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시준은 맞은편의 소파에 앉아 그녀를 진지하게 쳐다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성신영을 고 씨네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거야?”강유리는 직접 대답하지 않았다.“차한숙은 그러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 우리가 합작해서 원하는 걸 얻으려면 성신영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지.”“너 고정남이 성신영이 막 하는 걸 왜 안 말리는지 알아?”“그게 중요해?”“…”육시준은 순간 목이 메어왔다.고정남이 성신영을 상관하지 않는 건 차한숙을 처리하기 위해서다.매정하지만 자기 딸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일을 평생 비밀로 할 수가 있었지만, 고정남이 강유리를 위해 이 모든 걸 계획한 거라면 그가 반대할 이유도 없다.그래서 성신영이랑 차한숙의 싸움에도 옆에서 보고만 있고 심지어 성신영을 지지하기 까지 하는 거다.“고 씨네 집안 사정에는 관심이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아. 만약 내가 고주영을 움직인 게 너한테 피해를 줬다면 미안해. 하지만 그외의 일은 내 알바가 아닌것 같아.”강유리는 별거 아니라는 듯한 말투로 말하고 나서 의문을 내던졌다.“그런데, 고주영 신분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까지 안 되는 일이었나?”육시준은 입을 꾹 대문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아니면 고정남이랑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어서 내가 성신영을 처리하는 게 싫은 건가?”“넌 그러고 싶어?”육시준은 대답은 하긴커녕 되물었다.강유리는 입을 삐쭉댔다.“내가 성신영을 안 좋아한다는 모두 다 아는 사실이잖아. 예전에 처리를 안 한 건 그저 성신영이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야.”하지만 지금처럼 그녀를 철저하게 밟아버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걸 안 잡을 이유가 없잖아.육시준은 하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하고 싶으면 해. 뒷처리는 후에 다시 보지 뭐.”“…”육시준이 이렇게 말할수록 강유리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일어서 그의 앞에 다가가 표정을 관찰했다.“설마 내가 무슨 일을 망친 건 아니겠지? 고주영 때문이야 고정남 때문이야? 너랑 고정남이 무슨 비
아주머니와 류 집사가 어느 때든 나올 수 있다는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에게 부탁하지 않으면 정말 계속할 생각인 듯했다. 텅 빈 침묵 속에서 따뜻하고 큰 손이 허리 위로 올라가자, 강유리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소리쳤다.“제발! 우리 방으로 가자!”육시준은 미소 짓더니 그대로 그녀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서 엎드리고는 그제야 웃음을 머금고 설명했다.“오 씨 아주머니랑 류 집사 집에 없어.”“뭐?”육시준은 그녀에게 다시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큰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와 깍지를 끼고 부드러운 침대 시트 위에 살포시 누웠다. 그때,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육시준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더니 벨 소리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키스에만 집중했다. 벨 소리는 그치지 않았고, 멈추면 또다시 울렸다.강유리는 그를 밀어내며, 가볍게 헐떡거렸다.“일단 전화 받아. 혹시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거면 어떡하려고?”그는 침대 옆에 옷과 함께 떨어진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전화 발신 번호를 들여다봤다. 장경호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수신 버튼을 막 누르자 옆에 있던 강유리가 장난치기 시작했다. 반쯤 그의 가슴 위에 엎드린 채 연약한 작은 손으로 셔츠 속을 파고들며 손끝으로 무턱대고 그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그는 잠깐 당황한 듯 몸이 굳어지더니 그녀를 쳐다보았다. ‘귀엽긴…… 방금 내 행동을 복수라도 하겠다는 건가?’다만 손해 볼 건 하나도 없었다.“시준 씨,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거 봤어요?”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에 두 사람은 동시에 멍해졌다. 강유리의 장난 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얼굴이 굳어졌다.‘고주영?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해?’육시준은 강유리의 눈치를 살피더니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전화를 끊으려 했으나 그녀가 제지했다.“저는 그냥 걱정이 돼서요……”전화 반대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말할 수 없이 다정했다.“……”육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강유리는 빠르게 몸을 홱 돌려
