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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만나는 순간 필터는 박살이 났고 강미연은 그의 진정한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는 집념이 사라졌다.

이런 위선적이고 파렴치한 사람은 그녀에게 약간의 감정 기복도 줄 자격이 없다.

“이런 엉뚱한 추측은 네 이모를 너무 얕잡아 보는 거 아니야?”

강미연은 입장을 밝히고 잠시 말을 멈추었다. 우아하고 예쁜 얼굴에 잠시 고민이 스쳐 지나갔다.

“싫은 건 아니고 그저 경험한 일이 많아져서 연애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진 것뿐이야.”

“사랑을 믿지 않는 거예요? 이렇게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없다니.”

릴리는 충격적인 얼굴을 했다.

“...”

두 사람은 일제히 릴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유리는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고 강미연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 계집애는 감정 문제에서는 정말 EQ가 구제 불능이라니까.’

강미연은 문득 오후의 장면이 떠올라 물었다.

“너는 관심이 있나 보지? 아직 사랑을 믿는 거야? 열 몇 명의 불량한 전 남친을 만나고도 여전히 사랑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열 명이예요! 열 몇 명이 아니라.”

릴리가 정정했다.

“사실 저도 전 남친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요!”

“???”

강미연은 고개를 돌려 묻는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보았다.

강유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보시 다시 피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유리도 자세한 것은 모른다...

“어젯밤에 신하균이 같이 고성그룹에 가준 거야?”

강미연은 예리한 육감으로 짐작했다.

“아니요, 왜 그렇게 물어요?”

강미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유를 추구하는 우리 집 연애 박사가 왜 갑자기 사랑이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의문이네. 어떤 사람이 그렇게 느끼게 했어? 설마 10명의 전 남자 친구는 아니겠지?”

“...”

엄마의 야유하는 웃음에 릴리는 표정이 점점 부자연스러워져서 한참 동안 입을 벌리고 말을 하지 못했다.

질문 대상자가 교체되려는 순간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육시준이다.

그는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재촉했다.

릴리는 좋아라 하고 빠른 걸음으로 맨 앞으로 달려갔다.

“아이고,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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