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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육경서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고 신주리는 비행기에서의 냉랭한 얼굴이 가뭇없이 사라지고 웃음꽃을 만발하며 그와 아웅다웅하던 활력을 되찾은 듯했다.

‘이것도 연기일까? 카메라가 켜졌으니 연기가 다시 시작된 걸까?’

그렇다면 신주리의 연기가 확실히 자기보다 한 수 위였고 하마터면 진짜인 줄 알고 착각할 뻔했다.

“안 하면 갈 거야.”

신주리가 당장이라도 돌아설 듯 몸을 돌리려 하자 육경서는 이내 그녀를 잡아끌면서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

“장난 그만 쳐. 아프다면서 왜 그래?”

“내가 아픈 틈을 타서 너 먼저 네 잇속을 차렸잖아.”

신주리가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이 자식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신주리가 비행기에서 카메라가 없으니 연기 그만하라고 했다고 카메라가 켜진 틈을 타 죽기 내기로 연기했다.

신주리는 방금 육경서의 품에 파묻혀 질식해 죽는 줄 알았고 이 자식이 공적인 일로 사적인 복수를 한다고 생각했다.

육경서가 손을 뻗어 신주리를 막무가내로 차 속에 밀어 넣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잇속을 차렸다고 그래? 커플인데 그 정도 스킨쉽이 뭐가 문제야?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타.”

신주리가 차에 앉아 고개를 들고 육경서를 흘기며 물었다.

“확실한 거지?”

뒤따라 차에 오르던 육경서는 신주리의 표정에 움찔하면서 저도 모르게 그녀가 이별 얘기를 꺼낼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너도 확인했잖아.”

육경서의 뜻은 신주리 너도 열애사를 인정했으니 여기서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신주리는 그의 말뜻을 알아챘으나 시청자들은 이상한 생각에 빠졌다.

“두 사람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뭘 확인했다는 거야?”

“진도가 너무 빨라 미처 못 따라가겠어.”

“내가 생각한 그 확인이 맞을까?”

“베란다에서 포옹하고 키스하고 그런 확인?”

“단순하게 생각해. 그저 일반적인 확인이야. 얼마나 일반적인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신주리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그를 지그시 쳐다봤고 육경서는 그런 눈빛이 부담스러워 당장 폭발하려고 할 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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