로열 사무실.고주영은 소파에 걸터앉아 끊어진 전화를 쳐다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강유리와 고주영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뚜렷하게 구별됐다. 그녀는 강유리에게 이런 행운이 있다는 것을 시종 믿을 수 없었고 이런 우연이 육시준의 마음을 열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맞은편 멀지 않은 곳에 앉은 장경호는 통화 내용을 뚜렷하게 들었고, 그의 눈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그 통화로 피해를 본 건 장경호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육시준을 방애하는 자체가 두려운 일이었는데, 옆에 강유리까지 있었으니 더 심각한 일이었다. 육시준이 한 달 동안 야근을 추가한 것은 그나마 자비를 베푼 것이었다.‘기회를 찾아 해명해야겠네……’“주영 씨, 제가 말했잖아요. 부부 생활을 방애하는 건 좋지 않은 일이라고요……”그의 말에 고주영은 길길이 날뛰며 소리쳤다.“시준 씨는 강유리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냥 서로 필요해서……”그녀의 말에 그는 잠시 멍해졌고, 고주영은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두 분이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거로 생각해요.”“뭘 알아서 그런 말을 해요? 제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있는 눈빛을 분명히 내 눈으로 봤다고요!”강유리는 특별한 존재였기에 고주영은 점점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상상보다 육시준에게 더 소중한 사람이었다.그녀는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가버렸고, 장경호는 소파에 앉아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내가 봉변을 당하는구나…… 주영 씨와 가까이 지내는 게 아니었는데……’……깊은 밤에도 JL빌라 2층의 불은 여전히 켜져 있었고, 차가운 밤 속에 온화함이 깃든 느낌이었다.목욕을 마친 강유리는 온몸이 개운해 이불 속에 틀어박혀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고, 욕실에서 콸콸 흐르는 물소리를 듣느라 잠시 넋을 잃었다. 머리에는 자기도 모르게 방금 육시준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그는 고성그룹의 비밀스러운 사생아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고정남이 저번에 찾아온 게 성신영
“아니, 국내 상황은 나도 잘 몰라. 지석 오빠 한국에 있잖아. 그쪽한테 물어보든가.”“우리 남편도 못 알아낸 거니까 지석 오빠도 힘들 거야. 게다가 고정남 그 사람 꽤 오랫 동안 해외에 있었잖아. 그래서 정보를 얻으려면 해외 쪽에서...”이에 릴리의 눈이 반짝였다.‘뭐야. 지석 오빠도 못 알아내고 그 대단하다는 언니 남편도 실패했다고? 그럼 내가 여기서 고정남에 대한 정보를 턱 알아내면 두 사람보다 내가 더 대단하다는 거잖아?’이런 생각에 더 이상 뒷말은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그래서 누구에 대해 조사하고 싶다고? 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다 알아봐줄게!”“고정남이 한때 굉장히 사랑했던 여자가 있어. 그런데 고정남에게 배신을 당했고 임신한 채로 서울을 떠났었지...”“어머, 내 이런 막장 스토리 너무 좋아해!”“...”“아, 그리고 이 일은 너희 엄마한테는 비밀로 해.”이때 강유리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어? 왜?”“때가 되면 해명할 테니까 일단 비밀로 해. 그리고 자세한 건 도희 언니한테 묻고.”잠깐 멈칫하던 강유리가 말을 이어갔다.“혹시나 말이야. 이 모든 것의 끝에 우리 가족들이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숨기지 말고 나한테 말해.”꽤 진지한 목소리에 릴리의 목소리도 조금 떨려왔다.“뭐야... 생각보다 꽤 복잡하잖아? 내가 엄마 가족에 대해 알아보는 걸 알면... 날 죽일지도 몰라.”“걱정하지 마. 네가 이모한테 맞아죽으면 장례는 내가 책임지고 치러줄 테니까.”“됐거든.”“아, 그리고 할아버지 상태 많이 좋아지셨어. 연말 쯤에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해줄게. 내 결혼식 때까지 실컷 놀다가 가.”“오케이!”그제야 릴리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미션 무조건 완수할 테니까 좋은 소식 기다려.”통화를 마치자마자 안방 문이 열리고 육시준이 물었다.“누구랑 통화한 거야. 연말에 뭐 어디 가?”“왜 남의 통화를 엿듣고 그래!”강유리가 미간을 찌푸렸다.“네가 문을 제대로 닫았어야지.”“내가 문을 열었어도 알아서
