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댓글 창은 온통 웃음소리로 도배되었다.“이 아저씨 상당히 매력이 있어. 난 독설 날리는 사람이 너무 좋아. 하하하하.”“웃겨 죽는 줄. 육경서가 위험해. 다급해졌어.”“그러니 왜 무차별 공격을 하냐고? 의사한테도 막말을 해대고.”“의사가 아니라 연적이야.”“서 모 씨가 이상한 거 아니야? 요즘 밤새우지 않는 젊은이가 어디 있어? 더욱이 우리 오빠는 연예인인데... 무슨 자격으로 함부로 우리 오빠를 지적해?”“맞아. 의사는 어질다고 하더니 서진태가 우리 오빠를 저주했어.”“누가 지적했어? 진실을 말했을 뿐이잖아. 육씨 가문 둘째 도련님 팬은 너무 사나워. 아무 말도 못 하게 해.”“...”이번에는 신주리 팬이 승리했다. 서 선생님 덕분에 육경서 팬을 보란 듯이 저격할 수 있었다. 육경서가 한참이나 멍하니 있더니 반격을 못 하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다 봤어요? 다 봤으면 뒤에 와서 앉아요. 제 여자 친구를 돌봐야겠어.”결정적인 순간에는 남자 친구의 신분이 우세가 있었다.“아직 안 됐어. 왜 재촉하고 그래?”서진태도 꽤 고집 있는 편이라 육경서에게 지려 하지 않았고 그러자 육경서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유명한 한의사시라면서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그럼 네가 직접 하던가.”서진태의 말에 육경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너무 화가 난다. 이 늙은이가 일부러 이러는 것이 틀림없다.’옆자리에 담요를 덮고 머리를 의자에 기댄 채 쉬고 있던 신주리는 두 사람의 다투는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신주리는 어제 자기와 육경서가 목적지 때문에 다툴 때 두 당사자가 왜 말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육경서, 조용히 해줄래?”신주리는 윗사람한테 뭐라고 할 수 없어 육경서를 나무라자 안 그래도 서진태 때문에 화가 잔뜩 났는데 그녀마저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자 억울한 듯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내가 시끄럽게 했어? 내가 혼자서 시끄럽게 할 수 있겠어?”그러자 신주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공정하게 말했다.“너부터 시작했어.”
아무리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소박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연기하기는 글렀고 맨 처음으로 강미영이 불만을 토로했다.“안 되겠어. 저녁에 강 사장하고 얘기를 좀 나눠야겠어. 이 나이에 이건 학대야. 어떻게 의식주행에서 이렇게 가혹할 수가 있어?”강미영이 진지하게 말하자 육경서가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었다.“맞아요. 형하고 형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강미영은 육경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너도 그래. 아무리 네가 연예계 유명 배우가 아니라고 이런 대접을 한단 말이야?”육경서는 이모님이 아주 온화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불만이 절정에 달하자 무차별 공격을 해댔다. 하도 이번 항공편에 승객이 많지 않은 관계로 그들은 한곳에 집중해 앉을 수 있었다.강미영이 자리에 앉자마자 소지석이 바로 그 뒤를 따랐지만 자리에 앉기도 전에 한 사람이 쌩하니 달려오더니 그녀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심수정이었다.소지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아까 공항으로 오는 길에 자기에게 대책을 가르쳐주던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런 어이없는 일이!심수정이 소지석을 향해 우아한 웃음을 지어 보이자 그는 침울한 기분으로 뒤편으로 가 혼자 앉았다. 서진태는 아까 전 두 꼬맹이가 다투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 다시는 그들과 가깝게 있기 싫어 전혀 주저하지 않고 바로 소지석의 옆자리에 앉았다. 공항으로 올 때부터 주상현과 한지원이 함께 앉았기에 비행기에 탑승해서도 두 사람이 함께 앉았다. 이제 붙어있는 두 자리만 남았고 아직 착석하지 않은 사람은 신주리와 육경서 뿐이었다. 앞으로 걸어가던 신주리가 먼저 자리에 앉았고 좌석 옆에 서 있던 육경서는 조금 전에 자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다시 너와 같이 앉으면 내가 개야...그렇다면 할 수 없이 개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육경서는 머뭇거리며 끝까지 몸부림치더니 고개를 돌려 심수정에게 말했다.“수정 이모, 저랑 자리 바꿀 수 있어요? 우리 이모 곁에 앉고 싶어요.”그러자
