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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만일 강미영이 먼저 제의했더라면 일방적으로 무지하게 욕을 먹었을 것이다...

꽉 차 있던 베란다가 이내 텅텅 비었고 신주리는 다들 떠난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따라 가려 하자 육경서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

“어딜 가려고?”

“인솔자가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네가 장소를 선택했으면 네가 기획해야지.”

신주리가 안간힘을 쓰며 손을 빼려고 하자 육경서는 꽉 움켜잡고 풀어주지 않았다.

“누가 그랬어? 이모가 우리 둘이 함께 기획하라고 했어.”

신주리가 억지로 손을 빼면서 말했다.

“난 못 들었어. 나는 지석 오빠가 인솔자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보라고 하는 말밖에 못 들었어. 그리고 너도 승낙했잖아? 그래 놓고 지금 나를 이용하려는 거야? 꿈 깨.”

육경서가 갑자기 손에 힘을 주면서 신주리를 힘껏 당기며 말했다.

“안 돼. 오늘 밤 나와 함께 기획해야 해. 다음에 내가 도와줄게.”

오랫동안 식단 조절하며 다이어트를 해온 가녀린 몸이 육경서의 힘을 이기지 못해 그대로 끌려오면서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고 풀썩 주저앉으면서 아래턱이 육경서의 어깨에 부딪히자 온 세계가 조용해졌다.

다음 순간 신주리가 갑자기 폭발했다.

“육경서, 미쳤어? 대체 왜 그래?”

“...”

육경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급히 설명했다.

“왜 이렇게 가벼워? 전에 나한테 주먹질 할 때는 힘이 꽤 있었잖아.”

말하면서 그녀의 아래턱을 잡고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다친 데 없나 봐봐.”

두 사람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 호흡마저 섞여버렸고 다투고 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봤다.

신주리의 표정은 부자연스러웠고 눈까풀도 파르르 떨렸지만 그를 밀쳐내지 않고 상처가 났는지 대신 살펴보게 하면서 입으로는 표독스럽게 위협했다.

“얼굴이 찢어지기라도 하는 날이면 오늘 죽을 줄 알아.”

육경서는 화가 나 뾰로통한 신주리의 얼굴을 보더니 참지 못해 말했다.

“내가 몸에 가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번 부딪혔다고 얼굴이 찢어지겠어? 사기를 쳐도 유분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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