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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로열 사무실.

고주영은 소파에 걸터앉아 끊어진 전화를 쳐다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강유리와 고주영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뚜렷하게 구별됐다. 그녀는 강유리에게 이런 행운이 있다는 것을 시종 믿을 수 없었고 이런 우연이 육시준의 마음을 열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맞은편 멀지 않은 곳에 앉은 장경호는 통화 내용을 뚜렷하게 들었고, 그의 눈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그 통화로 피해를 본 건 장경호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육시준을 방애하는 자체가 두려운 일이었는데, 옆에 강유리까지 있었으니 더 심각한 일이었다. 육시준이 한 달 동안 야근을 추가한 것은 그나마 자비를 베푼 것이었다.

‘기회를 찾아 해명해야겠네……’

“주영 씨, 제가 말했잖아요. 부부 생활을 방애하는 건 좋지 않은 일이라고요……”

그의 말에 고주영은 길길이 날뛰며 소리쳤다.

“시준 씨는 강유리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냥 서로 필요해서……”

그녀의 말에 그는 잠시 멍해졌고, 고주영은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두 분이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거로 생각해요.”

“뭘 알아서 그런 말을 해요? 제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있는 눈빛을 분명히 내 눈으로 봤다고요!”

강유리는 특별한 존재였기에 고주영은 점점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상상보다 육시준에게 더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가버렸고, 장경호는 소파에 앉아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내가 봉변을 당하는구나…… 주영 씨와 가까이 지내는 게 아니었는데……’

……

깊은 밤에도 JL빌라 2층의 불은 여전히 켜져 있었고, 차가운 밤 속에 온화함이 깃든 느낌이었다.

목욕을 마친 강유리는 온몸이 개운해 이불 속에 틀어박혀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고, 욕실에서 콸콸 흐르는 물소리를 듣느라 잠시 넋을 잃었다. 머리에는 자기도 모르게 방금 육시준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그는 고성그룹의 비밀스러운 사생아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고정남이 저번에 찾아온 게 성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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