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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도제훈은 주먹을 꽉 쥐고 나이에 맞지 않는 얼굴로 괴로워했다.

걔는 쓸모도 없고, 엄마를 보호할 능력이 없어서…….

빨리 크면 좋을 텐데…….

그는 중얼거리며 병실로 걸어갔다.

갑자기 멈췄다.

앞에 걸어가는 저 사람은 강현석 아닌가?

이 사람이 어떻게 병원을 찾아왔지?

근데 엄마 병실로 가는 것 같아.

설마, 엄마 병문안 온 건 아니겠지?

엄마랑 이 남자가 언제 이렇게 사이가 좋아졌어?

강현석은 긴 다리로 금방 도예나의 병실 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올 때 별생각이 없었지만, 병실 입구에 서니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자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 이렇게 불쑥 병문안을 오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는 건 그의 성격이 아니다.

그가 노크 할 때, 문이 살짝 열려 있어서. 문틈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도예나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침대에 반쯤 누워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미역같이 긴 머리카락이 목뒤로 흐트러져서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이는게, 마치 겨울 눈 같았다.

그녀의 웃음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성남 제일의 미인은 아파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구나

강현석은 이 사람이 이렇게 예쁘게 생겼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는 길쭉한 손을 뻗어 병실 문을 살짝 열었다.

그리고—

그는 양복을 입은 남자가 침대에 앉아 바나나 껍질을 벗겨 직접 도예나에게 먹여주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여자는 거리낌 없이 한 입 베어 물었다.

강현석의 차가운 눈빛이 극에 달했다.

도예나는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물고 삼키기도 전에 한기가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현석이 문 앞에서 있는 것을 보았다.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눈매의 그 모습은 지옥에서 내려온 저승사자와 같았다.

도예나는 목이 메었다.

“콜록콜록!”

그녀는 갑자기 목이 메어 기침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설민준은 얼른 등을 두드리면서 물을 건네주었다.

“나나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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