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나는 당황스러움에 눈빛이 흔들렸다.강세윤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강씨 가문의 아이일 것으로 추측하긴 했었다.하지만 강현석의 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아이가 도제훈과 비슷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 네 살쯤 되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성남에 있을 때 강현석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어떻게 내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입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강현석은 도예나를 경고했다. "당신이 강씨 가문의 프라이버시를 누설했다는 것을 내가 알기라도 한다면 당신과 당신 딸 모두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도예나는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아무리 그녀를 위협해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남자, 도예나에게 소중한 도수아를 위협의 도구로 사용하다니!그녀는 눈을 치켜뜨며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강현석 씨, 아무리 강씨 가문이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대단한 집안이라 해도 내 딸을 건드린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죠."‘독설을 퍼붓는 거야, 누가 못해?’도예나는 차갑게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돌아섰다.강현석은 그녀의 모습이 모퉁이로 사라지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눈길을 돌렸다.그는 고개를 돌려 경호원 품에 안긴 강세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말해, 왜 여기까지 왔지?"집사가 강세윤이 사라졌다고 전했을 때 강현석이 얼마나 많은 식은땀을 흘렸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두 아들은 비록 그가 원해서 이 세상에 온 건 아니지만 이젠 그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만약 정말로 강세윤을 잃어버렸다면 평생 자기를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강세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세윤은 강씨 가문에서 지내고 싶지 않았다.아무 곳에서나 하루를 지낼지언정 그 집에서 단 1초라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네가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그 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어."강현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세윤은 고개를 치켜들고 고집스레 말했다. "나
도설혜를 향한 강현석의 눈빛은 차갑고 매정했다.만일 도설혜가 진심으로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도 아이들을 위해 그녀와 결혼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하지만!그는 종종 이 여자가 자기를 음산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만약 이 여자와 살게 된다면 아이의 성격은 보나 마나 더 괴팍하고 고집스러워질 것이다. 강현석은 5년 전에 왜 이런 여자와 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아이가 태어난 첫날 그를 찾아와 책임을 지라고 하는 걸 보면 아들을 통해 강씨 가문에 들어오려는 저의가 분명했다.그리고 그는 그 하룻밤을 위해 이 여자를 꼬박 8개월이나 찾아다녔다...도설혜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그날 밤 그는 절대 그 방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현석 씨, 나 세윤이 엄마예요,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모두 세윤이를 위한 거예요. 절대 다른 건 꿈도 꾸지 않아요...." 도설혜는 간절히 애원했다. "나에게 세윤이랑 같이 살 기회를 주면 안 돼요?"강현석은 담담히 말했다. "곧 튜터를 고용해 강세윤의 수업을 따로 진행할 테니 당신이 여기서 살긴 불편할 거야. 사람 부를게. 그들이 당신을 데려다줄 거야"말을 끝낸 강현석은 뒤돌아 서재로 들어갔다.큰 거실에 오직 도설혜 혼자 남았다.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강현석은 냉혈 했다. 강씨 집안에 아들 둘을 낳아준 도설혜에게 한 번도 마음을 준 적이 없었다.다른 방법이 있었더라면 도설혜도 이토록 애걸복걸하지 않았을 것이다.도설혜는 한숨을 크게 몰아쉬더니 일 때문에 해외로 나간 강세훈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세훈의 전화는 비서가 받았다. "도설혜 아가씨, 지금 큰 도련님이 회의 중이셔서 전화 받기 불편하니 4시간 후에 다시 걸어주세요."4시간 뒤면 새벽이다.다시 걸기는 개뿔!도설혜는 화가 나서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무슨 일을 해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걸 보니 이게 모두 틀림없이 도예나 그 천한 년이 돌아오면서 불운을 가져왔기 때문이야!어떤 대가를 치르더라
