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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김씨 가문에서 성의를 한껏 보여줬는데 조롱당했으니 화날 법도 했다.

하지만 방금 릴리가 말한 것처럼 한쪽은 미래 시부모님이고 한쪽은 원수이니 잘못 선택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상황에서 계약 조건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양율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멍하니 서 있는 릴리를 향해 말했다.

“김옥 씨가 만단의 준비하고 온 것 같으니 쉽게 해결이 안 될 거예요.”

릴리의 지시에 따라 고성그룹은 요 며칠 김씨 가문에 대해 어영부영 대처하고 있었다.

이런 대처 방법이 상대의 역린을 건드리는 도화선이 되어 아예 고성 그룹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찾아온 사람이 하필 김씨 가문에서 제일 사랑받는 공주님이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임 비서님 어디 가셨어요?”

릴리가 생뚱맞은 물음을 던지자 양율은 저도 모르게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LK에 처리할 문제가 생겨서 오후에 그쪽으로 가셨어요.”

릴리는 양율의 퉁퉁 부은 말투를 눈치채지 못하고 바로 말했다.

“연락해서 오라고 해요.”

양율은 그 자리에 선 채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강 대표님, 이 정도 일은 저도 처리할 수 있어요. 지금 보고드리는 건 대표님께서 적당히 체면을 봐주라고 건의드리는 거예요.”

그러더니 잠깐 멈췄다가 이어서 말했다.

“만일 제 건의를 거절한다고 하셔도 제가 잘 대처할 수 있어요.”

릴리는 눈썹을 살짝 끌어올리며 의문스런 표정으로 그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아 그래요?”

그러자 양율이 강경한 말투로 말했다.

“당연하죠. 무슨 큰일이라고요.”

똑같은 비서이고 똑같이 대기업에 몸담고 있으며 임강준보다 나이도 많기에 경력이나 식견은 그보다 많을 것인데 상대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그라고 왜 못 하겠는가?

‘웃기고 있어.’

“저는요. 임 비서님이 나이도 됐는데 아직 일 때문에 여자 친구 사귈 시간도 없잖아요. 그래서 기회를 만들어줄까 해서요. 양 비서님도 필요하세요?”

그러자 양율은 순간 멍하더니 이내 알아차리고 재빨리 대답했다.

“지금 바로 연락할게요.”

양율은 대학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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