네가 정말 나를 사랑했으면 그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했다고 해도 내 곁에 있었어야지. 아무리 내가 잘못했다고 해도 내 곁에 있었어야지. 안 그래?”강지혁의 목소리에 점점 빈정거림이 섞여들기 시작했다.“즉 너는 날 진심으로 사랑한 게 아닌 거야. 그러니까 날 대단히 많이 사랑한다느니 하는 말은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하지 마.”임유진은 그의 말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사모님, 회장님은 사모님과의 기억이 떠오를 때면 늘 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1화

    그때 현이가 옆에서 큰소리로 외쳤다.“나도 좋은 동생이 될 거야. 그리고 오빠는 내가 지켜줄 거야!”부풀린 볼이 꺼진 걸 보니 이제는 자신이 동생이 된 걸 인정한 모양이다.강선율은 현이의 말에 저도 모르게 몸이 움찔 떨렸다.‘동생이면서 나를 지켜주겠다고...?’아이는 오늘 온통 처음 겪는 것들투성이였다. 누군가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처음이었고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들은 것도 처음이었다.이게 바로 여동생이 생기면 느끼게 되는 진짜 기분인 건가? 소안나는 진짜 동생이 아니라 그간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던 건가?“사모님, 식사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집사의 말에 임유진은 2층을 쳐다보았다.“혁이는요?”박건태는 1시간 전에 이미 저택을 떠났고 가기 전 임유진에게 강지혁은 그저 기억이 자극된 바람에 두통이 온 거라고 얘기해주었다.“방금 도우미가 물어보고 왔는데 입맛이 없으시다고 사모님과 아이들 먼저 식사하라고 하셨답니다.”‘혹시 두통 때문인가?’임유진은 속으로 생각하며 아이 둘을 데리고 식탁으로 향했다.하지만 저녁 식사를 다 마쳤는데도 여전히 강지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임유진은 식사를 들고 직접 2층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그런데 계단을 막 오르려는 찰나 작은 손이 그녀의 옷을 살짝 잡아당겼다.이에 임유진이 고개를 돌리자 강선율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또다시 나랑 아빠 곁을 떠날 거예요?”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아니, 안 떠나. 율이랑 아빠 곁을 떠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임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아이를 안심시켜 주었다.“율아, 엄마라고 불러줄래? 율이가 엄마라고 불러주면 엄청 기쁠 것 같아.”강선율은 그 말에 잠깐 흠칫하더니 그녀와 시선을 맞추는 게 부끄러운 듯 점점 볼을 붉히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엄마...”아직 마음의 문을 다 연 것은 아닌 듯했지만 임유진은 율이가 엄마라고 불러준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아들과는 5년이라는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40화

    “네, 자극을 차단하면 기억을 회복하는 데 지장이 생기게 됩니다.”박건태가 말했다.사실 그는 당시 처음으로 그에게 약을 처방해 주려 했을 때도 오늘과 똑같은 말을 했었다.다만 그에 대한 대답이 오늘은 조금 달랐다.“그럼 약 처방은 받지 않는 것으로 하지.”“네?”박건태가 조금 벙찐 얼굴로 되물었다.‘약 처방을 받지 않겠다고? 그렇다는 건...’“기억을 되찾으실 생각이십니까?”“그래. 오래 잊어버리고 살았으니 이제 찾을 때도 됐지.”강지혁이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하지만 그렇게 되면 매번 더 심한 통증이 일 테고 그 통증으로 인해 회장님 몸이...”박건태는 침을 한번 삼키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회장님, 사람의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고통의 한계는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 그 한계선을 벗어나게 되면 어떤 상태가 될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강지혁의 기억은 일반 기억상실 환자들과 달리 기억을 되찾을 때 극심한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만약 기억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사고라도 생기면 그때는 상상도 못 할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강지혁이 입꼬리를 살짝 위로 올리며 웃는 듯 마는듯한 눈빛을 보냈다.“어디 한번 보고 싶네. 기억을 회복할 때의 통증이 더 강한지 내 몸이 더 단단한지 말이야.”박건태는 그 말에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를 몰랐다.눈앞에 있는 남자는 S 시 전체를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고 또 대단한 남자다. 즉 이 남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S 시 전체가 하루아침에 모습을 달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그런데 자기가 서 있는 위치를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텐데 이 남자는 자기 목숨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기억을 회복하려고 하고 있다.분명히 4년 전에는 ‘그런 기억은 떠올리지 않아도 상관없으니까 약 처방해.’라고 했으면서 말이다.‘갑자기 왜 이런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거지? 혹시... 아까 봤던 살아 돌아온 사모님 때문인가? 하지만 정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39화

    “내가 누나야. 아까도 봐. 아빠가 엄마한테 누나라고 했잖아!”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했다.임유진은 강지혁이 했던 누나라는 소리를 자신들의 관계에도 적용하려는 아이의 말에 진땀이 다 났다.1층에서 누가 더 큰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 때, 2층 서재에서는 강지혁의 검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박건태는 강지혁에게서 두통이 시작된 계기와 통증의 정도를 확인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무래도 사모님의 말로 과거의 기억들이 자극을 받아 멋대로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 것 같습니다.”사실 박건태는 말을 하면서도 여전히 머릿속의 혼란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전에 강지혁에게서 거실에 있던 여자가 바로 그의 사망한 아내라는 사실을 듣게 되었으니까.만약 강지혁의 아내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는 게 알려지면 매스컴은 물론이고 S 시 전체가 들썩일지도 모른다.그리고 그렇게 되면 임유진은 S 시에 제일 꼭대기에 있는 여성이 될 테고 강지혁의 옆자리를 노리던 여자들은 닭 쫓던 개처럼 허망한 표정을 짓게 되겠지.“그럼 만약 앞으로도 그 여자가 예전을 떠올리게 할 만한 얘기를 하게 되면 또다시 오늘처럼 기억이 자극을 받아 두통이 일 거라는 소린가?”강지혁이 물었다.“그렇다고 봐야죠. 애초에 회장님의 두통이 시작된 계기도 사모님과의 짤막한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이셨잖습니까. 그러니 사모님께서 돌아온 지금, 더더욱 그 기억이 자극을 받게 될 겁니다.”“그럼 내 기억이 완전히 다 회복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강지혁이 또 한 번 물었다.“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다만...”박건태가 말을 흐렸다.“다만 뭐지?”“다만 이런 식으로 기억이 회복되면 회장님은 매번 고통스러울 겁니다. 오늘도 고작 한 장면이 눈앞에 떠오른 것만으로 머리가 찢어질 듯 아프셨다고 하셨잖습니까. 앞으로는 사모님과 점점 더 자주 얼굴을 마주할 텐데 그렇게 되면 두통의 빈도도 커질 테고 통증도 점점 더 심해질 겁니다.”박건태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사람마다 체질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