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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머리를 쓰다듬던 트레이북의 손이 뚝 멈춰 섰다.

방금 관계를 맺은 예나가 이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남편 얘기를 꺼내자, 그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그녀에게 남편이 있다는 걸 사실을 몰랐던 건 아니었으니.

이런 관계는 사실 그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자신이 유부녀와 애인 관계를 맺을 거라고 그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관계가 깊어지다가 그녀가 자기 남편을 찾아 훌쩍 떠나갈까 봐 걱정되었다.

자신이 그 사람보다 못난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 이야기를 꺼내는 그녀의 눈길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자기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다.

“제 남편은 당신과 비슷한 키와 몸무게를 가졌고요, 당신처럼 아랫배에 청색 태반이 있고, 둘의 목소리도 진짜 비슷해요…….”

예나가 말을 천천히 꺼내는데 베개 위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그녀가 손을 뻗어 핸드폰을 확인하자 아이들이 걸어온 영상 통화였다.

그녀는 깜짝 놀라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껴입고 핸드폰을 들고 욕실로 뛰어갔다.

이런 그녀의 모습에 트레이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나와 남편이 너무 닮아서 애인이 되려는 걸까?’

‘이유라면 그 하나뿐인 듯싶은데.’

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트레이북은 셔츠를 꺼내 입고 침대에 기댄 채로 말했다.

“들어오세요.”

한 무리 사람들이 들어왔다. 셋째 장로와 넷째 장로가 미소를 한가득 지으며 말했다.

“전에 가족을 찾아달라고 부탁하셨는데 드디어 찾았어요.”

트레이북의 눈길이 그들의 뒤로 향했다.

거의 60이 다 되어가는 남녀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걸어왔다…….

“우리 택이, 드디어 찾았어.”

부인이 눈물범벅으로 걸어와 트레이북의 손을 잡았다.

어르신도 슬픔에 가득 찬 표정으로 침대 옆에 다가가 말했다.

“네 이름은 최택이라고 한단다. 우리 유일한 아들이지. 반년 전에 실종되어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찾았는데 드디어 이렇게 만나는구나…….”

마음 아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도 트레이북은 아무런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최택이라는 이름도 이질감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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