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4화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다

송재이의 상상력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설영준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정말 이 집안의 좋은 가장 같았다.

친밀하고 네 것, 내 것 구분이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송재이는 설영준의 그런 당연한 듯한 태도가 불편하고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설영준이 그녀를 바라볼 때야 그녀는 한마디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필요 없어!”

설영준은 가볍게 웃었다. 마치 아이를 돌보는 어른처럼 송재이의 반응을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설영준은 집 안으로 들어서 수중의 아침을 한쪽에 내려놓았다.

그는 사 온 아침을 하나둘 꺼내며 송재이에게 말했다.

“일단 아침 좀 먹어. 다 먹고 마트 가서 전등 하나 사 오자.”

송재이는 오후면 떠날 예정이어서 이 집에 살지 않아 등을 수리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녀는 괜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영준에게 더 반박하고 싶지도 않아 그저 그가 하려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자리에 앉고 나서야 송재이는 그가 사 온 아침이 계란 후라이, 샐러드, 과일 주스 등 그녀가 좋아하는 메뉴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침을 먹지 않은 설영준도 자리에 앉아 조용히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창밖의 햇살은 따뜻하고 눈부셨다.

송재이는 시시때때로 설영준을 바라보았으나 마음속의 말은 굳이 먼저 꺼내지 않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설영준의 질문이 들려왔다.

“갑자기 트러블이 나기라도 한 거야?”

송재이는 샐러드를 먹다 체할뻔했다.

지난번 서유리와 영상통화 할 때의 모습도 설영준에게 들켰었다.

송재이는 당연히 자신의 볼품없는 모습을 설영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몰라.”

송재이는 고개를 숙인 채 대충 대답했다.

“그 며칠 동안은 지민건이 보살펴 준 건가?

설영준이 또 물었다.

송재이는 수중의 젓가락을 집어 던지며 고개를 들어 설영준을 바라보며 분노 섞인 말투로 물었다.

“왜 또 그 사람 얘기야?”

“물어보면 안 돼?”

“그 사람이 우리 집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 알잖아.”

멈칫한 송재이가 말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