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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솔직히 지금 기분 같아선 육시준의 얼굴 따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육시준과 오래 알고 지냈다는 사실을 묘하게 자랑하는 듯한 고주영의 말투에 괜한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그럴 리가요.”

강유리가 자연스레 육시준의 팔짱을 꼈다.

“우리 남편이 어디 친구에 눈 팔려서 와이프를 내버려 둘 사람인가요. 그런데 오늘 동생은 왜 안 데리고 왔어요? 걔도 이런 파티 좋아하는데.”

“...”

강유리가 성신영을 언급하자 고주영의 표정이 바로 일그러졌다.

성신영과 얽혔다는 것 사실만으로 고성그룹은 물론, 연예계에서 그녀의 이미지마저 타격을 입었으니 그 이름이 달갑게 느껴질 리가 없었다.

“어머, 주영 씨, 표정이 왜 그래요? 내가 무슨 실수라도...”

강유리가 괜히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글쎄요. 동생이 제대로 맞긴 한 건지... 아, 유리 씨, 우리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은데 앞으로 언니, 동생으로 지내는 게 어때요?”

의미심장한 표정, 뜬금없는 말에 강유리가 미간을 찌푸리던 그때... 가만히 있던 육시준이 문득 입을 열었다.

“친구들 보러 간다면서?”

“어?”

“김찬석은 이혁이랑 친하고 김찬욱은 경서랑 친해. 난 뭐 대충 가끔씩 연락만 주고 받는 사이고. 딱히 인사 안 해도 되니까 그냥 네 친구들 만나러 가자.”

어렸을 때부터 각별한 사이었다는 고주영의 주장을 반박하는 말이었으나 강유리의 포인트는 이상한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까까지 날 잡던 사람이 고주영이 나타나니 바로 날 따라나서겠다. 왜?’

“왜? 나도 당신 친구들 만나고 싶은데 당신은 싫은가 봐?”

어젯밤 섭섭함까지 더해져서인지 말투에서 불쾌함이 그대로 들어났다.

“강유리, 너 오늘따라 왜 이래?”

누구보다 이성적이던 강유리가 왜 오늘은 이렇게 억지를 부리는 걸까? 섭섭한 것이 있는 것은 확실한데 그 이유가 짐작조차 가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당신이야말로 오늘따라 왜 이렇게 변덕이야?”

“...”

두 사람이 워낙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 탓에 대화내용을 들을 수 없는 고주영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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