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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기분이 좋아지니 평소 얄밉게만 보이던 육경서의 얼굴마저 조금은 잘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2층 테라스에서 성신영 집이 보이지 않나?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어때요.”

강유리의 말에 눈을 반짝이던 육경서가 후다닥 움직이고 어차피 혼자 있어봐야 심심하기만 할 테니 강유리 역시 그의 뒤를 따랐다.

5분 뒤.

테라스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망원경으로 성신영의 집을 염탐하기 시작했다.

“어머, 정말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네요. 저 영감도 보기와는 다르게 힘이 좋던데요. 아까 지팡이로 성 대표 등짝을 내리치는데 내 허리가 다 얼얼하더라니까요.”

“뭐 저 나이에 빌라 밖에서 몇 시간을 버텼으니... 체력 하나는 좋은 것 같더라고.”

“그런데 왜 때렸을까요?”

“몰라서 물어요? 자기가 가장 큰 안방에서 지내고 싶은 거겠죠.”

“정말 가족같은 사이인가 봐요. 보통의 장인어른, 사위라면 서로 양보부터 할 텐데요. 그럼 저 두 여자는 또 왜 우는 거래요?”

“엉망이 된 화장대 안 보여요? 비싼 화장품이라도 깨트렸나 보죠.”

“어차피 자기 것도 아닌데 뭔 울기까지...”

“저 집안 사람들이 원래 그래요. 자기 것, 남의 것에 대한 경계선이 모호한 인간들이라.”

“아~”

서로 한두마디씩 주고 받던 육경서는 뭔가 인지한 듯 슬그머니 망원경을 내려놓았다.

“우리... 이렇게 다른 사람 사생활을 염탐해도 되는 겁니까?”

하지만 강유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연예인 집에 선팅도 안 된 평범한 유리에 커튼도 안 쳤겠다. 일부러 보라고 저렇게까지 했는데 우리라도 봐줘야죠.”

밉든 곱든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사이, 강유리는 누구보다 성신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많은 사람에게 성신영이 이 JL빌라에 살고 있다고 알리고 싶었겠지...’

“참나. 형수님, 아무리 형수님이라도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방금 전 하신 말씀, 노출 많은 옷을 입은 여자는 성추행을 당해도 싸다는 말고 다를 게 뭡니까?”

육경서가 진지한 표정으로 강유리의 언행을 지적했다.

‘허, 참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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