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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강지혁은 임유진이 주는 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이건 그녀를 믿고 있다는 표현인 걸까?

그렇다면 왜 그녀가 주는 약은 덥석 받아먹으면서 그녀의 마음은 그렇게도 의심했던 거지?

만약 강지혁이 그녀의 마음을 믿었더라면 두 사람은 애초에 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 이런 생각을 되뇌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겠지만...

강지혁은 자고 있을 때조차도 미간을 살짝 찡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계속 흘러내렸다.

임유진은 욕실로 가 타올을 들고 와 그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엄마.. 엄마...”

강지혁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엄마를 불렀다.

임유진은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가 뭐라고 하는지 들을 수 있었다.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기라도 한 건가?

임유진은 움직임을 멈추고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강지혁이 아직 어렸을 때 그의 엄마는 구질구질한 생활이 싫어 그와 강선우를 버리고 집을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집을 나간 뒤로 단 한 번도 강지혁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임유진은 강지혁의 가슴팍에 있던 흉터를 아직 기억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많이 옅어진 상태였지만 당시 그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어린아이에게 이런 상처는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을 정도의 치명상이 될 수도 있었다.

이런 상처가 생긴 이유는 강지혁이 떠나는 엄마를 붙잡으려 했기 때문이다.

“엄마... 싫어... 나 두고 가지 마.... 나랑 아빠 두고 가지 마... 제발...”

그의 미간은 점점 더 세게 찌푸려졌고 속눈썹은 파르르 떨렸다.

금방이라고 부서질 것 같은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방금 닦아낸 땀이 다시 한번 그의 이마에 맺혔다.

강지혁은 지금 마치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는 아이 같았다.

아니... 어릴 때 꿈을 꾸고 있을 테니 꿈속에서 그는 지금 아이일 테지...

임유진은 그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무도 너 두고 어디 안 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 착하지...”

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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