노부인의 눈에 비친 실망을 보면서 서슬기의 마음은 싸늘히 식었다.‘나야말로 친손녀인데, 내가 바로 서씨 가문 사람인데, 할머니는 왜 내 편을 들지 않는 거야!왜 서씨 가문의 사람인 내가 쫓겨나야 하냔 말이야!’서슬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 할머니, 만약 도예나를 꼭 지키셔야 하겠다면 앞으론 나라는 손녀는 없는 거로 치세요!""넌 이미 주씨 가문에 시집갔으니 주씨 가문 사모님이야. 앞으론 서씨 가문에 적게 들리거라." 노부인은 가차 없이 말했다. "사람을 불러오지 않고들 뭐 하는 거야. 어서 주씨 가문 사모님과 주씨 가문 도련님을 모셔다드리지 않고."서슬기는 기가 차서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방금 한 말은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전략에 불과했는데 노부인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서슬기는 오히려 뺨을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바로 이때, 서태형의 차가 정원에 멈추었다.서슬기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주태우를 끌고 달려갔다. "아빠, 할머니가 날 쫓아내려고 해요. 그리고 나한테 앞으론 서씨 가문엔 들리지 말래요...."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이내 눈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서태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도 이젠 스물여덟이야. 다 큰 애가 울긴 왜 울어? 네 할머니 말씀이 맞아. 너는 이미 주씨 가문 사람이야. 요즘 주씨 가문도 평안하지 않으니 너도 조용히 주씨 가문에 박혀있어. 요즘엔 서씨 가문에 자주 들리지 마."서슬기는 절망하며 뒤로 나자빠졌다.‘아빠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어!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의 고통을 토로하고 싶었지만 서태형은 서둘러 거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있는 도예나에게 물었다. "예나야, 서씨 그룹에서 네가 개발한 칩으로 새로운 샘플을 하나 만들었어. 한 번 회사로 가서 볼래?"그 샘플은 이전에 만들어진 완성품보다 효과가 더 놀라웠다!서태형뿐만 아니라 회사의 모든 직원도 놀랄 정도였다.제품이 아직 생산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모두들 이 제품이 출시만
도예나는 손에 든 빛나고 맑고 투명한 비취를 봤는데 딱 봐도 오랜 시간 전해져 내려온 좋은 물건이었다. 이 비취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물건으로 가치를 논할 수 없을 정도이다.그런데 노부인은 이런 비취를 도예나에게 선물로 주었다.도예나는 감동하며 말했다."외할머니, 고마워요."그녀는 조심스레 비취를 다시 박스에 넣고 다시 입을 열었다."외할머니, 내일 저녁 연회에 도씨 가문 사람들도 와요?"“도씨 가문 그 배은망덕한 놈들을 부르면 우리 서씨 가문이 더러워질 것이 아니냐?"외할머니는 노여워하며 말을 이어갔다."그들이 너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는데, 네가 빛나게 살수록 그들의 체면이 구겨지는 거야!"도예나는 외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마음속의 평온을 느꼈다.......어둠이 드리워지니 불빛이 밝아졌다.저녁 여덟 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서씨 가문 앞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줄을 지었다.서씨 가문은 성남에서 유명한 가문이라 상류층 귀부인들과 자제들은 대다수가 초대받았다.하지만 서씨 가문이 아무런 정보도 흘리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오늘 연회의 주제를 알 수 없었다.귀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샴페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오늘의 주인공은 위층 드레스룸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도예나는 네크라인에 카멜리아가 수놓아져 있는 클래식하고 우아한 흑녹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이 드레스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라인을 부각해 주었다.허리라인 아래의 치맛자락은 넓게 펼쳐져 있었다.그 치맛자락에는 무수한 카멜리아가 피어있었으며, 별처럼 빛나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불빛이 비치니 치마는 반짝반짝 눈부시게 났다.도예나도 빛나고 있었다.그녀는 빛나는 비취 귀걸이와 비취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이는 그녀의 드레스와 조화를 이뤄 미모를 더 빛나게 해주었다.서슬기는 문을 열고 들어와 아름답게 빛나는 도예나를 보게 되었다.그녀는 질투에 눈이 멀 것만 같았다.그녀의 가슴속에는 질투가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당장이라도 도예나의 치마를 찢어버리
