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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죽음에서 도망치다

어떤 사람들은 한두 번 만났을 뿐인데도 첫눈에 정이 가는 경우가 있다.

하물며 송재이는 한때 도경욱이 자신의 친부이고 도정원이 오빠라고 생각했었다.

결국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됐지만, 도씨 가문의 부자와 연우를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특별히 친근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이제 아저씨가 뇌출혈로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속이 타들어갔다.

예전 학창 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아버지도 같은 병을 앓았었다.

그녀는 이 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었다. 응급 처치로 살아났다 해도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송재이는 당일 비행기 표를 구해 곧바로 형주로 날아갔다.

......

형주시 제일 병원.

송재이가 도경욱의 병실에 도착했는데 도정원뿐만 아니라 설영준도 있어 놀랐다.

그는 창가에 서 있었고, 역광으로 인해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송재이가 들어오자마자 그를 눈여겨봤지만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도경욱은 헐렁한 환자복을 입고 있었고, 몇 달 만에 보니 많이 야위어 있었다.

뇌 수술을 막 마친 터라 머리카락이 밀려 있었고 두꺼운 붕대로 감겨 있었다.

송재이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잡고 “아저씨”라고 불렀다.

도경욱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눈앞의 송재이를 보며 그의 눈빛이 흐릿해졌다.

그 순간 송재이는 이상하게도 도경욱이 자신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누구를 보고 싶어 하는 걸까?

바로 그때, 문 밖에서 귀여운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

송재이가 고개를 돌리자 연우가 문가에 서 있었다.

온화한 인상의 중년 아주머니가 연우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 아마도 도정원이 고용한 보모인 듯했다.

송재이는 잠시 멍해졌다가 다시 연우를 보며 놀란 듯이 말했다.

“연우, 너... 말을 할 줄 알게 됐구나?”

연우도 송재이를 보고 분명히 놀란 듯했다. 순진한 얼굴에 어리둥절한 표정이 스쳤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기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달려와 허리를 껴안았다. “선생님!”

송재이는 몸을 숙여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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