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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그의 질문에도 강유리는 여전히 시선을 휴대폰에 둔 채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서재에 중요한 물건이라도 있나 봐?”

“이 서재에 중요하지 않은 물건도 있나?”

이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강유리의 손이 멈칫했다.

‘하긴... 계약서며, 회사 파일이며... 서재엔 중요한 물건들뿐이지. 그렇다는 건 그 라이터도...’

“그래.”

어딘가 심드렁한 대답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워낙 평소에도 뜬금없는 질문을 자주 하는 강유리인지라 별 생각없이 다시 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종잇장을 넘기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하고 무심하게 일만 하고 있는 육시준을 빤히 바라보던 강유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안방으로 향했다.

...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강유리는 육시준보다 더 빨리 일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밤새 내린 눈이 정원에 소복히 쌓인 풍경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평소라면 잔뜩 흥분해선 정원으로 뛰쳐나갔겠지만 창밖을 내다보는 강유리의 표정은 여전히 우울하기만 했다.

한참 뒤, 정원에 익숙한 차량이 들어올 때쯤에야 강유리는 시선을 돌렸다.

잠시 후, 시끄러운 육경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수님, 오늘 왜 이렇게 일찍 깨셨대? 오늘 노을빌리지로 놀러 간다면서요? 픽업 왔습니다.”

“형수님 아침 식사는 하셨어요? 우리 촬영장 밥차 맛있는데 주리 픽업도 갈겸 같이 가실래요?”

“아이참, 또 뭐 그런 눈으로 봐요. 설마 형수님도 저랑 주리 사이 반대하는 거예요?”

쉴새 없이 몰아치는 말 폭탄에 강유리는 더 짜증이 치밀었다.

“도련님, 조용히 좀 하시죠. 형 아직 자는 중이에요.”

“쯧, 아니, 형수님도 이렇게 깨셨는데 아직도 자는 중이라고요?”

“왜? 난 늦잠 좀 자면 안 돼?”

이때 갑자기 울리는 차가운 목소리에 육경서가 움찔거렸다.

잠옷 차림으로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 육시준이 퉁명스레 물었다.

“넌 왜 왔어?”

뒷담화를 하다 딱 걸린 육경서는 조각상처럼 굳어있다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형수님 데리러 왔지.”

“네 형수를 왜 네가 신경써? 네 형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물론 형 의견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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