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기자들은 릴리를 본 순간 벌떼처럼 몰려들었다.“릴리 씨,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들이 사실인가요?”“부상이 낫자마자 바로 그룹에 오셨는데 정의를 되찾으러 온 건가요?”“네티즌들은 릴리 씨가 끝까지 고성그룹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맞습니까?”“...”차 앞에 선 릴리의 눈꼬리가 선글라스 속에서 움찔거렸다.‘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지 그래?’‘이게 인터뷰야 아수라장이야?’이번에 고성그룹이 망한다면 틀림없이 이 기자들 몫도 있을 것이다...옆에 서 있던 키 큰 사람이 다가오더니 손쉽게 기자들에게서 릴리를 보호했다. 그는 몰려오는 기자들을 한 손으로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릴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죄송합니다. 좀 비켜주세요.”어설픈 한국어에 현장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셔터 소리가 찰칵찰칵 들려왔다.눈치 빠른 기자가 그를 알아봤다. “유명 글로벌 기업인 MG그룹의 전 대표 아니야?”몇 년 전 MG그룹 대표 자리를 그만뒀을 때 연수를 갔네 가업을 물려받았네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했었다.몇 달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니 여기에 나타났다고?릴리는 기자들이 조용한 틈을 타서 온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인터넷상의 소식은 당연히 사실입니다. 어제 화가 나서 추태를 부리고 여러분의 심려를 끼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성그룹이 저를 존중한다고 믿습니다. 어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분명 누군가의 실수겠죠?”“오늘 여기에 온 것은 사실을 확인하는 김에 실수한 사람도 밝혀내려고 온 것입니다.”“구체적인 상황은 실시간으로 공식 블로그에 올릴 테니 제 유일한 계정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이 몇 마디를 남기고 릴리는 켈슨의 보호를 받으며 회사로 들어갔다.기자들은 잠시 마음이 복잡했다.릴리는 너무 예쁘고 단정했다.대범하고 우아했다.온라인상에서 비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였다.도대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정체가 탄로 나고도 계속 연기할 수 있
릴리가 회의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모두 와있는 상태였다.맨 앞에는 고정남이 앉아 있었다.회장님이 와있으니 사람이 다 모여있지. “제가 발표할 일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시고 모두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어요?”릴리는 천천히 말하며 고정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리고 고정남의 옆에 서서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새로 영입한 대표를 소개합니다.”회의실은 조용했다.박수치는 사람도 소리를 내는 사람도 없었다.릴리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눈빛은 분노와 불만, 비아냥으로 가득했다.좋게 보는 시선은 하나도 없었다. 쥐 죽은 듯한 고요에 릴리는 왠지 민망했다...켈슨이 오기 전에 이미 예상을 했는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자기절로 박수를 치고 유창한 영어로 자기소개를 했다.릴리도 그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반응이 없어 릴리는 양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회장 비서에게 화풀이했다.“지금 자리가 마음에 안 드시나 보네요?”양율은 싸늘하게 릴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불똥이 자기에게 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저는...”“사람이 왔는데 좌석도 추가하지 않나요?”릴리가 그의 말을 끊었다.“...”양율도 한동안 릴리와 함께 일을 했었다. 제일 처음 그의 면전에서 문서를 훑어본 다음 문서를 바닥에 내던지며 상황 파악을 하라고 위협한 이후로는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릴리는 눈감아 주었다.지금까지 그에게 한 번도 눈치를 준 적이 없다.지금처럼 면전에 대고 구박한 적은 더더욱 없다...양율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고정남을 바라봤다.그는 어쨌든 고정남의 사람이다. 그의 체면을 구기면 고정남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도 같다. 고정남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다가 문득 릴리의 뜻을 깨달았다.그는 아무 말도 없이 릴리가 트집을 잡도록 내버려두었다.양율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결국 좌석을 추가하러 갔다.그는 고성그룹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면서 고정남 말고 누구의 눈치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지금
