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없어졌어요?”강유리가 대답했다. “네 계정에 내용들 말이야. 전부 삭제됐는데? 너무 아쉽다. 꽤 재밌었는데!”“...”릴리가 계정을 열어보니 역시나 전부 삭제된 상태였다.‘이 자식들이, 내 말은 귓등으로 듣는 건가?’바로 이때 회장 비서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죄송합니다, 둘째 아가씨. 후에 온 메시지를 못 봐서 전부 삭제해 버렸습니다.】공사 구분 철저하게 할 것 같은 무뚝뚝하고 당당한 말투에서는 일말의 미안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릴리가 문자를 보내서 예의상 답장을 보내온 것뿐일 테다. 【홍보팀에서 상의한 결과 이 계정은 공식 계정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바로 인증을 취소하고 공식 계정을 다시 신청해 드리겠습니다.】‘제기랄, 계정은 이미 텅텅 비었는데 인증을 취소하겠다고?’‘그럼 이 계정은 완전히 폐기된 거 아니야?’왜인지 모르게 릴리는 이 행동이 복수처럼 느껴졌다.이 오래된 홍보팀과 회장 비서는 강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우리가 당신을 위해 일해주는 걸 영광으로 알아. 함부로 하면 우리는 즉시 당신 계정을 삭제하고 인증을 취소할 수 있어.”라고 하는 듯한 느낌을 릴리는 받았다. “언니, 고성그룹 사람들이 지금 저한테 도발하는 것 같은데요?”릴리는 텅 빈 계정을 보며 말했다.전화기 너머의 강유리가 대답했다. “자신감을 가져. 이건 도발이 맞아.”“고우신이 주말에 저녁 식사를 하자고 초대해서 식사 후에 그룹에 언제 돌아갈지 결정하려고 했는데... 방금 생각을 바꿨어요.”“도와줄까?”“능력 있고 믿음직한 비서 한 명 보내줄 수 있어요?”릴리는 그동안 고성그룹의 고위층을 위주로 믿을 만한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었다.그래서 이제는 서서히 고성그룹의 실권을 장악하게 됐다.그런데 고위층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비서 같은 주위 사람은 잊어버렸다.고정남의 옛 비서는 줄곧 릴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늘 말투가 괴팍하거나 싸늘했다.심지어 릴리의 편을 들지 않기도 했었다.릴리는 그에게
하지만 릴리의 현재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만능 인재는 몇 명 되지 않는다...한참 생각하더니 강유리는 하석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 비서였던 하석훈은 지금 지사에서 대표 자리를 맡고 있다. 그는 강유리와 함께 홀몸으로 귀국하여 많은 사람들의 반대 속에서 유강그룹의 주식을 되찾아 주었었다. 강유리는 하석훈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하석훈은 강유리의 계획을 듣고는 잠시 침묵했다. “저는 지금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서 가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고성그룹의 상황은 과거 유강그룹 때보다 백배는 더 어렵습니다. 매우 전문적인 사람이 필요합니다.”강유리는 입술을 오므리고 침묵을 지켰다.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관해서는 강유리도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저한테 두 명의 후보가 있습니다.”하석훈이 귀띔했다.“예를 들자면?”“고성그룹의 현재 상황은 둘째 아가씨가 명분만 있고 실권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자기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은 맞지만 그 자리가 비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홍보팀에도 빈자리가 있으니 함께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지금 고성그룹이 가장 골치 아파하는 일이 언론 통제인데 이 방면으로는 여한영 본부장을 따라갈 사람이 없죠.”“물론 사장님보다는 못하지만요.”“...”‘정말 고맙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제 칭찬을 빠뜨리지 않으시고.’“게다가 여한영 본부장은 의리가 있습니다. 일단 이 자리를 꿰차게 한 후 릴리 아가씨와 협조하여 여론몰이를 하면 고성그룹의 물갈이도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강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른 한 명은요?”하석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분은 확실히 만능 인재기는 하지만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장님한테는 식은 죽 먹기일 거에요.”“???”...릴리는 전화를 끊고 즉시 비서에게 문자를 보냈다.【인증 취소하지 마세요. 재신청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하지만 비서는 못 본 척 답장을하지 않
