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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잠든 그는 평소와 달리 날카로워 보이지도 않았고 압박감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기도 했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다.

다만 지금 그는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유약해 보였다.

유약하다고?

임유진은 바로 실소를 터트렸다.

그러고는 이제 그만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의 품에서 완전히 몸을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강지혁이 무의식중에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이윽고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에 놀란 임유진이 서둘러 손을 빼려고 하자 강지혁은 점점 더 세게 조여오기 시작했다. 마치 간신히 손에 넣은 보물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처럼 말이다.

임유진은 이 상황이 기가 막혔다.

아무리 움직여도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설마 이대로 함께 자야 하는 건가?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다시 한번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손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기를 몇 번, 임유진은 이쯤 되니 강지혁이 사실 이미 깬 건 아닌지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깨어있을 때처럼 힘이 셌지만 그는 한 번도 눈을 뜨지 않았고 그저 손을 꽉 잡는 것 외에 다른 짓은 하지 않았다.

결국 임유진은 스스로와 타협하기로 했다.

강지혁과 한 침대에서 잔 것이 처음도 아니니 문제 될 건 없다고 말이다.

임유진은 잠깐 망설이다 옆에 있는 이불을 끌어와 서로에게 덮어주었다. 그러고는 최대한 그와 거리를 벌려 침대 끝쪽 자리로 갔다.

오늘은 어쩌면 제대로 자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는 달리 임유진은 금방 잠이 들었고 심지어 해가 중천에 걸려서야 눈을 떴다.

그녀는 눈을 비스듬히 뜬 채 한참이나 가만히 있었다.

지금이 몇 시지? 그리고 여기는 또 어디지?

임유진은 아직 몽롱한 채로 낯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익숙하게 손을 들어 눈을 비비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오른팔이 뻣뻣한 느낌과 함께 누군가에게 잡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에 임유진이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앞에 강지혁의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어젯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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