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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릴리 방.

릴리는 방문을 닫고 재빨리 침대로 뛰어들어 휴대폰을 보았다.

낫선 프로필 사진이다. 화면 너머로 상대방이 약간 긴장된 말투로물었다.

【정말 괜찮을까요? 무슨 문제라도 생기는건 아니겠죠?】

릴리는 답장을 보냈다.

【걱정 마세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책임질게요! 】

저쪽에서도 이내 답장이 왔다.

【오케이.】

채팅창을 나가자 눈에 익은 프로필 사진이 눈에 띄었다. 최근 기록은 여전히 새벽의 음성통화 기록이였다.

1시간 13분.

‘낮에 소식이 없는건 그렇다 쳐도 저녁이 돼서도 연락이 없는건 뭐야. 아직 퇴근하지 않은 거야?’

‘퇴근하고도 연락을 안 한다고?’

통화기록이 없었다면 어젯밤의 일들은 꿈이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

채팅창을 한참 지켜보던 릴리는 휴대폰을 휙 집어던지고 잠을 청했다.

반대편.

신하균이 야근을 마치니 벌써 새벽이 되었다.

미간을 비비고 휴대폰을 보니 문자 하나 없이 조용했다.

예전에는 아무 때나 릴리의 문자가 떴다. 식사 메뉴를 공유하거나, 재밌는 일이 생겼거나, 귀여운 이모티콘도 보내며 애교를 부렸다.

언제부터인가 신하균은 릴리의 호들갑스러운 존재에 익숙해졌다.

물방울 하나가 잔잔한 호수에 떨어져 물결이 일고 있다.

그는 릴리가 자신의 삶에 영원히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채팅창을 열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드려 문자를 보냈다.

【내일 무슨 스케줄이 있나요?】

릴리는 한밤중에 목이 말라 물을 따르러 갔을 때 이 문자를 발견했다.

내용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또렷해지고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 사람 제정신이야?’

‘만나지도 않을 거면서 매일 스케줄은 왜 물어봐!’

【무슨 스케줄이 있든 무슨 상관이예요! 】

......

강씨 집안의 행복함과 평온함에 비해 고씨 집안은 이전보다 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계집애가 제일 까다로운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더 까다로운 사람이 나타났다.

강미연의 위협이 끝나자마자 신하균은 고성그룹의 일거수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할 것이며 당분간 누구도 서울을 떠나면 안 된다고 통보했다.

날이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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