도예나는 드레스를 털었다.그러더니 치맛자락에 있던 샴페인은 바닥으로 흘러 떨어졌다.드레스에서 한 방울의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날 질투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드레스를 방수 재질로 만들었어요."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물론, 언니가 날 질투할 리가 없죠. 실수로 그랬겠죠."서슬기는 얼굴이 푸르딩딩해졌다.‘무슨 드레스가 방수돼?’"누나, 소란 피울 거면 그냥 주씨 가문에 돌아가!"자리에 있던 서지우도 조금 전 상황을 다 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건 서슬기의 고의적인 행동이다.서지우는 서슬기의 이런 바보 같은 행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서슬기도 서지우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 편을 들어주는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화가 났지만 보는 눈이 많아 애써 화를 억눌렀다.도예나는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발랐고 그녀의 미모는 또 한 층 업그레이드되었다.그녀는 서지우 옆으로 가서 웃으며 말했다."오빠, 가요."서지우는 머리를 끄덕이며 같이 걸어 나갔다.그 시각, 연회에 참가한 손님은 모두 도착했다.서씨 가문의 연회장은 우아함과 럭셔리로 가득 찼다.모두 오늘 서씨 가문 연회의 주최 원인을 유추하고 있었다......이때, 떠들썩해진 입구 쪽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세상에나, 강씨 가문 사람도 왔어?""서씨 가문은 대체 뭐 하려고, 왜 강 대표까지 불렀지?""강 대표는 이런 연회에 잘 참석하지 않는데, 이번에 참석했다는 건 무조건 큰 사건이 있다는거야.""......"사람들의 의논 속에서 강현석은 천천히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는 더욱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으며, 그가 지나간 곳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워졌다."강현석, 적당히 해."손동원은 원망하면서 투덜거렸다."걸어 다니는 냉장고 같은 너랑 같이 있으니 나랑 말 거는 사람도 없어."강현석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꼭 나랑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너 아니었어?"이민성은 경멸하듯 말했다."손동원은 육씨 가문
오늘은 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식?서씨 가문은 성남에서 서열 10위안에 드는 가문으로 성남의 많은 귀부인은 서지우를 사윗감으로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대체 서씨 가문 도련님 서지우의 약혼녀로 된 행운아는 누구인가......거의 동시에 연회장의 모든 눈빛은 서지우 옆에 있는 여자한테로 쏠렸다.그리고 다들 숨을 한번 크게 들이켰다.너무 아름답다!어디서 온 미인인지, 어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그녀가 나타나자 연회장의 숙녀들은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다."세상에나, 서씨 가문 도련님은 대체 어디서 저렇게 예쁜 약혼녀를 찾으셨을까, 미모가 아주 출중하시네!""백옥같은 피부와 완벽한 몸매에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두근거려!""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녀가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랑 닮은 것 같은데, 둘 다 뛰어난 미모를 갖추었잖아.""도예나? 비록 그때 성남의 제일 미녀로 유명했지만 그래도 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녀보다는 못한 거 같아!"지금의 도예나는 4, 5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훨씬 더 예뻐졌다.4, 5년 전의 그녀는 18살로 순진무구하고 눈동자에는 미래에 대한 동경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세월의 흐름과 함께 현재 그녀의 눈동자에는 강인함과 평온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녀의 몸매는 예전보다 더 글래머스해졌고 우아한 아우라를 뽐내며, 웃을 때마다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어제 그 인어공주 아니야?!"손동원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민성은 얄밉게 웃으며 말했다."인어공주가 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녀가 되었네, 넌 안 되겠다."한편, 강현석의 얼굴은 더 차가워졌다.‘그럼, 내가 오해한 건가?저 여자 정말 의도적으로 나한테 접근한 거 아니야?’서씨 가문의 약혼녀!아주 좋아!강현석은 갑자기 분노가 올라와 손에 들고 있는 술잔을 꽉 잡았다.도예나는 서지우의 옆에 서서 미소를 띠고 있었다.그러나 불현듯,그녀는 예사롭지 않은 시선을 느끼게 되었다.강현석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기를 노려보고 있었다
4, 5년 전의 도예나 사건은 성남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당시 성남에서 유명한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의 성인식은 많은 사람의 부러움 속에서 아주 성대하게 열렸다.그러나 다음날,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의 원나잇 사건은 기자에게 사진까지 찍혔다.그 뒤로, 성남의 제일 손에 꼽히는 미녀의 이미지는 무너졌고, 성남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그러다 1년쯤 지났을까, 그녀가 대중들의 시선과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을 때, 도씨 가문에 화재가 발생했다.