인터넷상의 언론은 두 갈래로 엇갈렸다.대부분 사람은 릴리를 지지하고 고성그룹을 비난했다.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릴리의 행동은 분풀이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어떤 이익도 얻을 수 없다고 객관적으로 분석했다.그리고 어떤 네티즌들은 이 문장도 삭제될 것이라고 추측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태는 점점 더 커져갔고 구경꾼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고성그룹도 시도는 해봤다.그들은 문장을 삭제하려고 했지만 비밀번호가 이미 변경되었음을 발견했다.신고해서 없애 보려고도 했지만 플랫폼에서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신고를 기각했다.그들은 이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네티즌들은 모두 릴리가 피해자인데 목소리를 낼 권리도 없냐며 그녀를 동정하고 있다. 개인이 그룹과 대항하는 건 틀림없이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릴리의 배후에는 육시준이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고성그룹은 한때는 빛났을지 모르지만 그동안의 상황으로 보면 내부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제 코가 석 자면서 마지막으로 발버둥 치는 건가?발버둥 치는 건 상관없는데 다른 사람은 끌어들이지 맙시다. 모두들 구경하고 싶을 뿐 총알받이가 되고 싶지는 않다...#강릴리 고성그룹과 정면 승부#이 검색어는 밤새 실검에 걸려있었다.사람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늘어갔다. 이튿날 아침.고정남은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이 사건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논의한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단 한 가지 방안만 있다. 바로 릴리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게 하는 것이다.릴리가 직접 말해야만 그룹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그러게 릴리 심기를 왜 건드려! 누가 릴리 계정을 찾아서 내용을 삭제한 거야?”고정남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어젯밤 그는 밤새 릴리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릴리는 짜증이 났는지 바로 그를 차단해 버렸다.나중에는 고우신마저도 차단해 버렸다.지금 엉망진창이 된 상황을 보면서 고정남은 참지 못하고 불평을 쏟아냈다.홍보팀 본부장이 작게 말했다. “릴리 아가씨께서 직접
릴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기자들은 릴리를 본 순간 벌떼처럼 몰려들었다.“릴리 씨,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들이 사실인가요?”“부상이 낫자마자 바로 그룹에 오셨는데 정의를 되찾으러 온 건가요?”“네티즌들은 릴리 씨가 끝까지 고성그룹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맞습니까?”“...”차 앞에 선 릴리의 눈꼬리가 선글라스 속에서 움찔거렸다.‘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지 그래?’‘이게 인터뷰야 아수라장이야?’이번에 고성그룹이 망한다면 틀림없이 이 기자들 몫도 있을 것이다...옆에 서 있던 키 큰 사람이 다가오더니 손쉽게 기자들에게서 릴리를 보호했다. 그는 몰려오는 기자들을 한 손으로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릴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죄송합니다. 좀 비켜주세요.”어설픈 한국어에 현장은 몇 초 동안 침묵했다.셔터 소리가 찰칵찰칵 들려왔다.눈치 빠른 기자가 그를 알아봤다. “유명 글로벌 기업인 MG그룹의 전 대표 아니야?”몇 년 전 MG그룹 대표 자리를 그만뒀을 때 연수를 갔네 가업을 물려받았네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했었다.몇 달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니 여기에 나타났다고?릴리는 기자들이 조용한 틈을 타서 온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인터넷상의 소식은 당연히 사실입니다. 어제 화가 나서 추태를 부리고 여러분의 심려를 끼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성그룹이 저를 존중한다고 믿습니다. 어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분명 누군가의 실수겠죠?”“오늘 여기에 온 것은 사실을 확인하는 김에 실수한 사람도 밝혀내려고 온 것입니다.”“구체적인 상황은 실시간으로 공식 블로그에 올릴 테니 제 유일한 계정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이 몇 마디를 남기고 릴리는 켈슨의 보호를 받으며 회사로 들어갔다.기자들은 잠시 마음이 복잡했다.릴리는 너무 예쁘고 단정했다.대범하고 우아했다.온라인상에서 비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였다.도대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정체가 탄로 나고도 계속 연기할 수 있
