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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방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고 이곳에 강지혁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강지혁은 임유진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서서히 시선을 내려 자신의 텅 빈 두 손을 바라보았다.

강제로 이 집에 가둬 놓아도 임유진은 여전히 그의 곁에 있어 주지 않았다.

떠나지 말라고, 옆에 있어 달라고 그렇게 외쳐도 결국 그들만의 방식으로 곁을 떠나버린 그의 엄마와 아빠처럼 임유진도 떠나버렸다.

결국 돌고 돌아 그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언제부터 혼자인 걸 신경 썼다고...

임유진을 만나기 전 그는 늘 혼자였다. 이 세상에서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스스로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제 와서 다시 혼자가 됐다고 마음이 허전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분명 그러한데 자꾸 고통이 마음의 틈을 비집고 나와 온몸에 뿌리를 내린다.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걸어들어왔다.

강지혁은 자신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눈동자가 점점 흔들렸다.

“벌써 일어난 거야? 죽 끓여왔어.”

임유진은 손에 든 죽을 침대 협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만졌다.

아직도 조금 뜨겁기는 했지만 전보다는 많이 나았다.

“열은 조금 내린 것 같은데... 체온은 이따 다시 재줄게.”

“방금... 죽 끓이러 갔었던 거야?”

강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응, 너 깨고 나면 배고플까 봐. 반 시간쯤 뒤에나 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깼네?”

임유진은 그의 얼굴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죽은 아직 뜨거우니까 조금 식히고 먹어.”

“알았어.”

강지혁은 죽을 한번 보고는 다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럼 그 전까지는... 계속 이 방에 있었던 거야?”

“아니면?”

임유진은 줄곧 그의 옆에 있었다.

강지혁이 악몽 때문에 몸을 뒤척이며 힘없이 중얼거릴 때면 그녀는 옆에서 다정하게 그의 말에 일일이 대답해주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면 강지혁은 그제야 다시 편안한 얼굴을 했다.

그렇게 그가 완전히 편히 잠든 후에야 임유진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향했다.

강지혁은 눈앞에 있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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