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3화

"하하..."

사람은 죄짓고는 못 산다고 했나? 한지영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향해 웃었다.

백연신은 시선을 임유진에게로 돌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지영이와 놀아줘서 고마워요. 볼 일은 다 끝난 건가요? 끝났으면 같이 식사라도 하죠."

"전 아직 볼 일이 좀 있어서요. 지영이랑 같이 식사하세요."

임유진은 두 사람 사이에 낄 정도로 눈치가 없지 않다.

"그럼 집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백연신이 말했다.

"괜찮아요. 영화관 바로 앞에 지하철이 있어서요. 그게 더 편해요."

임유진은 백연신과 한지영에게 인사를 건넨 후 그대로 가버렸다.

그렇게 임유진이 떠난 후 백연신은 바로 팔짱을 끼더니 한지영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나한테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

그러자 한지영이 다급하게 변명했다.

"그게, 사실은 야근하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유진이와 여기 온 거예요."

"그래?"

백연신은 콧방귀를 뀌었고 전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듯 보였다.

"그것보다, 연신 씨는 왜 여기 있어요?"

다급하게 화제를 돌리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녀도 궁금했던 찰나였다. 아까 강현수와 같이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왜인 것 같아?"

백연신은 책망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눈앞에 이 여자만 아니었으면 그는 강현수를 통해 고주원의 사인과 화보를 얻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상체 탈의한 화보는 제외하고 말이다.

마침 강현수는 오늘 여기에 볼일이 있었고 고주원은 또 마침 이곳에서 로드쇼를 하고 있었기에 같이 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야근하고 있어야 할 여자를 봐버렸고 그녀의 손에 들린 사인과 화보도 봐버렸다.

백연신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한지영 손에 들린 화보에 혹시 상체 탈의한 사진도 있을까 봐.

한지영은 눈을 깜빡이며 얘기했다.

"나 주려고 고주원 사인과 화보를 가지러 온 건 아닐 테고."

딩동댕.

하지만 백연신은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며 목구멍에 뭔가가 걸린 듯 선뜻 인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