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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만약 지금 인정해버리면,고은영은 집과 모아둔 돈, 모두 다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근데 안지영의 대답이 더 끔찍했다.

“아무리 거짓말을 해야 한대도 아프다는 핑계는 대지 말았어야지. 네가 아프다고 하면 대표님이 가장 최고의 의사를 불러서 널 치료해 줄 게 뻔하잖아. 너 임신한 거 들켜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고은영은 머리가 진짜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렇다!

만약 진짜 의사를 부르면? 바로 들켜버릴 게 뻔하잖아.

고은영은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나도 다른 핑곗거리가 생각이 안 났서 어쩔수가 없었어..”

그 두려운 상황에서 더 좋은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안지영이 소리 질렀다.

”너 진짜!”

이제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고은영도 덩달아 소리 질렀다.

“그럼, 어떡해 이제!”

“가서 다 인정해!”

안지영은 더 이상 거짓말하기 싫었다.

계속 이러다간 매일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항상 불안에 떨며 살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배준우가 남성의 일을 순순히 넘어갈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조사해서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다.

이 생각을 하니, 안지영은 그냥 포기하고 싶었다.

고은영은 다급했다.

“안돼. 만약 내가 인정하면 대표님이....”

“그럼, 너가 알아서 해. 난 이제 안 도와줄거야!”

안지영은 포기했다.

고은영이 언제까지 버틸지 이젠 그녀 혼자의 일이 되었다.

버틸 때까지 버티든지, 아니면 그냥 운명에 맡기든지.

고은영은 간절했다.

“지영아...”

“위암 진단서는 구해줄게. 근데 이게 마지막이야.”

안지영은 이미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듯한 상태였다. 그 빌어먹을 거짓말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 안지영의 태도에 고은영은 더욱 긴장이 됐다.

사실 이전의 고은영 같으면 다 인정하고 홀가분해지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새로 산 집에 예쁜 커튼, 통장에 찍혀있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보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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