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인의 눈에 비친 실망을 보면서 서슬기의 마음은 싸늘히 식었다.‘나야말로 친손녀인데, 내가 바로 서씨 가문 사람인데, 할머니는 왜 내 편을 들지 않는 거야!왜 서씨 가문의 사람인 내가 쫓겨나야 하냔 말이야!’서슬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 할머니, 만약 도예나를 꼭 지키셔야 하겠다면 앞으론 나라는 손녀는 없는 거로 치세요!""넌 이미 주씨 가문에 시집갔으니 주씨 가문 사모님이야. 앞으론 서씨 가문에 적게 들리거라." 노부인은 가차 없이 말했다. "사람을 불러오지 않고들 뭐 하는 거야. 어서 주씨 가문 사모님과 주씨 가문 도련님을 모셔다드리지 않고."서슬기는 기가 차서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방금 한 말은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전략에 불과했는데 노부인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서슬기는 오히려 뺨을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바로 이때, 서태형의 차가 정원에 멈추었다.서슬기는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주태우를 끌고 달려갔다. "아빠, 할머니가 날 쫓아내려고 해요. 그리고 나한테 앞으론 서씨 가문엔 들리지 말래요...."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이내 눈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서태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도 이젠 스물여덟이야. 다 큰 애가 울긴 왜 울어? 네 할머니 말씀이 맞아. 너는 이미 주씨 가문 사람이야. 요즘 주씨 가문도 평안하지 않으니 너도 조용히 주씨 가문에 박혀있어. 요즘엔 서씨 가문에 자주 들리지 마."서슬기는 절망하며 뒤로 나자빠졌다.‘아빠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어!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의 고통을 토로하고 싶었지만 서태형은 서둘러 거실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있는 도예나에게 물었다. "예나야, 서씨 그룹에서 네가 개발한 칩으로 새로운 샘플을 하나 만들었어. 한 번 회사로 가서 볼래?"그 샘플은 이전에 만들어진 완성품보다 효과가 더 놀라웠다!서태형뿐만 아니라 회사의 모든 직원도 놀랄 정도였다.제품이 아직 생산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모두들 이 제품이 출시만
도예나는 손에 든 빛나고 맑고 투명한 비취를 봤는데 딱 봐도 오랜 시간 전해져 내려온 좋은 물건이었다. 이 비취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물건으로 가치를 논할 수 없을 정도이다.그런데 노부인은 이런 비취를 도예나에게 선물로 주었다.도예나는 감동하며 말했다."외할머니, 고마워요."그녀는 조심스레 비취를 다시 박스에 넣고 다시 입을 열었다."외할머니, 내일 저녁 연회에 도씨 가문 사람들도 와요?"“도씨 가문 그 배은망덕한 놈들을 부르면 우리 서씨 가문이 더러워질 것이 아니냐?"외할머니는 노여워하며 말을 이어갔다."그들이 너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는데, 네가 빛나게 살수록 그들의 체면이 구겨지는 거야!"도예나는 외할머니의 손을 꼭 잡으며 마음속의 평온을 느꼈다.......어둠이 드리워지니 불빛이 밝아졌다.저녁 여덟 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서씨 가문 앞에는 고급 승용차들이 줄을 지었다.서씨 가문은 성남에서 유명한 가문이라 상류층 귀부인들과 자제들은 대다수가 초대받았다.하지만 서씨 가문이 아무런 정보도 흘리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오늘 연회의 주제를 알 수 없었다.귀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샴페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오늘의 주인공은 위층 드레스룸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도예나는 네크라인에 카멜리아가 수놓아져 있는 클래식하고 우아한 흑녹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이 드레스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라인을 부각해 주었다.허리라인 아래의 치맛자락은 넓게 펼쳐져 있었다.그 치맛자락에는 무수한 카멜리아가 피어있었으며, 별처럼 빛나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불빛이 비치니 치마는 반짝반짝 눈부시게 났다.도예나도 빛나고 있었다.그녀는 빛나는 비취 귀걸이와 비취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이는 그녀의 드레스와 조화를 이뤄 미모를 더 빛나게 해주었다.서슬기는 문을 열고 들어와 아름답게 빛나는 도예나를 보게 되었다.그녀는 질투에 눈이 멀 것만 같았다.그녀의 가슴속에는 질투가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당장이라도 도예나의 치마를 찢어버리
