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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하지만 강유리의 머릿속에는 온통 육시준의 말뿐이었다.

‘정말일까? 거짓말을 해서 육시준이 얻는 게 뭐지? 내가 어색할까 봐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건가?’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그때...

“피곤해?”

귓가에 육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충 즐겼으면 이만 갈까?”

‘뭐야. 이 말투는. 꼭 내가 떼써서 온 것 같잖아.”

“그래. 가!”

어차피 이런 유흥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육시준인지라 먼저 자리를 뜨는 것에 다들 딱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두 사람이 자리를 뜨면 마음 편히 뒷담화를 할 수 있으니 잘됐다 싶었다.

역시나 두 사람이 자리를 뜨자마자 누군가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니. 이래서 인연이 있다는 건가 봐요. 어쩐지 전부터 여자는 가까이 안 하시더라니. 그래서 그런 소문까지 돌았잖아요.”

“무슨 소문이요?”

“혹시 성적 취향이 남다른 거 아니냐 그런 소문이요. 아니 찬욱 씨도 그런 소문 파다한 거 다 알면서 하필 게이라는 말을 꺼내요. 내가 다 당혹스러웠네.”

“참나. 시준이 형 그렇게 쪼잔한 사람 아니거든요.”

김찬욱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사귀는 거 진작 알고 있었다고요.”

“하긴. 사실이 아닌데 소문 따위가 신경 쓰였겠어요.”

“그럼 두 사람 어떻게 결혼한 거예요. 어쩜 그렇게 모두를 감쪽같이 속이고...”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이중에서는 나름대로 내막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김찬욱이 어깨가 으쓱해져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려던 그때.

탕!

거칠게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고주영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냥 와이프 체면 봐서 변명한 거예요.”

그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고주영에게 쏠렸다.

“오빠가 짝사랑했다는 그 사람, 해외에서 만났고 그 뒤론 만난 적도 없어요. 강유리일 리가.”

육미경 역시 같잖다는 표정으로 눈을 흘겼다.

“시준이 연애사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송이혁의 비아냥거림에도 고주영은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회장님께서 점찍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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