그리하여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 도예나의 죄악이 폭로되었다.18살에 원나잇을 즐기다 혼전임신으로 근본 없는 자식을 출산, 난산으로 인해 아이는 출산하자마자 사망...... 이에 앙심을 품고 집에 불을 지르고 강에 뛰어들어 자살......그 중에 한가지 사건만으로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는데,이 많은 일이 한 곳에 집중됐다는 것은 정말 이슈 중의 이슈였다.그 2, 3개월 동안 도예나라는 이름 세자는 무수한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차지했다.성남시 사람이라면 이 이름 세자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강현석도 거기에 포함된다.4년 전에 이 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켜, 이런 쪽에 관심이 없는 그도 이 소문을 전해 들었었다.그는 도무지 4년 전에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질받았던 그 여자와 현재 눈앞에서 빛나고 있는 이 여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연상할 수가 없었다."우리 진짜 만난 적이 있네......"손동원은 어안이 벙벙해하며 말했다."성남의 제일 미녀, 우리 엄마가 며느릿감으로 점 찍어둔 여자잖아?"이민성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때 그 일이 아니었다면, 도예나는 손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었겠지. 하지만 지금 너희 엄마는 이런 사건 사고가 많은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을걸?"손동원은 그를 힐끔 쳐다보고 말을 이었다."결혼한다는 말을 안 했어, 그냥 한번 놀아보는 거지.""네가 여기 온 이유가 육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이민성은 호의로
"그때 사건 사고가 그렇게 잦았고 스캔들도 많았는데, 이 많은 사람 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게 창피하지 않아요?"질문 하나하나가 아주 예리했다.하지만, 연회를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도예나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했었다.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없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 기회를 통해 마침 발표할 일이 있어요. 나 도예나는 비록 도씨지만 더는 도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예전에 찍힌 사진에 대해서는......"그녀는 말을 이었다."여기 계신 분들도 모두 교제하는 사람이나 약혼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돈을 좀 써서 파파라치를 고용하면 아마 6개월도 안 되는 사이 성남에 있는 언론사들의 뉴스에는 여러분들의 사진이 많이 실릴 거예요."그녀의 한마디에 현장에 있는 여자들의 얼굴은 모두 새파랗게 질려버렸다.다들 있는 집안 아가씨들로서 평소에도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연애하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다.지금 시대에 하룻밤은 사실 놀라울 일이 아니다.만약 작정을 하고 뒤를 밟는다면 그녀들도 한 번쯤은 찍힐 것이다.순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반격할 수가 없었다.손동원은 손에 든 술을 마셔버리고 말했다."말 빨 죽이네, 정말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어."강현석은 턱에 힘을 주었다.도예나는 비록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했지만, 이 또한 그녀에게도 영향을 주는 말이다.즉, 예전에 찍혔던 사진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다.‘그럼 저 여자 확실히 원나잇을 즐겼다는 거네......’강현석은 이유 없이 분노했다.그러다 다시 생각해 보니 합리적이었다.‘만약 남자랑 하룻밤을 지내지 않았으면 딸을 낳을 수가 없지!미쳤나 보다!이런 여자 때문에 내 기분에 영향을 주다니.’연회장에 더는 사람들의 왈가왈부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도예나는 한숨을 돌렸다.비록 이런 말을 마음에 두지는 않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의 공격을 다 받아들이는 건 힘든 일이다.그녀가 술잔을 들고 건배하려는 순간,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온라인 댓글 창에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쏟아냈다.빠르게 정신을 차린 진행자가 술렁이는 사람들의 반응에 말을 보탰다.“다들 잊으셨나요? 강연 님께서 또 좋은 소식도 전하겠다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집중했다.이어 사람들은 숨소리를 가다듬었고 강연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저와 전서안 씨는 멀지 않아 곧 결혼할 예정입니다!”“!!!”[와아아아! 이날만을 기다렸다고!][엉엉 우리 강전 커플이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고.][행복하세요! 두 사람 꼭 평생 행복해야 해요!]무대 아래 환호 소리가 이어지고 어느새 시상식 전체가 떠들썩하게 들려왔다.강연은 이 광경에 고개를 돌려 무대 뒤의 서안과 시선을 마주했다.드디어 결혼....9월 8일, 결혼에 적합한 어느 날.사회부, 경제부 기자는 물론 연예 기자까지 총출동했다.