고정남은 릴리에게 이런 것을 가르친 적이 없다.그러니 릴리가 말한‘아버지’는 분명 그가 아니다.어느 아버지가 도대체 뭘 어떻게 가르쳤는지 고정남은 지켜보려 했다.“자,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아버지, 이제 돌아가세요. 여기는 제가 맡을게요!”릴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고정남에게 말했다.말하는 동시에 릴리는 고정남의 자리를 툭툭 치며 자리를 비켜달라는 손짓을 했다.“...”켈슨은 괜한 걱정을 했다.이 아가씨는 똑똑하기 그지없다.고정남은 냉담한 시선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슨 뜻이지?”릴리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뜻이라니요?”“...”그는 릴리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자기를 쫓아내는 거냐고 따질 수는 없다. 이미 주식 양도서에 서명을 해서 릴리는 현재 그룹의 최고 이사가 맞다. 반대로 그는 퇴임한 사람이고 이곳에 앉아 있는 것은 확실히 적합하지 않다...진짜 간다고?그러기에는 분노를 도저히 삼킬 수가 없다!릴리가 큰 사고를 쳐서 고정남이 수습하기 위해 주최한 회의인데 이제 와서 쫓겨난다고?“아이고, 걱정되는 건 알지만 평생 제 옆에 있으실 수도 없잖아요? 사람들이‘파파걸’이라고 비웃어요. 이러실 거면 저를 왜 최고 이사로 취임시키셨어요!”릴리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위협적인 말을 내뱉었다.맞다, 실권이 없다면 최고 이사를 할 필요가 없다. 시선이 마주쳤다. 한 명은 화를 누르고 있고 한 명은 웃으며 협박하고 있다. 공기가 화약 냄새로 가득했다.결국 릴리가 먼저 타협했다. “정말로 걱정 되시면 저쪽 의자에 앉으셔서 회의를 지켜보세요.”“...”고정남은 옆에 좌석을 힐끗 보았다. 그것은 회장 비서의 자리였다.일반 프로젝트 회의 때는 비서가 회장 바로 옆에 앉아 있는다.하지만 이런 그룹 고위층 회의에서는 비서는 멀리 떨어져 지켜봐야 한다.이 계집애는 복수를 하는 것이다.방금 비서가 자기를 모욕한 것에 대한 복수다.비서더러 회의 내내 서서 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모두 릴리가 무슨 일을 말하는 건지 알고 있다.원래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릴리의 계정을 받아서 삭제해야 될 것들을 삭제하고 릴리의 대외 이미지를 보호하면 됐다. 그런 다음 공식적으로 해명하면 여론몰이도 쉽게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가장 어리석은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릴리의 모든 계정 내용을 삭제해 버린 것이다.이 행동은 릴리를 완전히 화나게 했다.그래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그들의 잘못이지만 주주들은 릴리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릴리를 비판했다.“계정을 전부 삭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결국 네가 철이 없어서...”“닥쳐요! 제가 당신한테 물었나요?”릴리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 늙은 이사를 힐끗 쳐다보았다.그 이사는 릴리의 눈빛에 순간 겁을 먹고는 바로 얼굴을 찡그렸다. “너, 너 건방지게 굴지 말아라! 계집애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고. 이제는 말도 못 하게 하는 거냐?”“그러니까 말이야. 너무 버릇이 없어. 예의범절은 배우지를 못했나?”“그룹 내에서는 몰라도 대중 앞에서까지 망언을 하다니. 창피해서 원.”“...”늙은 이사들은 또다시 나이로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릴리는 좌석에 기대어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그들은 불만과 질책이 늘어놓으면 릴리의 기를 좀 눌러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릴리가 이런 태도로 그들을 지켜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알 수 없는 릴리의 눈빛에 그들은 당황했고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얘기가 끝났나요?”릴리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훑어보았다. 모두들 침묵하며 릴리가 무슨 말을 할 지 기다렸다.“아버지,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실 때 다들 이렇게 건방지게 굴었나요?”릴리는 고정남에게 물었다. “아니면 저는 이 자리에 앉아도 직원들의 잘못을 물을 자격이 없는 건가요? 당신들은 도대체 회장이 필요한 거예요? 아니면 가정교육이 잘 된 꼭두각시가 필요한 거예요? 만약 답이 후자라면,
