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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고은영은 이 돈을 기분 좋게 받았다.

고은영이 좋아하는 모습에 배준우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병원에서의 어두운 기운도 많이 사라졌다.

병원.

이미월과 량일은 제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배준우를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수없이 열리고 닫혔지만, 배준우의 모습은 도통 보이지가 않았다. 이미월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자, 량일은 재빨리 위로를 건넸다.

“거봐, 전에 천옥이가 말했었잖니, 걔가 보통 애가 아니라고. 네가 내 말을 곧이 듣지 않고 계속 외국에서 시간 낭비한 거야.”

이미월은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까 배준우 앞에서 보여준 여리고 연약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차갑고 오만한 모습뿐이었다. 이 모습을 보고 량일은 또 한마디 했다.

“걔들 결혼식 날도 얼마 안 남았어.”

결혼식?

결혼식이란 세글자가 이미월의 가슴을 더욱 세게 찔렀다. 이미월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예전에 제가 예술을 한다고 마음에 안 들어 하셨죠. 근데 지금은 웬 시골 계집애가 배 씨 가문 사모님 자리를 넘보고 있으니 더 안타까우시겠네요?”

“너...”

순간 량일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미월의 말도 틀린 건 없었다.

고은영이 나타나기 전까지 량천옥에게 이미월은 아무 쓸모도 없는 그저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배준우와 고은영의 사이가 점점 깊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이미월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고은영과 이미월 사이에서 굳이 선택한다면.... 당연히 이미월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월은 차가운 비웃음만 남기고 몸을 돌려 응급실 쪽으로 걸어갔다.

오만한 이미월의 뒷모습에 량일의 얼굴엔 음험한 기운이 드리웠다. 하지만 별말 않고 이미월의 뒤를 따라 응급실로 갔다. 량천옥이 혼자 응급실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이미월과 량일이 돌아오자 량천옥이 물었다.

“그 계집애 쫓아 보냈어?”

아까는 열심히 배항준의 곁을 지키느라 병실 문 앞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 배준우가 왔다 갔다는 것도 말이다. 지금 고은영을 쫓아 보냈는지에 대한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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