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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내가 조사하게 만들었잖아

도정원은 아마도 민효연이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그가 직접 나서기 곤란해서 설영준을 유도해 한 걸음 한 걸음 조사하게 한 것일 테지.

주승아가 사고를 당한 후 지금까지, 민효연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도정원에게 돌리고 있다.

만약 도정원과의 우연한 그 밤이 없었다면, 주승아도 설영준과 결혼하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그날 밤, 그녀는 술을 마셨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약까지 먹었고, 도정원 역시 마찬가지로 수동적이었다. 어리둥절한 채 그녀와 잠자리를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주승아의 인생이 바뀌어버렸다.

......

긴 시간 동안 민효연과 도정원이 만날 때마다, 그녀는 그에 대한 적대감과 공격성을 감추지 못했다.

민효연은 도정원을 자신의 딸의 비극을 초래한 주범 중 하나로 여겼다.

도정원 또한 주승아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그가 그녀에 대해 사랑의 감정은 없었을지라도, 자신의 아이 엄마에 대한 감정과 젊은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은 있었다.

단지 그 하룻밤 때문에 두 사람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도정원은 늘 자신이 떨칠 수 없는 인명 사고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자신이 간접적으로 해를 끼쳤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이 사실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의 심정이 어떨까.

오랫동안 자신의 어깨를 짓눌렀던 무거운 짐이 한순간에 풀어진 것 같았다.

그는 진실을 추궁하고 싶었고, 또한 자신을 과거의 그림자에서 해방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그와 주승아가 한때 부부였다는 사실은 형주에서 누구나 아는 일이었고, 만약 그가 조사에 나선다면 쉽게 들통날 수 있었다.

그래서 설영준을 찾아간 것이다.

설영준의 지능과 능력이라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

한참 후, 설영준은 손에 든 담배를 천천히 다 피워 없앴다. 머릿속으로 전체 사건의 맥락을 정리했다.

그는 냉소를 지었다.

이어서 일어나 담배꽁초를 끄고 외투를 집어 들고 나갔다.

도정원은 설영준의 전화를 받고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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