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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요즘 한가한 탓인지 들어보니 재밌는 일인 것 같기도 해 강미영은 거절하지도, 승낙하지도 않고 화제를 바꿔 물었다.

“오늘 단지 이것 때문에 전화했어?”

릴리는 그제야 전화를 한 목적이 생각났다.

“아니에요. 일이 있긴 한데 고씨 가문에 관한 거예요...”

릴리는 오늘 심수정을 만난 일로부터 그녀가 했던 말까지 곧이곧대로 전달하고 나서 물었다.

“엄마, 이 일을 엄마와 아버지가 지시했어요?”

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열을 올리며 다투던 아버지가 그렇게 못마땅하지도 않았다.

비록 가끔 말을 아니꼽게 해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긴 해도 마음속으로는 릴리를 사랑했다.

어릴 때부터 시작해 릴리를 울린 사람은 바론 공작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형적인 내 딸이기에 나는 괴롭힐 수 있어도 다른 사람은 건들기만 해도 된통 혼나는 경우이다.

“해외 것은 네 아버지가 지시한 게 맞는 거 같아. 이게 다 고씨 가문 탓 아니겠어? 지금 캐번디시 가문이 한창 상승세를 달리고 있을 때 미친 것 아니면 어떻게 너한테 그럴 수 있어?”

그러고 나서 한참 침묵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국내 쪽은 내가 개입 안 했어.”

강미영은 당일 고정남을 된통 혼내고 나서 수집한 증거로 협박한 뒤 그걸 신하균에게 그대로 넘겨줬다.

어떻게 해결하고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신하균의 역할이다.

여기까지 듣고 난 릴리는 눈을 반짝이며 강미영의 처리방식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이건 강미영이 신하균을 신임한다는 뜻이 아닐까?

“엄마,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요.”

한참 머뭇거리다가 릴리는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강미영이 만일 아직 릴리의 속내를 알아맞히지 못했다면 이 나이 되도록 헛살지 않았을까?

전화하자마자 아버지 때문에 잔뜩 골 난 원인이 바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툰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이 모순이 생겨 다투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고 릴리가 진짜로 신경 쓰는 일이 아니면 거의 이런 적이 없었다...

릴리가 물어보기도 전에 강미영이 대답했다.

“그 녀석 괜찮았어. 나는 의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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