릴리가 회의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모두 와있는 상태였다.맨 앞에는 고정남이 앉아 있었다.회장님이 와있으니 사람이 다 모여있지. “제가 발표할 일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아시고 모두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어요?”릴리는 천천히 말하며 고정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리고 고정남의 옆에 서서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새로 영입한 대표를 소개합니다.”회의실은 조용했다.박수치는 사람도 소리를 내는 사람도 없었다.릴리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눈빛은 분노와 불만, 비아냥으로 가득했다.좋게 보는 시선은 하나도 없었다. 쥐 죽은 듯한 고요에 릴리는 왠지 민망했다...켈슨이 오기 전에 이미 예상을 했는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자기절로 박수를 치고 유창한 영어로 자기소개를 했다.릴리도 그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반응이 없어 릴리는 양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회장 비서에게 화풀이했다.“지금 자리가 마음에 안 드시나 보네요?”양율은 싸늘하게 릴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불똥이 자기에게 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저는...”“사람이 왔는데 좌석도 추가하지 않나요?”릴리가 그의 말을 끊었다.“...”양율도 한동안 릴리와 함께 일을 했었다. 제일 처음 그의 면전에서 문서를 훑어본 다음 문서를 바닥에 내던지며 상황 파악을 하라고 위협한 이후로는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릴리는 눈감아 주었다.지금까지 그에게 한 번도 눈치를 준 적이 없다.지금처럼 면전에 대고 구박한 적은 더더욱 없다...양율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고정남을 바라봤다.그는 어쨌든 고정남의 사람이다. 그의 체면을 구기면 고정남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도 같다. 고정남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다가 문득 릴리의 뜻을 깨달았다.그는 아무 말도 없이 릴리가 트집을 잡도록 내버려두었다.양율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결국 좌석을 추가하러 갔다.그는 고성그룹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면서 고정남 말고 누구의 눈치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지금
고정남은 릴리에게 이런 것을 가르친 적이 없다.그러니 릴리가 말한‘아버지’는 분명 그가 아니다.어느 아버지가 도대체 뭘 어떻게 가르쳤는지 고정남은 지켜보려 했다.“자,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아버지, 이제 돌아가세요. 여기는 제가 맡을게요!”릴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고정남에게 말했다.말하는 동시에 릴리는 고정남의 자리를 툭툭 치며 자리를 비켜달라는 손짓을 했다.“...”켈슨은 괜한 걱정을 했다.이 아가씨는 똑똑하기 그지없다.고정남은 냉담한 시선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슨 뜻이지?”릴리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뜻이라니요?”“...”그는 릴리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자기를 쫓아내는 거냐고 따질 수는 없다. 이미 주식 양도서에 서명을 해서 릴리는 현재 그룹의 최고 이사가 맞다. 반대로 그는 퇴임한 사람이고 이곳에 앉아 있는 것은 확실히 적합하지 않다...진짜 간다고?그러기에는 분노를 도저히 삼킬 수가 없다!릴리가 큰 사고를 쳐서 고정남이 수습하기 위해 주최한 회의인데 이제 와서 쫓겨난다고?“아이고, 걱정되는 건 알지만 평생 제 옆에 있으실 수도 없잖아요? 사람들이‘파파걸’이라고 비웃어요. 이러실 거면 저를 왜 최고 이사로 취임시키셨어요!”릴리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위협적인 말을 내뱉었다.맞다, 실권이 없다면 최고 이사를 할 필요가 없다. 시선이 마주쳤다. 한 명은 화를 누르고 있고 한 명은 웃으며 협박하고 있다. 공기가 화약 냄새로 가득했다.결국 릴리가 먼저 타협했다. “정말로 걱정 되시면 저쪽 의자에 앉으셔서 회의를 지켜보세요.”“...”고정남은 옆에 좌석을 힐끗 보았다. 그것은 회장 비서의 자리였다.일반 프로젝트 회의 때는 비서가 회장 바로 옆에 앉아 있는다.하지만 이런 그룹 고위층 회의에서는 비서는 멀리 떨어져 지켜봐야 한다.이 계집애는 복수를 하는 것이다.방금 비서가 자기를 모욕한 것에 대한 복수다.비서더러 회의 내내 서서 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모두 릴리가 무슨 일을 말하는 건지 알고 있다.원래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릴리의 계정을 받아서 삭제해야 될 것들을 삭제하고 릴리의 대외 이미지를 보호하면 됐다. 그런 다음 공식적으로 해명하면 여론몰이도 쉽게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들은 가장 어리석은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릴리의 모든 계정 내용을 삭제해 버린 것이다.