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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용서를 받고 싶다면 진심으로 성의를 보여 사과를 해야지.”

육시준의 말에 따라 지금까지 항상 성의를 보여왔고 그게 나름 잘 먹혀왔었는데 이렇게 철벽을 치다니.

‘뭐지? 이제 내가 매력이 없어진 건가?’

강유리가 나름대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던 그때, 팔베게까지 푼 육시준은 강유리의 잠옷까지 잘 정리해 주었다.

“잘자.”

‘잘자긴 개뿔. 지금 잠이 오게 생겼나?’

“...”

커다란 눈으로 천장의 샹들리에와 옆에 누운 남자를 번갈아 돌아보던 강유리가 문득 물었다.

“혹시...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 거야?”

‘나만 달아오르게 만들고 혼자 쏙 발 빼는 게 복수가 아니면 뭔데.’

만약 이것이 육시준의 전략이었다면, 인정하긴 싫지만 아주 정확하게 먹혀들어갔다고 볼 수 있었다.

“아니, 그냥 사과에 성의가 듬뿍 담긴 것 같아서 용서해 주기로 했어.”

무덤덤한 목소리에 강유리는 더 짜증이 치밀었다.

“어제도 잘 못 잤잖아. 안 졸려?”

“졸려...”

‘멀쩡하게 자는 사람 깨운 게 누군데... 하여간 얄미워.’

쪽.

강유리의 동그란 이마에 입을 맞춘 육시준이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궁금한 거 있으면 직접 물어봐.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큼, 별 큰일도 아니고 다 지난 일인데 묻긴 뭘 물어.”

“쿨한 척하긴. 별일이 아닌데 밤새 잠을 설쳐?”

“...”

훅 들어온 팩폭에 강유리는 육시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잠깐의 침묵 후, 강유리가 말했다.

“나... 당신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

어둠속에서 육시준의 몸이 살짝 떨려왔다.

“그건 좋은 현상이네.”

“그러는 당신은?”

“어?”

“당신은 어때? 내가 더 좋아졌어?”

“그걸 못 느끼겠어?”

육시준의 질문에 강유리는 진지하게 지난 결혼생활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항상 독립적이고 강한 성격이던 그녀가 지금처럼 걸핏하면 삐지고 마음이 약해지는 데는 항상 오냐오냐해주는 육시준이 크게 한몫 하기도 했다.

“뭐야? 왜 대답이 없어? 그럼 제대로 보여줘야겠네.”

과거를 회상하는 그녀의 귓가에 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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