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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강유리는 삐쭉 내밀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내가 앞뒤가 다른 사람이라고 일부러 생각한 게 아니야?”

“…”

강유리는 입을 다물었다.

“아니면 내가 거짓말하고 있는 것 같아? 내가 감정에 있어서 그렇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 같아?”

“…”

죄책감에 강유리는 고개를 푹 숙였다.

화날 때 이런 걸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어.

그저 생각나는 대로 다 말해버리는 거지.

“이건 그렇다 치자.”

육시준이 웬일로 관대해서 그녀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는 듯 육시준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한 약속 잊었어?”

“약속? 무슨 약속?”

전혀 모르는 눈치인 강유리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육시준이다.

“불필요한 다툼을 방지하고 우리 부부 사이의 화목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방이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이나 말을 꺼냈을 때 특정된 말이나 암호로 신호를 주기.”

그럼, 방금 뜬금없이 뽀뽀한 건 그 암호라는 건가?

그의 돌발행동에 강유리는 어이가 없어서 더욱 화를 내고 말았는데.

무덤덤하게 말하는 육시준을 보고 더 미안해지는 강유리였다.

이건 반박할 여지도 없어서…

강유리는 뭔가를 결심했다는 듯 다시 말했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너도 한 대 쳐.”

그러고는 얼굴을 육시준쪽으로 가져갔다.

“진심이야?”

“응.”

마음속의 상처는 메꿀 수 없어도 몸에 입힌 상처는 충분히 갚아줄 수 있다.

일부러 한 짓이 아니라 해도 이미 저지른 일이니까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눈을 질끈 감고 한참 기다렸으나 육시준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강유리는 확인하려고 실눈을 떴지만 마침 육시준의 음침한 눈빛과 마주했다.

“너…”

“됐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도 놓아버렸다.

그러니 도리어 강유리가 당황했다.

진짜 고작 이걸로 끝이라고?

뭐가 됐다는 거지?

십분 뒤, 노크소리가 들리고 육시준은 방문을 열어주었다.

호텔의 스태프분들이 물건을 전달해 주는 것이 마땅한데 소식을 들은 김찬석이 웬일로 직접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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