이 행동은 릴리를 완전히 화나게 했다.그래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그들의 잘못이지만 주주들은 릴리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릴리를 비판했다.“계정을 전부 삭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결국 네가 철이 없어서...”“닥쳐요! 제가 당신한테 물었나요?”릴리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 늙은 이사를 힐끗 쳐다보았다.그 이사는 릴리의 눈빛에 순간 겁을 먹고는 바로 얼굴을 찡그렸다. “너, 너 건방지게 굴지 말아라! 계집애 주제에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고. 이제는 말도 못 하게 하는 거냐?”“그러니까 말이야. 너무 버릇이 없어. 예의범절은 배우지를 못했나?”“그룹 내에서는 몰라도 대중 앞에서까지 망언을 하다니. 창피해서 원.”“...”늙은 이사들은 또다시 나이로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릴리는 좌석에 기대어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그들은 불만과 질책이 늘어놓으면 릴리의 기를 좀 눌러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릴리가 이런 태도로 그들을 지켜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알 수 없는 릴리의 눈빛에 그들은 당황했고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작아졌다...“얘기가 끝났나요?”릴리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훑어보았다. 모두들 침묵하며 릴리가 무슨 말을 할 지 기다렸다.“아버지, 아버지가 이 자리에 계실 때 다들 이렇게 건방지게 굴었나요?”릴리는 고정남에게 물었다. “아니면 저는 이 자리에 앉아도 직원들의 잘못을 물을 자격이 없는 건가요? 당신들은 도대체 회장이 필요한 거예요? 아니면 가정교육이 잘 된 꼭두각시가 필요한 거예요? 만약 답이 후자라면,
홍보팀 본부장은 자신이 호명된 것을 듣고 얼른 사실대로 말했다.“하지만 저희는 이 계정을 없애라고 지시받았습니다.”“그래요?”“원래는 공지를 올리고 난 다음 사장님의 이미지에 안 좋은 내용들을 하나씩 삭제하려고 했는데...”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난처한 듯 옆에 있던 양율을 쳐다보았다.릴리가 이 얘기를 꺼냈을 때 양율은 이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머리를 다 굴린 상태였다. 예상했던 상황이라 양율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양율이 이어서 말했다. “이번 일은 제 불찰입니다. 계정을 저희에게 맡기셔서 이 계정은 포기하신 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올리신 내용들은...”양율은 얼굴에는 얕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말투는 공손했다.“남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삭제하라고 지시했습니다.”“...”‘어쩌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는지.’릴리는 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고정남을 돌아보았다.고정남은 이런 장면에 익숙하다는 듯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게다가 자기의 옛 비서의 행동에도 꽤 만족하는 모양이었다...“사실상 삭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사장님의 계정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 후 바로 공지를 올리면 이 계확은 매우 성공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방안은 그대로 중단됐습니다.”그는 원망스럽다는 말투로 해명했다.릴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계획에 실패한 것이다.이사들이 릴리를 철이 없다며 나무라고 함부로 끼어들어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그들은 한바탕 호통을 맞은 뒤 몇 분간 잠잠해 있다가 지금 같은 상황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그들은 또다시 릴리를 비판했다. “우리도 당신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습관이 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처럼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당신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고성그룹의 이미지를 대표합니다!”“당신이 충동적이고 철이 없어서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겁니다.”“...”릴리는 시선을 돌려 가장 가까이 앉아 있는 충동적이고 철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