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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이 국수의 맛은 삼키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 여동생은 어떻게 단숨에 반 그릇을 다 먹었을까?

그러나 이는 강현석 인생의 첫 작품이고 그들이 함께 완성한 것이라 적어도 체면을 세워주어야 했다.

그래서 도제훈은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두 아이가 국수에 몰두하는 것을 보고 강현석은 갑자기 큰 성취감을 느꼈다.

자기가 만든 걸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어주는 걸 보는 느낌이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국수를 한 입 먹고는 얼굴이 갑자기 굳었다.

이 맛은...

강 씨네 요리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이 두 아이는 어떻게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먹는 거지?

그는 입술을 감빨며 물었다.

“수아야, 제훈아, 너희들은 이 국수의 맛이 어떻다고 생각해?”

수아는 환하게 웃었고 도제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 국수를 끓인 사람치고는 아주 괜찮아요. 현석 아저씨, 고마워요.”

강현석의 마음이 또다시 따뜻해졌다.

그는 얇고 차가운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고개를 숙이고 별로 맛없는 국수를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국수를 다 먹은 그는 빈 그릇 세 개를 주방으로 가져가 깨끗이 씻고 소독했다.

그리고 도제훈은 수아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욕실에 가서 목욕시켰다.

강현석이 바쁘게 일을 마치고 나오니 도자기 인형 같은 수아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고, 도제훈은 수아의 머리를 닦아주고 있었다.

“내가 할게.”

강현석은 걸어가서 부드럽게 수아의 머리를 닦아 주었다.

수아는 소파에 기대어 때때로 두 눈을 치켜뜨고 강현석을 바라보았다.

도제훈은 소파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무릎 위에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동화책이었는데 그는 몇 페이지를 뒤로 넘기더니 말했다.

“수아야, 어제 들은 백설 공주를 다 읽었는데 오늘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

수아는 손을 내밀어 동화책을 가져가더니 다른 페이지를 넘기고 동화책을 강현석에게 건넸다.

강현석은 놀라며 말했다.

“현석 아저씨에게 읽어달라는 거야?”

“네!”

수아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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