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9화

그리고 강유리는 육시준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날 고주영과 선을 보는 자리라고 했던가...’

“지금 저쪽에서도 아주 후회막심이겠어. 일이 그렇게 꼬이지 않았다면 지금쯤 딸이 LK그룹 며느리가 됐을 텐데.”

이에 육시준이 힐끗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싶어?”

“그냥 사람 일은 참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깨를 으쓱하던 강유리가 물었다.

“그건 그렇고 당신은? 당신은 아쉽지 않아?”

“내가 뭐가 아쉬워?”

“그날 그 자리에 나온 게 고주영이 아니라 나라는 거 말이야. 솔직히 당신은 그냥 결혼이 하고 싶었던 것뿐이었잖아. 상대가 나였든 고주영이었든 당신은 딱히 상관없었던 거 아니야? 그리고 당신이 고성그룹 고주영과 결혼했다면 육경원 같은 건 상대도 안 됐을 텐데. 그리고...”

“강유리.”

이때 육시준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한문이가 자기 동생한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는데 왠지 지금은 그 마음이 이해가네.”

“무슨 말인데?”

“맞고 싶지 않으면 입 다물어.”

“헉.”

육시준의 차가운 목소리에 강유리는 무의식적으로 자기 뺨을 만지작거렸다.

한편 육시준은 자기 마음도 몰라주는 아내가 야속할 따름이었다.

“그래. 그 자리에 나갈 때까지만 해도 누구든 상관없었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널 만나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어.”

육시준의 말에 강유리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결혼, 사랑이 다는 아니지만 사랑이 없다면 시작하려는 생각마저 나지 않는다는 느꼈거든. 그러니까 농담이라도 그런 말하지 마. 네가 어느 집안 딸이든 상관없어. 내가 한평생 관심을 가졌던 사람도, 사랑에 빠졌던 사람도 너뿐이니까. 그리고 정략결혼 따위로 겨우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차라리 문 닫는 게 낫겠지.”

쿵쾅쿵쾅.

파티장에 모인 사람들의 대화소리로 시끌벅적하던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왠지 귓가에는 그녀의 쿵쾅대는 심장소리만이 들려왔다.

‘뭐야... 왜 이렇게 멋있는 건데. 말은 또 왜 이렇게 잘 하고.’

솔직히 딱히 다른 마음을 품고 그런 말을 한 것도 아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