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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영화 데이트는 서로에 대한 불만만 잔뜩 남기고 끝났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신주리는 꼴도 보기 싫어 따로 가자고 하자 육경서가 말했다.

“안 돼. 아직 밥도 안 먹었어.”

“먹긴 뭘 먹어? 밥 먹다 죽은 귀신이라도 들렸어? 맨날 밥밖에 몰라.”

신주리의 말에 육경서는 억울했다.

사실 그는 대단한 장래 희망 같은 것이 없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했다.

육경서는 막무가내로 신주리의 밴에 올라타고는 말했다.

“오늘 네 동의 없이 릴리 약속에 응해서 미안해.”

그러자 신주리는 발로 육경서를 차며 말했다.

“너 당장 차에서 내려. 당장 나의 마술 궁전에서 꺼져.”

“범아, 빨리 운전해. 너도 배고프지?”

신주리의 기사와 익숙한 사이라 육경서는 대수롭지 않게 지시하고 나서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봐봐, 범이도 배고프다잖아. 이건 뭘 설명하겠어? 세상에서 밥 먹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는 거야.”

기사는 신주리와 똑같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백미러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니 진짜로 거절하는 것 같지 않아 엔진을 틀고 출발했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아웅다웅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이젠 그도 습관이 됐다.

신주리가 사는 오피스텔 단지에 도착해 육경서는 연기 합을 봐야 한다고 기어코 그녀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진짜 밥 먹으러 안 나갈 거야? 또 배달시키려고? 맛있는 스테이크 집을 아는데 배달하면 맛이...”

“합 맞추러 온 거 아니었어?”

신주리가 싸늘하게 잘라버렸다.

어떤 때에는 정말 이 바보 자식과 선을 긋고 싶었다.

‘어떤 남자가 대시를 이 따위로 하냐고?’

간혹 신주리는 육경서가 대체 왜 이러는 지 의문될 때가 있었다.

그래도 육경서는 전혀 거리낌 없이 뻔뻔하게 말했다.

“합을 봐도 밥은 먹어야 할 거 아니야? 언제부터 그곳에 함께 가보고 싶었는데 네가 항상 바쁘다고 해서.”

“됐어. 육 배우가 얼마나 바쁜데. 내 신작을 함께 봐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어떻게 바쁘다는 핑계를 대겠어?”

신작이 상영된 지 얼마나 지났는데 함께 보자는 얘기도 없다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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