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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단지 검사 결과 하나로 배준우는 이제 진씨 가문 전체를 의심하고 있었다.

배준우는 진정훈의 화가 잔딱 난 모습을 보면서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가서 조사해 봐. 배후에 있는 사람은 샘플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면서 결과를 조작했네. 정말 많이 당황했나 봐.”

진정훈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배준우는 진정훈과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그냥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너무 아름다운 외모 아래에는 항상 날라 운 비밀이 숨겨져 있는 법이야.”

배준우는 말을 마친 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배준우는 잊지 않고 경비원에게 전화를 걸어 진정훈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진정훈은 이 순간 더 이상 동영그룹 안으로 쫓아가서 고은영을 만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배준우의 말을 듣고서는 온몸에 피가 거꾸로 흐르는 느낌이 들며 머릿속이 하얘졌다.

진정훈은 누군가 조작을 했다는 것은 믿지 않았지만 그 샘플을 집으로 가져갔을 때 상황을 떠올려봤다.

가장 처음 이 사실을 안 사람은 그의 할머니였다.

당시 진정훈은 할머니에게 말했다.

“여동생하고 관련된 샘플이에요. 만약 예상이 맞다면 이번에는 정말로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샘플 결과만 일치하면 동생을 바로 찾을 수 있어요.”

‘그때 할머니의 표정이 어땠지? 할머니가 뭐라고 했었는데?”

할머니는 진정훈에게 말했었다.

“그래? 정말 좋은 일이네.”

할머니는 얼굴에 얕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당시 진정훈은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오랫동안 잃어버린 손녀에 대한 할머니의 반응이 너무 평온했다.

진정훈은 누군가 조작을 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배준우가 샘플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고 누군가 당황해서 조작한 것 같다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진정훈은 머리가 얼얼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호흡이 점점 불안해지더니 결국 온몸이 자기도 모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진정훈은 이런 결과가 아니길 바랐지만 지금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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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정길순
계속해서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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