그녀의 말에 잠깐 고민하던 육시준이 물었다.“어떤 비밀을 듣고 싶은데?”“당연히 당신에 관한 거지!”진지한 표정과 달리 강유리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있었다.“내가 모르는 당신에 대한 정보를 말해 줘! 아주 자극적인 걸로!”“사람들은 날 대한민국 자산 규모 1위라고 말하지만 그건 잘못된 말이야.”육시준의 담담한 대답에 강유리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수많은 추측들이 스쳐지났다.‘뭐지? 그냥 노이즈 마케팅이었나? 이 모든 게 연기였나? 아니면 얼마 전에 파산했나?’“새로운 랭킹에선 내가 3위더라고. 아직 우리 가족들도 모르는 내용이야.”“...”‘아, 진짜... 난 또 뭐라고...’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빠른 상황 변화에 강유리는 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이 정도면 안 되나?”강유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육시준은 말을 이어갔다.“사실 LK그룹은 내가 가진 자산의 3분의 1에 불과해. 다른 곳에는...”“됐어. 더 이상 안 들으래.”강유리가 차갑게 그녀의 말을 잘라버렸다.‘뭐야. 육시준... 생각보다 훨씬 더 부자였잖아. 난 그것도 모르고 괜히 아껴쓰고 있었네.’홱 돌아선 강유리는 바로 방에 올라가 소심한 복수의 의미로 한정판 명품백 몇 개를 주문했다. 물론 계산은 육시준 카드로 말이다.디자인 대회 결과가 나오고 추연화는 1위를 차지한 디자이너를, 세마는 기연아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LK그룹 소속 디자이너와 함께 콜라보를 진행하기로 했다.이제 곧 신작 발표회.저녁 식사를 마친 강유리는 바로 2층으로 향했다.‘그래. 아무리 자신만만한 척해도 불안하긴 하겠지.’추연화의 디자인 컨셉이 먼저 발표되고 나서 대중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이런 상황에 그녀의 작품이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면 그녀의 실력이 추연화에게 뒤처진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LK그룹 홍보팀에게 내일 기사 업로드 상황 면밀히 살펴보라고 전해.]육시준이 임강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알겠습니다. LK
강유리는 그의 태도에 만족스러웠고 바로 그 말의 포인트를 파악했다.“직접 참석하려고 그러는 거야?”“자기 신제품 발표회인데 내가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되지. 그리고 너, LK주얼리 디자이너랑 협업한다는 거 까먹은 거 아니지?”강유리는 정색했다.“나 seema신분을 내일에 공개하려는 계획은 없었어.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풀어버리면 언론을 공제하기 힘들어지잖아.”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공개하지 마. 난 협력사 대표 신분으로 출석할 테니까.”“…”어차피 참석한다는 거지?발표회의 장소는 유강그룹이 제공해 준 곳이다.엘르 호텔에서.성신영의 입장 발표회도 여기서 진행될 예정이다. 고성그룹 산업 중의 일부분이니까.저녁 7시.언론사들과 패션계의 셀럽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도희랑 알렉스는 예의 바르게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신주리랑 모델들은 침착하게 쇼 준비를 하고 있었다.곧 시작할 텐데 강유리가 아직도 보이지 않았다. 도희는 기연아더러 빨리 그녀한테 연락해보라고 시켰다…기연아는 전화를 걸고 뭐라고 몇 마디를 하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었다.“왜? 설마 아직도 출발 안 한 건 아니겠지?”도희가 물었다.“아니, 도착했대요.”도희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다행이다. 너 나가서 기다리고 있어. 아, 그리고 육 회장도 같이 온 거면 따로따로 입장하겠냐고 한번 여쭤봐. 여기 기자들도 많고…”“아, 그게 아니고, 강 회장님이 자기를 기다리지 말래요. 재미있는 구경 하고 오시겠대요.”“구경?”“네. 위층에 성신영의 입장 발표회 보러 가셨어요..”“???”같은 시각, 성신영의 입장 발표회도 시작했다.강유리는 유강그룹의 신분으로 쉽게 발표회에 관객으로 참석했고 구적의 조용한 자리를 찾아 착석했다.멀지 않는 백스테이지에서 지켜보고 있던 육경서가 강유리를 지켜보다 육시준한테 말을 걸었다.“형, 형수님 완전 강심장인데요. 형이 준비할 필요가 없었겠는데?”육시준은 육경서한테 차갑게 곁눈질을 한번 해주었다.“준비하는 이유는