도예나는 드레스를 털었다.그러더니 치맛자락에 있던 샴페인은 바닥으로 흘러 떨어졌다.드레스에서 한 방울의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날 질투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드레스를 방수 재질로 만들었어요."도예나는 웃으며 말했다."물론, 언니가 날 질투할 리가 없죠. 실수로 그랬겠죠."서슬기는 얼굴이 푸르딩딩해졌다.‘무슨 드레스가 방수돼?’"누나, 소란 피울 거면 그냥 주씨 가문에 돌아가!"자리에 있던 서지우도 조금 전 상황을 다 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이건 서슬기의 고의적인 행동이다.서지우는 서슬기의 이런 바보 같은 행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서슬기도 서지우가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 편을 들어주는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화가 났지만 보는 눈이 많아 애써 화를 억눌렀다.도예나는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발랐고 그녀의 미모는 또 한 층 업그레이드되었다.그녀는 서지우 옆으로 가서 웃으며 말했다."오빠, 가요."서지우는 머리를 끄덕이며 같이 걸어 나갔다.그 시각, 연회에 참가한 손님은 모두 도착했다.서씨 가문의 연회장은 우아함과 럭셔리로 가득 찼다.모두 오늘 서씨 가문 연회의 주최 원인을 유추하고 있었다......이때, 떠들썩해진 입구 쪽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세상에나, 강씨 가문 사람도 왔어?""서씨 가문은 대체 뭐 하려고, 왜 강 대표까지 불렀지?""강 대표는 이런 연회에 잘 참석하지 않는데, 이번에 참석했다는 건 무조건 큰 사건이 있다는거야.""......"사람들의 의논 속에서 강현석은 천천히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검은색 정장을 입은 그는 더욱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으며, 그가 지나간 곳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워졌다."강현석, 적당히 해."손동원은 원망하면서 투덜거렸다."걸어 다니는 냉장고 같은 너랑 같이 있으니 나랑 말 거는 사람도 없어."강현석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꼭 나랑 같이 가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너 아니었어?"이민성은 경멸하듯 말했다."손동원은 육씨 가문
오늘은 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식?서씨 가문은 성남에서 서열 10위안에 드는 가문으로 성남의 많은 귀부인은 서지우를 사윗감으로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대체 서씨 가문 도련님 서지우의 약혼녀로 된 행운아는 누구인가......거의 동시에 연회장의 모든 눈빛은 서지우 옆에 있는 여자한테로 쏠렸다.그리고 다들 숨을 한번 크게 들이켰다.너무 아름답다!어디서 온 미인인지, 어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그녀가 나타나자 연회장의 숙녀들은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다."세상에나, 서씨 가문 도련님은 대체 어디서 저렇게 예쁜 약혼녀를 찾으셨을까, 미모가 아주 출중하시네!""백옥같은 피부와 완벽한 몸매에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두근거려!""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녀가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랑 닮은 것 같은데, 둘 다 뛰어난 미모를 갖추었잖아.""도예나? 비록 그때 성남의 제일 미녀로 유명했지만 그래도 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녀보다는 못한 거 같아!"지금의 도예나는 4, 5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훨씬 더 예뻐졌다.4, 5년 전의 그녀는 18살로 순진무구하고 눈동자에는 미래에 대한 동경과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세월의 흐름과 함께 현재 그녀의 눈동자에는 강인함과 평온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녀의 몸매는 예전보다 더 글래머스해졌고 우아한 아우라를 뽐내며, 웃을 때마다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어제 그 인어공주 아니야?!"손동원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민성은 얄밉게 웃으며 말했다."인어공주가 서씨 가문 도련님의 약혼녀가 되었네, 넌 안 되겠다."한편, 강현석의 얼굴은 더 차가워졌다.‘그럼, 내가 오해한 건가?저 여자 정말 의도적으로 나한테 접근한 거 아니야?’서씨 가문의 약혼녀!아주 좋아!강현석은 갑자기 분노가 올라와 손에 들고 있는 술잔을 꽉 잡았다.도예나는 서지우의 옆에 서서 미소를 띠고 있었다.그러나 불현듯,그녀는 예사롭지 않은 시선을 느끼게 되었다.강현석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기를 노려보고 있었다