각종 포털에서 수아와 안택, 그리고 강연과 서안의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최고 재벌가인 강씨 가문의 두 공주님이 결혼하는 날, 더구나 결혼 상대 역시 만만치 않은 대단한 청년. 한국에 있어 수백 년 가도 한번 볼까 말까 한 성대한 구경거리였다.커다란 식장에 손님들로 붐비고 컬러 풍선이 이곳저곳에 날아다녔다. 꽃으로 뒤덮인 예식장과 레드카펫은 식장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졌다.강씨 가문, 전씨 가문, 그리고 안택의 가족 모두 유명한 가문이었으므로 상업게, 정치계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출동했다.그렇다 보니 경찰 인력도 많이 투입되어 치안을 유지했다.이번 결혼식에는 그 어떤 매체도 초대하지 않았고, 다만 직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그리고 주요 매체들과 협력해 다들 생중계를 퍼 나를 수 있도록 했다.그렇게 만인의 주목 아래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수아와 강연의 드레스는 F 국왕실 전용 재단사가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한땀 한땀 수놓은 것이었다.두 사람이 개인 헬기에서 내리고 결혼식장에 모습을
강씨 가문은 또 한 번 침묵에 빠졌다.세 언니 중 나이란은 이미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청아와 예은은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그러자 감동에 젖어있던 강씨 세 형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거야? 날 앞에 두고?’그러나 세 형제가 화를 낼 차례는 주어지지 않았다. 강현석이 몸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강현석은 앞으로 다가가 훌륭한 두 청년의 어깨를 두드렸다. 몇 년 사이 조금 늙어버린 강현석은 어느새 상권을 주름잡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앞으로, 내 보배 딸을 잘 부탁하네.”안택과 서안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두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현석은 이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새 도예나가 강현석의 옆자리를 지켰다.도예나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다 큰 자식들과, 대단한 두 사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하네.”그리고 도예나는 강현석의 손을 잡고 거실을 벗어나 자리를 비켜줬다.거실은 잠시 침묵하다가 격동의 비명이 들려왔다.“아아아 드디어 성공했어!”“축하해! 드디어 결혼하네.”“두 공주님이 왕자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보기 좋아.”강씨 가문에는 웃음소리가 이어졌다.2층 베란다에서.강현석은 집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도예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우리 아이들이 이제 다 컸네요.”...그리고 시상식은 예정대로 거행되었다.강연의 “아기” 사건으로 대부분의 매체가 시상식 앞을 채웠다. 게다가 인원을 계속 보충해 이 파격 소식을 맞을 준비를 했다.무대 위 강연이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그리고, 아주 중요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그 말이 들리고 인터넷은 아예 서버가 막혀버렸다.무대 아래 모든 배우와 매체, 그리고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식을 들으려고 했다.“강연 님! 드디어 전서안 씨와의 결혼 사식을 밝히려는 겁니까?”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의 기자가 앞으로 달려가지 못해 안달인 듯 외쳤다.“다들 급해
“아버님, 안녕하세요!”안택과 전서안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나이가 많은 안택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버님, 이건 제가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겁니다. 제 명하의 모든 재산, 가족 기업 주식, 부동산, 땅, 주식 등 모든 걸 수아의 이름으로 전환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목숨을 포함한 모든 것은 수아의 소유입니다.”그 말을 들은 수아가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다.모든 재산을 본인의 이름으로 돌리다니. 안택은 수아에게 단 한 번도 이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다만 묵묵히 행동으로 움직였다.“아버지...”수아가 강현석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느새 촉촉해졌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가족을 제외하고 수아를 위해 이렇게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오직 안택일 것이다.묵묵히, 그리고 뜨겁게. 겉이 아닌 깊숙이까지 수아를 사랑했다.세훈은 안택이 건넨 문서를 읽더니 다시 강현석에게 넘겼다.강현석은 몇 장 넘기다가 깊은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아무 말없이 수아를 다독이다가 안택을 향해 말했다.“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다네.”안택이 바로 대답했다.“편하게 말씀하세요.”