언론이 퍼지고 고주영의 의미 불명한 글이 올라오면서 성신영이 아직도 고 씨네 집안 인정을 받지 않았다는 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게다가 기자들의 질문은 인정사정없이 예리하고.성신영의 조그만 얼굴엔 아무 표정 변화도 없고 예전보다 침착했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질문을 한 기자를 쳐다보았다.“이 질문은 쓸모가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영 언니도 말했다시피 우리 가족들 잘 지내고 있으니까, 여러분들도 이런 질문은 삼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한 방에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했다.그녀의 대응에 질문한 기자도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성신영은 계속 말했다.“여러분이 소문을 쉽게 믿고 저희 사생활을 함부로 추측하는 건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홍보대사 건에 대해서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제가 고 씨 집안 사람이 아니었어도 , 제가 성씨였어도 성이사님은 절 자기 딸로 생각하시고 있다는 겁니다.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그 뜻인즉슨: 내가 고 씨 집안과의 관계로 홍보대사가 된 거면 어쩔 건데? 고 씨네 집안이 없어도 성 씨 집안의 백이 있는데.강유리는 그녀의 이런 변화가 놀라웠다.예전에 성신영의 이미지는 대단한 집안 배경이 있고 권세 있는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해도 자기 혼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긍정적인 이미지였었기 때문이다.기사에도 그녀가 돈도 많고 예쁘고 실력까지 있다고 칭찬만 하고 있었다.가식적이고 설득력도 부족했다.임천강을 차고 강유리랑의 분쟁에서 패배해서 은퇴할 뻔한 뒤로 성신영이 대중들 앞에 선건 이게 처음이다. 전과 비기면 태도도 180도로 달라졌다.너무 당당한 나머지 반박하기도 어려웠다…기자들도 그녀의 신분을 깨달은 지 예민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누군가가 새 작품에 관해 물어오니 성신영은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추연화 씨의 재미있는 디자인 이념과 영감이 깃들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여러분과 먼저 이걸 공유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작품을 이해하고 나면 제가 왜 홍보대사로 뽑혔는지, 그
"싫어? 방금 좋아했던 거 아니야?”“…”뒤에 대화는 귀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였다.누군가 이미 다른 사람한테 전화를 걸어 이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편집장님, 빅뉴스에요! 라이브 방송 꼭 지켜보세요. 진짜 대박이에요!”성신영은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개를 돌려 스크린을 쳐다보니 몇 달 내내 퍼질까 제일 두려워했던 사진이 걸려있었다.이 일을 다 까먹고 지냈는데 인제야 눈앞에 이렇게 나타나다니…“꺼! 빨리 꺼! 이거 누가 올린 거야!”그녀는 일어나 미친 듯이 모니터를 끄려고 했다. “보지 마! 경호원, 빨리 내쫓아! 모두 모조리 내쫓으라고!”찰칵거리는 셔터 소리는 이 모든 걸 이미 기록했다.제일 먼저 반응한 경호원은 성신영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녀를 경호하고 있던 경호원이다. 그는 신속하게 성신영 앞에 가로막아 사람들이 밀쳐오는 걸 막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기회에 그녀를 가만히 내둘 리가 없는 기자들이었다.그들은 재빨리 성신영 앞으로 밀려왔다.“성신영 씨, 사진 속의 여자주인공은 본인이십니까?’“목소리의 주인공은 성신영 씨 맞죠? 임천강 씨의 첫사랑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그건 누굽니까?”“첫사랑이 부자라고 하시던데 임천강 씨가 자기 첫사랑한테 빌붙어 산다는 말입니까?”“사실을 알고 계시면서 헤어지지 않은 이유는 뭐죠?”“성신영 씨가 그들 사이에 개입한 겁니까?”“성신영 씨, 이 사진은 누가 찍은 겁니까?”“…”흥분한 기자들은 성신영을 고신영이라고 부르는 것도 까먹은 채 말로 그녀의 과거를 계속 캐묻는 중이었다.성신영은 손으로 귀를 막고 끊임없이 뒷걸음질 치며 입으로는 다 가짜 사진이라며 중얼거렸다. 자기가 아니라고, 목소리나 사진이나 모두 본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다.이 사진이 왜 지금 이 시점에 폭로된 거지?강유리 짓이다.그녀는 눈빛으로 인파를 뚫고 강유리를 찾았다. 마침 강유리가 조용히 객석을 떠나려던 참이었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