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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하여 육경서는 신주리의 불만을 눈치채지 못하고 점점 더 화가 났던 것이다.

신주리도 똑같이 이해되지 않았다.

비록 육경서가 진중하지 못한 면이 있긴 해도 신주리를 대함에 있어서는 진심이었고 항상 그녀의 의견을 존중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지 한참 되었는데도 육경서는 꼼짝하지 않았고 그녀에 대해서도 쌀쌀했다.

육경서를 힐끗 쳐다보니 왠지 화가 난 모습이어서 신주리는 이유를 몰라 가방을 들고 하이힐로 그의 종아리를 차며 말했다.

“선생님, 자리 좀 비켜주실래요?”

그러자 육경서는 신주리의 손목을 잡아 품으로 당기자 신주리는 경악하며 그의 무릎에 풀썩 주저앉았다.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관객이 다 빠져나간 뒤라 그제야 안도의 숨을 쉬더니 낮은 소리로 나무랐다.

“뭐 하는 거야?”

남자는 야구모자로 얼굴을 가려 완벽한 턱선만 보였고 그 밑으로 섹시한 쇄골이 보였다.

육경서가 입만 열지 않으면 상당히 잘생기긴 했다.

남자는 여자의 속마음도 모르고 화가 잔뜩 나 물었다.

“진짜로 키스했어?”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던 신주리는 그제야 육경서가 영화 장면을 말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당연히 진짜로 해야지. 그 신에서 가짜로 한다는 게 말이 돼? 내가 나의 작품에 대해 나름의 요구가 있어. 절대로 그런 실수를 하면 안 돼.”

신주리는 고개를 쳐들고 거만하게 말하더니 육경서의 어깨를 툭툭 치며 덧붙여 말했다.

“육 배우, 좀 더 배워야겠어. 아직 갈 길이 멀어.”

그러자 육경서가 볼멘소리로 말했다.

“못 배워. 난 지금 키스신이 있는 시나리오를 안 받아.”

신주리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자식의 키스 스킬에 관한 신이 제일 많지 않았던가?’

그리고 팬으로부터 전 연예계에서 키스를 제일 잘하는 남자 배우, 아세아에서 제일 키스하고 싶은 남자 배우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육경서가 키스신이 있는 시나리오를 거절한다고?

“너와 사귀고부터 키스신이 있는 시나리오를 안 받았어.”

신주리의 의아한 눈빛을 눈치채고 육경서는 진지하게 설명했다.

그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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