“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자네의 사업과 내 딸을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질문을 들은 안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고민하지도 않고 답했다.“제 사업이 아니라, 제 목숨으로 수아의 목숨을 구한다고 해도 수아를 선택할 겁니다.”“그렇다면 자네 가문과 내 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강현석이 계속해서 물었다.“그래도 수아를 선택하겠습니다. 제 가문은 이미 수백 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충분히 많은 우수한 자녀가 가문을 이어받을 수 있고 제가 굳이 나설 일은 없습니다.”안택이 대답했다.“그렇다면, 자네 부모님과 가족은?”강현석이 안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천히 물었다.“자네 부모, 가족들과 수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그 물음에 안택이 잠시 침묵했다.진
동시에 제훈도 수아에게 문자를 보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 건 바로 옆 동네야.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계셨던거야.]...‘역시!’차가운 인상의 수아가 살기를 드러냈다.‘그래요, 아버지. 이번에는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요!’스타일링을 마친 강연이 시간을 확인하자 시상식과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30분 정도 남겼다.그리고 수아는 몰래 서안과 안택을 불러 아버지 강현석이 들어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그 옆에는 흥미진진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세훈 부부, 세윤 부부, 그리고 제훈 부부가 있었다.강씨 두 자매의 노력 아래 세 언니는 이미 제 편으로 만들었고 두 사람의 결혼을 응원했다.이어 세 언니를 편에 끌어들이고 나니 세 오빠도 한 편으로 되었다.강씨 자매는 정말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그러자 강현석과 도예나가 대문을 넘어서는 즉시 “포위” 당해버렸다.세 언니는 도예나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갔고, 강현석은 두 딸에 의해 양팔이 포위당한 채로 소파에 앉았다.세 아들은 각각 다른 퇴로를 맡고 강현석이 도망갈 수 없게 했다.이어지는 건 두 자매의 맹공격!“아버지! 우리 이제 다 컸으니 제발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그래요. 아버지! 우리가 보아 같은 귀여운 아이를 낳아 아이들이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고 싶지 않으세요?”“아버지, 계속 미루다가는 보배 딸들 다 늙어요!”두 딸의 이어지는 애교 세례에 강현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잠, 잠깐만!”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강현석이 물었다.“송이가 임신해 아기가 있다는 말은 대체 뭐냐?”수아와 강연이 눈을 마주했고 강연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지금은 없지만, 원하면 언제든지 생길 거예요!”강현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을 꺼낸 강현석이 기침을 연신 해댔다.“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수아는 미소를 지으며 위로했다.“이건 시작일뿐이에요. 동생에게 생길 거면 나도
직원의 목소리는 생방송을 타고 큰 파동을 일으켰다.[강연 여신님에게 아기가?][전서안이 아버지가 되는 거야?][거봐, 내 말이 맞잖아. 두 사람이 몰래 결혼했다니까?][두 사람의 결혼을 왜 생방송으로 틀지 않은 거야!!!]생방송 댓글이 뒤집어지고 있는 걸 강연은 전혀 알지 못했다.“우리 집 보배 아기니까 잘 부탁드려요.”댓글은 더 난리가 벌어졌다.[????][!!!!]각종 의문 기호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강연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댓글은 끝나지 않았다.네티즌들은 감동에 북받쳐했다.시상식 관계자가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가 초고속도로 상승 중이었다.클릭하면 팬들이 꺅 꺅-하며 환호하는 댓글이 넘쳤다.두 사람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좋은 감정을 이어가자,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팬들도 서서히 인정했다.그사이 강연의 성장은 아주 놀라웠다. “그 시절,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여자 신인상을 받더니 “스파이”를 통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했다.그 이후로 찍었던 영화도 모두 훌륭한 성적을 받아냈다.오늘 밤 시상식에서도 그중 한 영화로 상을 받기로 되어있었다.서안과 강연은 이제 신분이면 신분, 외모면 외모, 인품이면 인품, 경력이면 경력, 모든 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되었다.두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과거 이야기까지 전해 들은 후로는 두 커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이뤘다.그러니 오늘 이 깜짝 뉴스에 다들 격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었다.유독 전서안 본인과 강씨 가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심정이었다.수아 때문에 도피 중이었던 강현석이 가장 먼저 가족 톡방에 모습을 드러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강현석도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었다.[그 자식이 내 보배 딸을 임신시켜?][정말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한 일이지!]스타일링을 받던 강연은 미처 소식을 전해 받지 못했고 수아가 답장했다.[아빠, 휴가 중 아니었어요? 신호가 나빠서 연락
