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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김옥때문에 릴리는 육경서와의 약속 시간을 놓쳐버렸다.

차를 운전하고 지하 주차장에서 쌩하니 나와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 릴리는 육경서에게 문자를 보냈다.

릴리: [도착했어요? 10분만 기다려요.]

육경서: [오지 마.]

릴리: [???]

육경서: [주리가 나한테 다 얘기했어. 주리한테 가족관계증명서를 요구했다면서? 이렇게 섣불리 결혼한다는 게 말이 돼? 난 절대 동의 못 해. 그리고 형과 형수도 동의하지 않을 거야. 일찌감치 꿈 깨.]

릴리는 육경서의 갑작스러운 문자에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답장했다.

릴리: [오해에요. 장난이에요. 결혼할 마음이 없어요. 그리고 주리 언니한테 중요한 일을 상의할 게 있어요. 아주 중요해요.]

미래 시아버님의 호의를 막무가내로 이틀 미룬 건 김씨 가문에 복수하기 위해서이기에 사정이 있는 것도 확실했다.

하지만 신씨 가문의 연회를 거절할 핑계가 없기에 반드시 신주리와 상의하고 만단의 준비해야만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문자를 보낸 지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없어 릴리는 물음표 몇 개를 발송했다.

그래도 답장이 없어 바로 육경서에게 전화했지만 전화기가 꺼졌다는 차가운 안내 메시지만 들려왔다.

릴리는 어이없어 할 말을 잃었다.

‘변절자 같으니라고 인생에 도움이 안 돼.’

이제부터 육경서를 오빠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릴리는 마음먹었다.

...

영화관은 물 샐 틈 없이 꽉 차 있었다.

두 사람은 다른 상영관으로 가려다 이미 대관 되었고 이 사이에 신주리는 약속을 릴리가 잡은 것을 알고 가기를 거절했으며 즉석에서 티켓 2장을 구매해 분위기를 느껴보려 했다.

자리에 앉아 조심히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신주리를 바라보는 육경서의 표정이 불안했다.

불빛 때문인지 오늘 저녁 그녀는 기분이 안 좋아 보였고 그를 대하는 태도도 싸늘했다.

친구인 릴리와 친오빠의 연애가 이렇게도 불만이란 말인가?

‘무엇 때문이지?’

육경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를 바라보는 신주리의 눈빛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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