4, 5년 전의 도예나 사건은 성남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당시 성남에서 유명한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의 성인식은 많은 사람의 부러움 속에서 아주 성대하게 열렸다.그러나 다음날,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의 원나잇 사건은 기자에게 사진까지 찍혔다.그 뒤로, 성남의 제일 손에 꼽히는 미녀의 이미지는 무너졌고, 성남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그러다 1년쯤 지났을까, 그녀가 대중들의 시선과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을 때, 도씨 가문에 화재가 발생했다.그리하여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 도예나의 죄악이 폭로되었다.18살에 원나잇을 즐기다 혼전임신으로 근본 없는 자식을 출산, 난산으로 인해 아이는 출산하자마자 사망...... 이에 앙심을 품고 집에 불을 지르고 강에 뛰어들어 자살......그 중에 한가지 사건만으로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는데,이 많은 일이 한 곳에 집중됐다는 것은 정말 이슈 중의 이슈였다.그 2, 3개월 동안 도예나라는 이름 세자는 무수한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차지했다.성남시 사람이라면 이 이름 세자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강현석도 거기에 포함된다.4년 전에 이 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켜, 이런 쪽에 관심이 없는 그도 이 소문을 전해 들었었다.그는 도무지 4년 전에 모든 사람에게 손가락질받았던 그 여자와 현재 눈앞에서 빛나고 있는 이 여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연상할 수가 없었다."우리 진짜 만난 적이 있네......"손동원은 어안이 벙벙해하며 말했다."성남의 제일 미녀, 우리 엄마가 며느릿감으로 점 찍어둔 여자잖아?"이민성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때 그 일이 아니었다면, 도예나는 손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었겠지. 하지만 지금 너희 엄마는 이런 사건 사고가 많은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을걸?"손동원은 그를 힐끔 쳐다보고 말을 이었다."결혼한다는 말을 안 했어, 그냥 한번 놀아보는 거지.""네가 여기 온 이유가 육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이민성은 호의로
"그때 사건 사고가 그렇게 잦았고 스캔들도 많았는데, 이 많은 사람 앞에 다시 나타난다는 게 창피하지 않아요?"질문 하나하나가 아주 예리했다.하지만, 연회를 참가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도예나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했었다.그녀는 당황한 기색이 없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 기회를 통해 마침 발표할 일이 있어요. 나 도예나는 비록 도씨지만 더는 도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예전에 찍힌 사진에 대해서는......"그녀는 말을 이었다."여기 계신 분들도 모두 교제하는 사람이나 약혼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돈을 좀 써서 파파라치를 고용하면 아마 6개월도 안 되는 사이 성남에 있는 언론사들의 뉴스에는 여러분들의 사진이 많이 실릴 거예요."그녀의 한마디에 현장에 있는 여자들의 얼굴은 모두 새파랗게 질려버렸다.다들 있는 집안 아가씨들로서 평소에도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연애하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다.지금 시대에 하룻밤은 사실 놀라울 일이 아니다.만약 작정을 하고 뒤를 밟는다면 그녀들도 한 번쯤은 찍힐 것이다.순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반격할 수가 없었다.손동원은 손에 든 술을 마셔버리고 말했다."말 빨 죽이네, 정말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어."강현석은 턱에 힘을 주었다.도예나는 비록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했지만, 이 또한 그녀에게도 영향을 주는 말이다.즉, 예전에 찍혔던 사진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과 마찬가지다.‘그럼 저 여자 확실히 원나잇을 즐겼다는 거네......’강현석은 이유 없이 분노했다.그러다 다시 생각해 보니 합리적이었다.‘만약 남자랑 하룻밤을 지내지 않았으면 딸을 낳을 수가 없지!미쳤나 보다!이런 여자 때문에 내 기분에 영향을 주다니.’연회장에 더는 사람들의 왈가왈부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도예나는 한숨을 돌렸다.비록 이런 말을 마음에 두지는 않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의 공격을 다 받아들이는 건 힘든 일이다.그녀가 술잔을 들고 건배하려는 순간,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정가은의 얼굴은 시뻘게졌다.