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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주방으로 향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던 육시준이 살짝 미가늘 찌푸렸다.

어젯밤부터 태도가 묘하게 차가워지더니 아침 내내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다니.

그리고 아침 식사 자리에서 육시준은 자신의 의심이 괜한 착각이 아니었음을 인지한다.

“자, 도련님. 아침 일찍 일어나느라 수고 많았어요.”

그가 젓가락을 뻗을 때마다 끼어들어 육경서의 접시에 음식을 집어주는 강유리의 모습은 무신경한 육경서가 봐도 어딘가 이상했다.

그는 서늘한 육시준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미소를 지었다.

“형수님, 그만, 그만요. 저 배 터지겠어요. 전 이만 일어날게요.”

“에이, 아직도 성장기인데 많이 먹어둬야죠.”

친절한 미소와 함께 강유리는 육시준 앞에 놓인 우윳잔까지 빼앗아 육경서에게 건넸다.

‘큼, 30대에 성장기라니. 제발 부부싸움은 둘이 있을 때만 하세요. 고래 싸움에 새우는 등이 터진다고요!’

탁.

이때 포크를 내려놓은 육시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강유리.”

“왜?”

고개를 돌린 강유리의 순진무구한 표정이 육시준은 기가 막혔다.

“나한테 뭐 섭섭한 거 있어?”

확신이 담긴 질문이었다.

“그럴 리가. 우리 남편 잘생겼지 능력있지 자상하기까지. 백점짜리 남편인데 내가 왜 서운하겠어.”

“...”

‘뭔가 있는 건 확실한데...’

곧이어 육시준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에서 눈치만 살피고 있는 육경서에게로 향했다.

눈빛을 캐치한 육경서가 자연스레 일어서려던 그때, 강유리가 먼저 선수를 쳤다.

“다 먹었으면 떠날 채비하죠? 지금 출발하면 도착해서 바로 점심 먹을 수 있겠다.”

말을 마친 강유리가 주방을 나서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육경서가 망설이다 물었다.

“형수님 왜 저러시는 거야?”

“내가 어떻게 알아?”

육시준의 시선이 방금 전 강유리가 넘긴 우윳잔에 있다는 걸 발견한 육경서가 두 손으로 곱게 컵을 돌려주었다.

“자, 형 마셔.”

식탁 위의 애매한 분위기는 노을빌리지로 향하는 내내 이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주리한테 더 매달려 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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