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7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었다.

고은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완벽하게 못 지웠다고? 너 원래 이런 거 처리 잘하는 애잖아..”

“지금 이런 말 다 소용없어. 나 진짜로 다 못 지웠다고!”

안지영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고은영의 얼굴도 잿더미처럼 창백했다.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정신을 잃기 직전의 상태였다.

안지영이 초조하게 말했다.

“어떡해, 이제 어떡해?”

“나도...”

고은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안지영의 초조한 모습에 고은영도 다리에 힘이 풀렸다. 고은영은 잠시 고민하다 이를 악물고 말했다.

“아니면 내가 지금 회사로 갈까?”

“네가 회사에 가서 뭐 하게?”

안지영은 어이가 없었다.

지금 진재한과 기성훈, 두 사람 다 회사에 가 있으니, 만약 영상이 복구되면, 고은영과 안지영이 끝이었다. 두 사람이 저지른 일이 까딱하면 만천하에 공개될 운명이었다.

고은영은 긴장한 말투로 한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만약 너한테 물어보면, 나 대신 뭐 가지러 갔다고 하면 되잖아. 내가 급한 일이 있어서.”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유였다.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네가 생각한 급한 일이 도대체 뭔데?”

안지영이 직설적으로 물었다.

고은영은 대답하지 못했다.

“......”

안지영이 고은영을 위해 배준우의 차를 부술만큼 급한일이 도대체 뭘까.

고은영이 또다시 말했다.

“내가 그날이라 실수로 차를 더럽혔다고 하면?”

안지영이 물었다.

“너 진심이야?”

“응. 그렇게 하자.”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말도 안 되는 핑계지만, 적어도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을 것이다. 고은영과 안지영은 그저 이 일이 빨리 지나기만 바라고 있다.

안지영이 말했다.

“그래 알겠어. 만약 물어보면 네가 시켜서 차를 부쉈다고 말할게.”

고은영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당장 말을 바꾸고 싶었지만, 안지영이 이미 전화를 끊은 상태였다.

안지영과의 통화 후 고은영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마음을 졸이며 배준우가 돌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