그녀는 돈도 많고 얼굴도 이쁘장하나, 유일한 단점이 있는데 바로 몸매가 너무 뚱뚱하다는 것이다.특히 그녀의 배에는 뱃살이 뒤룩뒤룩했다.아무리 빅 사이즈의 드레스를 입어도 뚱뚱한 몸매를 감출 수가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도예나의 미모와 몸매를 무척 질투했다......도예나한테 망신 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자기가 먼저 망신을 당했다. 정가은은 이를 갈며 말했다."나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어떻게 임신해요. 그런 말씀 하시면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어요.""그쪽도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오해한다는 걸 알고 있네요. 하지만 왜 도예나 씨한테 그런 질문을 했을까요?"손동운은 비웃으며 말했다."당신 같은 몸매도 애를 안 낳았는데, 도예나 씨는 더더욱 그럴 리가 없죠."정가은은 창피함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이를 악물더니 인파로 들어갔다.도예나는 이런 상황에서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 게다가 상대는 바로 어제 엎어치기를 했던 손동운이라 더욱 놀랐다.그녀는 웃으며 말했다."도와주셔서 고마워요. 한잔하시죠."손동운은 바로 그녀와 와인잔을 부딪치며 말을 이어갔다."우리 5년 전에 만난 적 있는데, 혹시 기억나요?"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5년 전, 손동운은 이미 성남에서 유명한 바람둥이로 소문이 났고 그녀는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내 기억으로는 그때 아빠와 계모가 나를 손씨 가문에 시집 보내려고 했던 것 같은데......’대화하는 사이, 강현석과 이민성이 다가왔다.강현석이 오니 주변의 온도는 순간 내려간 것 같다.도예나는 이 남자가 신경이 쓰였다.그녀는 자리를 피할 핑계를 둘러댔다."저쪽에 가서 술을 권해야 해서, 이만 가볼게요.""나도 마침 별일 없으니 같이 가요."손동운은 그녀를 졸졸 따라다녔다.이를 본 강현석은 갑자기 화가 났다.그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손동운, 넌 그렇게 다른 아이의 계부가 되고 싶어?"이 말이 나오자, 그는 바로 이상
이때 육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지나갔다.손동원의 눈동자는 육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를 따라 움직이더니 바로 말을 걸었다."오늘 너무 예쁘네요."이민성은 어이가 없었다."......"‘저 자식을 조금이라도 동정해 줄 필요가 없어......’도예나는 강현석을 따라 베란다로 향했다.선남선녀가 나란히 베란다로 향해 걷고 있으니 수많은 시선이 그들을 향했다."세상에나, 성남의 제일 미녀가 돌아오자마자 강현석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야?""강현석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거로 유명한데, 왜 도예나 저 여자와 단둘이 얘기 나누는 거야?""망했어. 도예나가 돌아오면 우리한테 살길이 남아있기나 해?"다들 한숨을 쉬며 생기를 잃었다.5년 전, 도예나가 있는 곳이라면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그녀에게 향했다.그녀는 메이크업을 안 해도, 제일 심플한 옷을 입어도,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순간 제일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모두 질투에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그리하여 그녀들은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서씨 가문의 연회가 끝나기도 전에 온라인에는 이미 난리가 났다......베란다에는 밤바람이 불었다.도예나의 흑발은 바람을 따라 그녀의 붉은 입술에 스쳤다.그녀는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우리 거래해요." 강현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어떤 거래인지 들어는 볼게요.""온라인에서 강현석 씨 아들에 대한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그렇다는 건 당신도 아들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인데, 내가 이 비밀을 지켜드릴게요. 대신, 강현석 씨도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나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비밀로 해주세요."강현석은 연회장에서 들었던 비수같이 가슴에 꽂히는 말, 듣기 거북한 말들이 생각났다. 남자인 자기가 들어도 마음이 철렁할 법 한 말들인데, 이 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만약 그 어린 여자애도 자기의 엄마가 욕먹는 걸 들었으면, 너무 속상해서 펑펑 울게 뻔하다.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강현석은 갑자기 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