홍보팀 본부장은 자신이 호명된 것을 듣고 얼른 사실대로 말했다.“하지만 저희는 이 계정을 없애라고 지시받았습니다.”“그래요?”“원래는 공지를 올리고 난 다음 사장님의 이미지에 안 좋은 내용들을 하나씩 삭제하려고 했는데...”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난처한 듯 옆에 있던 양율을 쳐다보았다.릴리가 이 얘기를 꺼냈을 때 양율은 이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머리를 다 굴린 상태였다. 예상했던 상황이라 양율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양율이 이어서 말했다. “이번 일은 제 불찰입니다. 계정을 저희에게 맡기셔서 이 계정은 포기하신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올리신 내용들은...”양율은 얼굴에는 얕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말투는 공손했다.“남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삭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어쩌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는지.’릴리는 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고정남을 돌아보았다.고정남은 이런 장면에 익숙하다는 듯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게다가 자기의 옛 비서의 행동에도 꽤 만족하는 모양이었다...“사실상 삭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사장님의 계정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 후 바로 공지를 올리면 이 계확은 매우 성공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방안은 그대로 중단됐습니다.”그는 원망스럽다는 말투로 해명했다.릴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계획에 실패한 것이다.이사들이 릴리를 철이 없다며 나무라고 함부로 끼어들어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그들은 한바탕 호통을 맞은 뒤 몇 분간 잠잠해 있다가 지금 같은 상황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그들은 또다시 릴리를 비판했다. “우리도 당신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습관이 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처럼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당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고성그룹의 이미지를 대표합니다!”“당신이 충동적이고 철이 없어서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겁니다.”“...”릴리는 시선을 돌려 가장 가까이 앉아 있는 충동적이고 철이 없다고
양율은 안색이 유난히 나빠졌다.그는 옆에 있던 고정남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정남이 무표정한 얼굴로 도와주려는 기색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전에 고정남은 릴리의 의견은 상관없이 그가 독단적으로 결정해도 된다고 했었다.그는 릴리의 말을 부인할 절대적인 권리가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양율을 도와줄 기색이 눈곱만치도 없어 보였다. 양율은 고정남이 당최 이해가 안 갔다! 몇 초 후 양율은 마음을 가다듬고 변명하려고 했다.“이번 일은...”“됐습니다. 실수를 저질렀으면 사과하면 될 것을 계속 변명만 하고 계시네요. 저는 당신이 아버지 곁에 오래 계셨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시네요!”릴리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런 사람은 저도 더 이상 쓸 수 없습니다. 재무팀에 가서 월급을 정산하고 이만 나가세요.”양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뭐라고요?”“왜요? 이제는 사람 말도 못 알아듣습니까?”양율의 놀란 얼굴을 릴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보았다.“저를 해고하는 겁니까?”“역시 나이가 들어서 반응력도 많이 느려지셨네요. 저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은 아닙니다. 당신이 고성그룹을 위해 이렇게 오랫동안 일한 노고를 생각해서 이번 업무 소홀로 인한 피해는 당분간 추궁하지 않겠습니다.”“...”양율은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완전한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그는 릴리가 이런 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해고?고성그룹에서 양율의 직책은 매우 중요하다.고정남이 그에게 불만이 있어도 기껏해야 훈계 몇 마디일 뿐 감히 해고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어쨌든 회장 비서라는 자리는 보통 직원이 대신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특히 지금의 고성그룹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과연 고정남은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이게 무슨 소리냐! 사장 비서 자리가 네가 함부로 장난칠 수 있는 자리 같으냐?”
