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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릴리는 평소 냉정하고 욱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지만 신하균은 침범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안하무인인 바론 공작은 제 마음대로 신하균을 추측하고 평가했다.

“아버지, 저를 무시하고 의심하는 건 괜찮은데 왜 무턱대고 다른 사람을 추측하고 평가해요? 제 신분이 그렇게 특별해요?”

“넌 내 딸이야...”

“제가 지금 아버지의 딸일 뿐만 아니라 고씨 그룹의 주주이기도 하고 신씨 가문과 공적으로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코딱지만 한 고성 그룹이 뭐가 그렇게 대단해? 내 한마디 말이면 내일 망하게 할 수도 있어.”

따뜻한 문안 전화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릴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냉정하게 반박하려고 할 때 목소리가 바뀌었다.

“릴리야? 급하게 상의해야 할 일이 아니면... 지금 우리가 좀 바빠. 곧 태어날 아기 이름을 지어야 하거든. 늦게 다시 전화할게.”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끊겼다.

자매 사이라 그런지 말이 없어도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강유리와 바론 공작이 분쟁이 있을 때는 항상 릴리가 해결사의 역할을 하지만 간혹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뀔 때는 강유리가 해결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유리가 원만한 성격이 아닌지라 해결이 안 되면 강압적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끊어버려 서로 진정하게 냉 처리하기도 했다.

공기가 유난히 조용하다.

바론 공작은 강유리가 빼앗아 간 핸드폰을 보고 다시 눈앞의 친딸을 보더니 갈색 눈동자가 어두워지면서 폭풍우가 닥치기 전의 고요함과 같았다.

강유리는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겉으로는 담담한 척 말했다.

“오후에 아기 이름 짓기로 했잖아요. 시간 됐어요. 가정 회의 시작하죠.”

“너 오늘 저녁에 데이지와 약속이 있다고 했어.”

바론 공작이 냉랭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자 강유리는 시치미를 떼며 말했따.

“제가요? 언제요? 아. 잊어버렸어요. 제가 임신한 것 아닐까요? 임신하면 건망증이 생긴다고 하던데.”

바론 공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유리를 노려보았다.

하도 발 연기라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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