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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농담인 듯 농담 아닌 육시준의 말에 고정남의 미소가 어새하게 굳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직은 LK그룹과의 사이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만 하는 고정남은 이 상황이 꽤 난처했다.

오늘 파티에 굳이 LK그룹 쪽 사람들을 초대한 것도 사적인 원한이 회사의 협력으로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고우신의 말 한 마디에 첫만남부터 삐걱댈 줄이야.

잠깐 침묵하던 고정남이 말했다.

“우신아, 사모님께 어서 사과드려.”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고정남은 특별히 사모님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이 상황에서 사과라니. 이 상황이 상당히 내키지 않았지만 고우신은 아무렇게나 날뛰는 주청모와는 달랐다. 게다가 주위에 사람들이 점점 더 몰려드는 게 느껴지니 굴욕적이었지만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육시준 대표님, 사모님. 저번 대회로 두 분과 많이 친해졌다고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그래요?”

강유리가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

“아닙니다. 제가 친구의 농담에 쪼잔하게 대응했네요. 제가 우신 씨 친구가 되기엔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이 한 마디를 내뱉은 강유리는 육시준의 뒤를 따라 파티장에 들어섰다.

화려한 샹들리에의 불빛, 우아한 첼로 연주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

한편, 주위를 둘러보던 강유리는 알아서 인적이 드문 구석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스스로 빛나는 사람은 아무리 숨으려 해도 그 빛을 숨길 수 없는 법.

수많은 사람들이 육시준에게 인사를 건네는 걸 바라보던 강유리가 속삭였다.

“육시준 대표님, 인기가 너무 많으신데요? 나 너무 피곤해질 것 같아서 당신이랑 거리 좀 두고 싶은데.”

“이미 늦었어.”

이때, 육시준이 다가오는 중년 부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님, 어머님. 오랜만에 뵙네요.”

“어머, 시준아. 오랜만이다. 여긴...”

두 사람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 육시준이 강유리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제 와이프입니다. 이쪽은 한문이 부모님이셔. 아, 한문이 어머님도 연예인 좋아하시는데... 이름이 뭐더라.”

“잘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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