댓글 창이 잠잠해지려고 할 때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라이브 방송이 끊겼다.육경서는 입으로는 싫다고 툴툴거렸지만 신주리와 나란히 앉게 되어 내심 기뻤다 카메라가 꺼지고 나서 신주리에게 다시 태클을 걸려고 하다가 그녀가 무기력하게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모습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육경서는 스튜어디스에게 따뜻한 물을 요구해서 신주리 앞에 놓으며 말했다.“따뜻한 물 좀 마셔. 지금 어때? 좀 괜찮아졌어? 서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해성 분원에 한약을 달여놓으라고 말해놓으셨대. 공항에 도착하면 바로 약을 받을 수 있어.”신주리는 감기 기운이 있는 데다 화장까지 안 한 탓에 얼굴색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육경서 말에 신주리는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끗 보고 앞에 놓인 물컵을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고마워.”“오호, 신씨 가문 아가씨는 고맙다고 말할 줄 모르는 줄 알았어. 욕을 하도 잘해서 말이야”육경서는 신주리의 뜨뜻미지근한 태도가 눈에 거슬리는지 또다시 빈정거렸다.그러자 신주리는 눈을 뜨고 그를 힐끗 보더니 조용히 말했다.“카메라가 꺼졌으니 연기하지 않아도 되잖아?”신주리 말에 육경서의 미소가 싹 가시더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투는 싸늘하기 그지없었고 조금 전 신주리는 인사할 줄 모른다는 말에 대한 답 같기도 했다. 카메라가 꺼졌으니 연기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카메라가 있을 때 그와 친근한 척하고 옥신각신 다투는 모습은 전부 연기였고 열애사를 인정한 커플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란 말인가?그리고 육경서에게 지금 카메라가 꺼졌으니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해 주는 것 같기도 했다.그렇다면 신주리는 육경서의 관심이 연기라고 생각했던 것인가?신주리의 한마디 말에 육경서는 가슴이 큰 바위에 눌린 듯 갑갑해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때에야 육경서는 두 사람이 진짜로 이별했다는 것을 실감했고 이별 통보는 자기가 먼저 했다...육경서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아무 일도 없는 척 신주리의 말에 답했다.“그래. 네가 말하지 않았더
바론 공작은 자기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자기 손으로 처단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법적으로 강미영이 아내이기에 절대 공개해서는 안 되는 비밀이었다.하여 그는 성홍주를 해외로 인도할 방법이 없었고 게다가 그가 지금 고정철 사건에 입건되었기에 이곳을 뜰 수 없어 여태껏 해결 못 하고 있었다...“심씨 가문에서 바론 공작님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성홍주를 보내줄 수 있어요. 그리고 주경이 이제 다시는 국내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약속할게요. 제가 미영 씨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해 줘요.”강미영은 눈을 깜빡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심수정을 바라보았다. 방금 심수정은 심씨 가문의 최대 성의를 보여줬고 강미영이 줄곧 이 문제를 회피한 것은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인 심수정이 직접 자기와 협의하지 않고 릴리를 꼬드겼다는 사실이 못내 불쾌했지만 딸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탄복되어 답했다.“좋아요. 이렇게 하도록 해요.”강미영이 한참이나 침묵하면서 일을 열지 않으니 쉽게 허락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통쾌하게 대답하자 심수정은 미덥지 않은 듯 물었다.“정말요? 갑자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제가 너무 쉽게 허락했나요? 더 좋은 조건이 있을지 조금 더 들어볼 걸 그랬나요?”“그럴 것까지는 없죠.”줄곧 자신을 괴롭히던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심수정은 온몸이 홀가분해지면서 느긋하게 의자에 머리를 기대더니 감개무량하게 말했다.“비행기가 착륙하면 전 바로 돌아갈 거예요. 그러면 지출도 절약할 수 있잖아요.”그러자 강미영이 웃으며 말했다.“힘들어서 도망가는 거 아니고요?”심수정은 반박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그러면 할 말은 해야겠어요. 미영 씨 조카가 제작한 이 프로그램은 너무 깍쟁이예요.”“왔던 바에 1부는 마치고 가죠? 아니면 제가 수정 씨를 왕따한 줄 알겠어요.”그러더니 강미영이 계속해 말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쇼핑해야 하잖아요? 저를 괴롭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렇게 놓쳐버리면 아쉽지 않아요?”심수정은
