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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여리여리하고 연약해 보이는 그의 첫사랑, 고은영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그 눈빛.

고은영은 생각할수록 분했다.

배준우는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래도 고자질한 게 아니야?”

“진짜로 나한테 못되게 굴었다고요.”

고은영은 구시렁거렸다.

그녀의 말이 다 사실인데도 배준우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배준우가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다 맞아, 됐지?”

무슨 뜻이지?

마치 고집부리는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말투로 말이다. 사실이 뭐든 그다지 중요치 않은 듯한, 지금 배준우의 말투가 고은영에겐 그런 의미로 들렸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안아 차에 태웠다. 배준우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거라는 고은영의 예상과는 달리 배준우도 같이 차에 탔다.

고은영이 물었다.

“다시 안 가보세요...?”

“내가 갔으면 좋겠어?”

배준우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에 고은영은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배준우가 왜 항상 이런 차가운 모습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설령 회장님이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기 인생을 허비하면서까지 불행하게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친모와 자신의 관계처럼 말이다. 고은영은 친모의 얘기가 나올 때마다 화가 나는 것 외에는 평소에는 잘 먹고 잘 자고, 집도 장만하여 잘살고 있었다. 자신에게 안 좋은 영향만 끼치는 사람에게 영향받으며 불행하게 사는 게 싫었다.

배준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고은영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까 의사들이 엄청 많이 왔길래 상황이 좀 심각한 것 같아서요.”

배준우의 물음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은 단지 어떤 상황인지만 전달하고 갈지 말지는 배준우가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준우는 고은영의 우물쭈물한 태도에 코웃음치고는 나태웅에게 말했다.

“하원 별장으로 가.”

“네.”

나태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대로 차가 출발하자 고은영은 깜짝 놀랐다. 배준우가 아예 안 가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도대체 회장님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크면 이럴까? 하긴 량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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