그녀는 직접 찾아온 손님에게 미움을 살만큼 대담하지 않다.고위층 사람이 끊임없이 교체되고 회사 내부가 변화무쌍한 상황에 그들은 더욱 본분을 다해야 한다. 어느 누구의 미움을 사도 유리할 게 없다.“마침 오셨네요.”릴리는 일어서서 켈슨에게 말했다.“가요. 새 직장 동료를 소개시켜 드릴게요.”켈슨은 눈썹을 찡긋했다. “좋아요. 제 영광입니다.”“별일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은 나중에 처리하겠습니다. 홍보팀은 잠시 후 회의 때 새 동료 한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이 회의실을 나설 때까지 아무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방금 한 말은 무슨 뜻이지?’‘LK그룹의 임 비서?’‘LK그룹의 어느 비서가 고위층 회의 중에 소식을 전할 만큼 지위가 높지?’그리고 방금 대화를 기억하던 중 그들의 머릿속에는 약속이나 한 듯 한 사람이 떠올랐다...“육시준이 개인 비서를 보낸 건 아니겠죠?”“미쳤어? 가뜩이나 시끄러운 고성그룹에 자기 비서를 보낸다고?”“차라리 그룹 이름도 LK그룹으로 바꾸지 그래!”“그 임 비서의 스펙이라면 이 자리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이 객관적인 발언에 많은 이사들은 그를 째려보았다.그 사람은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회의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나가기 전에 양 비서를 보며 말없이 동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간 후 고정남은 비로소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업무에서 릴리를 주시하라고 했지 이렇게 제멋대로 결정하라고 하지는 않았소. 릴리의 물건을 건드리라고 하지도 않았고!”양율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일도 공적인 일입니다! 저는...”“당신이 릴리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하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오.”“...”양율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매우 불편했다.그는 회장의 뜻에 따라 일을 처리했고 회장이 찬성하고 지지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장실.릴리는 임강준을 소파에 앉히고 직접 커피 두 잔을 따라왔다. 확실히 VIP 대접이다.곧 두 사람은 마주 앉아서 서로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릴리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당신이 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임강준도 공손한 말투로 감탄했다. “제가 올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어제 오후만 해도 그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처리하고 오늘의 출장을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했었다.그런데 저녁에 육시준에게 걸려 온 전화 한 통으로 그는 잘렸다.이 아둔한 상사.여자에게 현혹당한 것이 틀림없다...“언니가 든든한 비서 한 분 찾아주겠다고 했었어요! 당신을 보자마자 저는 생각했죠. 우리 언니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릴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숭배를 표시했다.임강준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은 확실히 애들은 속이지 않으시죠.”그녀는 그저 불쌍한 직원들을 속일 뿐이다.‘정말 너무해요.’“저도 언니와 동갑이니 표현에 신경을 써주세요.”릴리는 1초 만에 진지해졌다.임강준 역시 부당함을 깨닫고 말을 바꾸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만 믿고 잘난 척을 했네요.”릴리는 더욱 만족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것이야말로 일등 비서다운 모습이지.’1초 만에 자기의 위치를 파악하는 모습. 릴리가 방금 마주한 사람들이야말로 정말로 꼰대 짓을 하는 사람들이다.릴리는 임강준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받아들인 이상 전문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것이다.그래서 릴리는 아낌없이 그에게 위로 겸 칭찬을 퍼부었다. “저에게로 온 것이 어려운 결정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아닙니다, 둘째 아가씨.”“네? 상관없으신가요?”“음... 솔직히 조금 있긴 한데 참을 수 있습니다.”“...”릴리는 그의 이런 모습이 웃겼다.예전에는 많이 접하지 못해서 몰랐는데 꽤 재밌는 사람이다. “안심하세요! 이 기간만 버티면 제가 새로운 사람을 키워서 비서 자리를 맡게 할게요. 그럼 당신은 그룹으로 돌아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