보아하니 팬들은 확실히 본방 사수를 했고 서진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모양이다.팬들은 각자 자기 연예인을 응원했고 그들의 연애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던 커플 팬은 그들의 팬한테 두들겨 맞을까 봐 감히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다. 팬이 없는 일반인은 알아서 뒤로 물러나 세 명의 연예인이 자기 팬들과 인사할 수 있게 자리를 비켜줬다. 육경서는 이런 장면을 흔히 봐왔기에 전혀 쭈뼛거리지 않고 당당히 앞으로 걸어가 활짝 웃는 모습으로 팬서비스했다.“다들 고마워요. 오늘 날씨도 안 좋은데 안전에 조심하셔야 해요.”“오늘 너무 추워요. 여기 계시지 말고 빨리 집으로 들어가요.”신주리도 정신 차리고 팬들과 소통했고 그들은 그녀에게 몸은 괜찮냐고 물었다. 그러자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서진태가 분원에 약을 달여놓았으니 도착하면 받을 수 있다고 했던 육경서의 말이 생각나면서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물었다.“차는? 연락됐어?”“혹시 아무 교통수단도 없는 것 아니지?”심수정이 온몸으로 못마땅함을 드러내며 물었다. 만일 이때 그녀에게 이런 날씨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한다고 하면 심수정은 아마 이 자리서 하차했을 것이다. 이미 목적을 달성했는데 고생을 사서 할 필요가 없었고 진심으로 짝을 찾으러 온 것도 아니고 말이다. 육경서는 비행기에서 내리고부터 줄곧 신주리와 대화하기를 거부했고 쌀쌀맞기 그지없었으나 그녀가 먼저 자기에게 말을 걸어오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신주리는 담요를 접어 팔에 걸치고 있었고 지금은 헐렁한 겉옷만 입고 있어 추운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었으며 마스크를 끼지 않아 핏기 없는 작은 얼굴이 여실히 드러났고 눈빛도 힘이 없었다. 그 모습에 육경서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더니 신주리의 팔에 걸쳐진 담요를 보고는 말없이 담요를 펼쳐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그러자 담요가 목도리로 변하면서 그녀의 얼굴을 반쯤이나 가렸고 예쁜 한 쌍의 눈
강미영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이 자기 스케줄도 관리하기 힘든데 이렇게 많은 사람까지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바로 제의했다. “먼저 택시 타고 호텔까지 가요. 가서 다시 생각해요.”공항부터 호텔까지 너무 멀지 않았기에 택시를 탄다고 해도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고 줄곧 이렇게 인파 속에 묵묵히 서 있을 순 없었다. 신주리에게 담요를 덮어줬지만 보기 안 좋다고 한사코 벗겨내려고 하자 육경서는 아예 팔로 그녀의 어깨를 잡아 강압적으로 품으로 당겼다. 열애사를 인정한 마당에 팬들의 앞이라고 해도 오해의 소지가 될 일은 없었다. 한쪽 팔로 신주리가 버둥거리지 못하게 꽉 잡고는 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강미영에게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이모, 잠깐만요. 차 불렀으니 금방 도착할 거예요.”강미영은 미덥지 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하마터면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네가 차 부를 줄도 알아?’“막혀서 안으로 못 들어온대요. 우리가 밖으로 좀 걸어 나가죠.”육경서가 전화를 받더니 큰 소리로 말하면서 먼저 앞으로 걸어갔고 게스트들도 그를 따라 나란히 걸어나가자 팬들은 한 발짝이라도 놓칠세라 바짝 뒤를 따랐다. 심지어 어떤 팬들은 그들이 교통수단이 없어 자기 차에 타길 기대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섯 대의 빨간색 새 차가 위풍당당하게 대기하고 있었다.카메라가 다가가자 육경서는 품에 안은 신주리의 담요를 잘 여며주고 나서 손을 풀더니 앞으로 몇 발짝 다가가 유창한 말투로 광고문구를 쏟아냈고 잘생긴 얼굴에 득의양양한 표정마저 짓고 있어 다들 그제야 무슨 영문인지 눈치챘다. 육경서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협찬을 찾아온 모양이다. 댓글 창에서 육경서에 대한 찬사가 끝없이 터져 나왔다. “결정적인 순간에 경서 오빠가 이 한 몸 불살라 게스트를 살려냈네.”“제작진이 사람도 아니야. 어떻게 경서 오빠한테 얼굴을 팔게 할 수 있어?”“어젯밤에 내가 눈치챘어. 반드시 PPL이 있을 거라고.”“피디도 몰랐을까? 게스트들은 전혀 모르는