강현석은 여자는 안정된 직장이 있거나, 든든한 가족이 있다면 한평생 행복할 것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더구나 강현석은 절대 자신의 아이디가 아닌 아내 도예나의 핸드폰으로 그러한 글을 남겼다.그래서 초반에는 강씨 형제들이 어머니마저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움에 떨었었다.하지만 제훈이 아버지의 계정을 해킹해 글을 어머니의 아이디에 옮겨 전송한 것임을 알아냈다. 그제야 강씨 형제는 안심했다.장인어른이 사위를 어려워하는 건 당연했다. 그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 같은 이치였다.하지만, 이 집안에서는 아버지와 딸들의 투쟁으로 조금 바뀌었다.두 사람의 투쟁은 어느새 3년 가까이 이어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18살 소녀 강연은 21살 아리따운 여인이 되었다.아버지와의 오랜 투쟁 끝에 강연과 서안은 약혼식을 마쳤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되었다.그리고 세훈, 세윤, 제훈은 모두 결혼을 마쳤고 단란한 가정을 차렸다.세훈에게는 두 살배기 귀여운 아기도 생겼다.나이란도 임신했다. 어느새 막달에 진입한 나이란은 동그랗게 나온 배를 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아했고 세윤이 깜짝 놀라며 옆에 바짝 붙어 곁을 지켰다.제훈과 예은은 신혼여행을 떠났다. 예은은 아이보다는 사업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었다. 제훈도 아기 욕심이 급하지 않았으므로 두 사람은 다행히 의견 차이 없이 합의를 보았다.이제 수아만 남겨졌는데, 매일 오빠들과 동생을 보는 눈빛에 큰 원망이 담겨있었다.세 오빠는 결혼하고 동생도 약혼식을 올렸는데, 안택과 저만 덩그러니 남겨져 버렸다. 가장 빨리 청혼하고 모든 사람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으나 결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수아도 강연처럼 투쟁을 거쳐 약혼하려고 했으나 한번 당한 강현석이 또 당할 리가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다시 세계 여행을 떠난 뒤로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서 매번 오늘 같은 순간이 찾아오면 연주회 준비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괜찮아요. 전 늘 여기 있을 거예요.”안택이 수아를 다독였다. 수
이연수의 미소는 진심을 담았다.강연을 돕기로 마음먹었던 건, 강연이 실제로 좋은 사람이었던 이유가 있었고,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배역을 따내겠다는 그 모습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자신이 건넨 도움이 기회가 되어 돌아와 이연수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이연수의 말을 들은 강연도 마음이 따뜻해졌다.다들 연예계는 신경전이라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이곳에는 꿈을 좇는 이를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결국 모든 건 사람이 하기 나름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따뜻함과 진심이 있기 마련이었다.강연은 차근차근 촬영을 해나갔다.강씨 형제들의 연애도 순항 중이었다.세훈은 입이 귀에 걸린 채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송청아 역시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보이며 함께 상의하며 결정했다.둘의 공통된 의견은 결혼식은 성대할 필요가 없으며 따뜻하고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둘째 세윤은 아직 결혼할 “자격”이 없었으므로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요즘 새로운 취미인 맛집 탐방을 시작했다.나이란 역시 먹짱이었는데 세윤이 앞서 맛집을 개발하면 나이란과 함께 찾아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보름 안에 살이 3킬로나 쪄버리고 말았다.그러자 강연과 통화를 하거나 만날 때면 나이란은 항상 30분 동안 찡찡거렸다.“강연아!! 나 3킬로가 쪘다고! 다이어트 할 거야. 다시 안 먹어! 엉엉!”강연은 나이란의 다부진 몸매를 보며 웃음을 참았다.“아니야 어디 뺄 데가 있다고 그래? 우리 세윤 오빠는 딱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고.”“정말?”나이란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드러냈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강연은 드디어 조용한 대기실을 되찾을 수 있었고 대본을 읽으며 다음 촬영을 준비할 수 있었다.셋째 제훈은 열애 중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송예은을 찾아 데이트했다.송예은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촬영 장소를 찾아갔고, 선남선녀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시선을 끌었다.그러자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제