육경서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고 신주리는 비행기에서의 냉랭한 얼굴이 가뭇없이 사라지고 웃음꽃을 만발하며 그와 아웅다웅하던 활력을 되찾은 듯했다. ‘이것도 연기일까? 카메라가 켜졌으니 연기가 다시 시작된 걸까?’그렇다면 신주리의 연기가 확실히 자기보다 한 수 위였고 하마터면 진짜인 줄 알고 착각할 뻔했다.“안 하면 갈 거야.”신주리가 당장이라도 돌아설 듯 몸을 돌리려 하자 육경서는 이내 그녀를 잡아끌면서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장난 그만 쳐. 아프다면서 왜 그래?”“내가 아픈 틈을 타서 너 먼저 네 잇속을 차렸잖아.”신주리가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이 자식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신주리가 비행기에서 카메라가 없으니 연기 그만하라고 했다고 카메라가 켜진 틈을 타 죽기 내기로 연기했다.신주리는 방금 육경서의 품에 파묻혀 질식해 죽는 줄 알았고 이 자식이 공적인 일로 사적인 복수를 한다고 생각했다. 육경서가 손을 뻗어 신주리를 막무가내로 차 속에 밀어 넣으며 말했다.“내가 무슨 잇속을 차렸다고 그래? 커플인데 그 정도 스킨쉽이 뭐가 문제야?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타.”신주리가 차에 앉아 고개를 들고 육경서를 흘기며 물었다.“확실한 거지?”뒤따라 차에 오르던 육경서는 신주리의 표정에 움찔하면서 저도 모르게 그녀가 이별 얘기를 꺼낼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말했다.“당연하지. 너도 확인했잖아.”육경서의 뜻은 신주리 너도 열애사를 인정했으니 여기서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신주리는 그의 말뜻을 알아챘으나 시청자들은 이상한 생각에 빠졌다.“두 사람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뭘 확인했다는 거야?”“진도가 너무 빨라 미처 못 따라가겠어.”“내가 생각한 그 확인이 맞을까?”“베란다에서 포옹하고 키스하고 그런 확인?”“단순하게 생각해. 그저 일반적인 확인이야. 얼마나 일반적인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신주리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그를 지그시 쳐다봤고 육경서는 그런 눈빛이 부담스러워 당장 폭발하려고 할 때 그
소지석이 뭐라고 더 말하려는데 강미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게스트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웃는 얼굴로 그를 지그시 바라보는 강미영의 모습은 그저 심심풀이로 묻는 것 같기도 하고 어른이 아랫사람한테 관심 조로 하는 말 같기도 했다. 강미영의 말투와 물음은 소지석을 당황하게 했고 시청자들도 따라서 당황했다.“아니. 정말 모르겠어요?”“미영 언니 표정 봐요. 그저 심심해서 묻는 말 같아요. 아직 눈치 못 챈 거 아닐까요?”“어떤 팬이 소지석이 아깝다고 하더니 잘 좀 봐. 미영 언니는 아예 그런 뜻이 없어.”“지석 오빠와 유리 언니가 친구야. 미영 언니는 그저 조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너무 슬퍼. ㅠㅠ”“지석 오빠가 당황했어.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어.”“지석 오빠, 여기까지 왔는데 용감하게 고백해요.”“고백 안 하는 게 나을 듯.”댓글 창에서 또다시 갑론을박이 시작했다. 소지석에게 용감하게 고백하라고 다그치는 사람도 있었고 제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전에 소지석이 아깝다는 댓글을 반박하는 사람도 있었다. 소지석이 잠깐 당황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대답했다.“있어요.”지나가는 말로 물어본 것인데 너무나도 진지하게 대답하니 강미영은 금세 흥미가 생겼다.“진짜야? 누구야? 이모가 도와줄까?”그러자 소지석은 웃으며 동문서답했다.“유리와 릴리가 누나를 연애하라고 이 프로에 출연시킨 건데 남의 연애나 돕고 있으면 되겠어요?”강미영은 이내 손을 저으며 말했다.“네가 남이야?”남자는 깊은 두 눈으로 그녀를 한참 바라보더니 갑자기 물었다.“그럼 누나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요?”강미영이 낮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네가 퇴직할 나이 되어보면 알 거야. 내 나이가 되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물건도 사람도 별로 많지 않아.”뜻인즉슨 없다는 것이고 그저 두 자매의 소원을 이뤄주려고 놀러 왔을 뿐이다. 오기 전에는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가졌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와보니 그런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