안티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인 배우 강연의 연기는 정말 그 캐릭터 본연의 매력을 연출했다. 자본을 쏟아부어 배역을 따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 스스로가 된 듯한 연기였다.초반에는 학생들과 두루 어울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소녀였지만, 적군에게 잡혀 처형장으로 나갈 때의 강렬한 정신과 격앙된 태도는 반전을 자아냈다. 백연주의 경험과 강연의 연기는 수많은 애국열사를 대표했다.강연은 선인들의 정신을 캐릭터에 쏟아부어 어리지만 용감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연기를 녹여냈다.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옅게 지어내는 미소... 그리고 총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쓰러져도 여전히 높은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는 태양.그 장면 속 강연의 미소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예고편을 모두 보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대단한 “백연주” 역을 강씨 가문 “공주님”인 강연이 맡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처음에는 경악하다가 이어 찬사가 이어졌다.강연은 정말 실력이 있는 배우였다. 이연수를 비롯한 배우들의 글도 모두 사실이었다.그들은 그제야 안티팬들의 선동에 넘어갔던 걸 깨달았다.진실이 드러나고 사람들은 강연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호감도 생겼다.[언니 연기는 정말 대단해요. 영원히 함께할게요!][언니 힘내세요! 차세대 연기 대상은 언니꺼에요!]...강연을 향한 찬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송 감독은 때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발사했다.“스파이” 공식 홈페이지에 오디션에서 “이가을” 연기한 강연의 촬영분이 공개되었다.이 오디션 영상의 공개는 온라인을 또 한 번 들끓게 했다.“백연주”를 통해 강연의 연기 재능을 미리 맛볼 수 있었는데 “이가을”처럼 복잡한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를 하자 네티즌들은 두손 두발을 모두 들게 되었다.[정말 무서운 연기 괴물이야!][역시 연기의 신 전서안이 마음에 둔 여자는 달라도 달라.]그렇게 온라인 소동은 막을 내렸다. 강연은 사람들의 호감도 사고 차세대 연기의 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강연은 빠르게 “스파
“뭔데? 무슨 반전?”송 감독이 재빠르게 물었다.“우리에게 편이 생겼어요!”“무슨 편?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네 편 내 편을 나눌 여유가 있는 거야?”송 감독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아니요! 이걸 좀 보세요!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강연 씨를 위해 해명하고 있어요! 우리가 섭외한 것도 아닌데 먼저 나선 거라고요!”“뭐라고?”송 감독이 바로 몸을 일으켰다.“줘 봐.”그러자 스태프가 빠르게 핸드폰을 건넸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있었다.[배우 이연수: 저는 강연 씨와 함께 촬영했었습니다. 강연 씨는 정말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절대 갑질한 적도 없으며 연기를 묵묵히 소화해 내는 천생 배우였어요. 이런 재능을 저희는 아주 부러워했는걸요.]그리고 이연수는 짧은 동영상을 함께 게재했는데 “그 시절, 우리는” 작품에서 강연의 촬영분이었다.“감독님, 이 여배우는 ‘그 시절, 우리는’ 작품의 배우인데요, 강연 씨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이분이 직접 나서자 적지 않은 배우들이 함께 참여했어요. 조연 배우들이라 주연 배우들만큼 임팩트가 큰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진실성 있게 다가간 것 같아요.”그건 사실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여론에 빨라 어느 유명한 배우가 이런 글을 남겼다면, 오히려 소속사에서 지시한 것이겠니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조연 배우, 스태프, 그리고 촬영 알바생들과 같은 사람들이 남긴 글은 진정성이 넘쳤다.더 중요한 건 그들이 던진 작은 돌멩이는 잔잔한 파도에 티 나지 않는 파울을 남겼고, 이는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 않았다.배우가 네티즌들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산 다음, 이제 주연 배우와 촬영팀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모든 건 걸쳐야 할 과정이 있는 법이었다.빠르게 읽어 내려간 송 감독의 표정이 밝아졌다.“휴, 드디어 목숨은 유지할 수 있게 되었어. 전서안 그 자식이 두려워서 어디 살 수 있겠나, 참.”“송 감독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해가 되지 않은 스태프가 되물었으나 송 감독은 수염을 내리쓰며 덤덤하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