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은 말을 마치고 다시 손을 들자 8명의 경호원은 즉시 몸을 던져 총을 빼앗았다. 그리고 주호연이 발버둥 치든 욕설을 퍼붓든 전혀 상관하지 않고 그를 묶고 억지로 끌고 나갔다. “동형!” 주호연의 욕설이 완전히 멀어지자 우경은 다시 의자에 앉아 책상 위의 전용선 전화기를 들고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직접 항도광산에 가서 염구준에게 전해. 제9광구의 흑연광은 우리 우씨 가문에서 반드시 얻겠다고.” “염구준이 광맥을 내주기만 한다면 가격은 마음대로 말하라고 해. 그가 감히 거절한다면 우리 우씨 가문의 수단으로는 3일 안에 그와 손가을이 함께 세상에서 증발하게 할 것이라고 해!” 수화기 너머에서, 우경의 친매형인 완동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 당일 정오, 평정시, 항도광산종합사무빌딩. 주호연이 도망쳐서 항도광산은 머리가 없는 용처럼 직원들은 걱정에 차 있었다. 그중에는 주호연의 측근들도 많았는데 모두 조용히 사직해서 각 부문은 방치되어 있었다. “구준 씨.” 가장 위층에 있는 대표 사무실에서 손가을은 빠르게 직원 서류를 정리하고 소파에 앉아 있는 염구준을 바라보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당신이 생각이 깊은 것 같아. 그룹 본사에서 직원이 곧 얼 거야. 그때 여기의 일을 인수하면 모든 프로젝트가 지체되지 않을 거야.” 염구준은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웃음기가 가득했다. 전신전주로서 전 세계를 뒤흔드는 무도실력도 필요하지만 군사의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주호연을 내보내 큰 물고기를 낚으려면 항도광산의 사업배치를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 이는 상위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오직 적의 기선을 예상해야만 백전백전 할 수 있는 것처럼 그건 전장과 사업에서 통용되는 도리이다. “손 대표님, 염 부장님!” 그룹 경비원 한 명이 문을 밀고 들어와 먼저 몸을 굽혀 인사한 뒤 염구준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밖에 손님이 한 명 왔는데 거만한 태도로 손 대표님과 염 부장님 보고 내려와서 영접하라고 합니다.” “저
그는 정말 감히 그러지 못했다!서북에서 광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우씨 가문을 모를 리가 없다.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 우경과 데릴사위 만동은 악명이 자자했다. 심지어 많은 이류 가문에서도 그들을 무서워했다.고작 보안 요원 주제에 어떻게 감히 우씨 가문의 사람을 건드리겠는가?담이 열 개라도 그는 절대 만동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당신이 바로 청해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 염구준인가?”뚱뚱한 몸매의 중년 남자 만동은 눈앞의 보안 요원을 업신여겼다. 그리고 그는 깔보듯 염구준을 향해 말했다.“난 또 누구라고. 너였구나! 고작 데릴사위 주제에 내 앞에서 허세를 부려? 내가...”그의 말이 또다시 끊겼다!“구준 씨.”책상 뒤에 앉아있던 손가을이 일어나 빠르게 염구준 옆으로 갔다. 그녀의 손에는 방금 정리한 사원 파일이 쥐여져 있었다.손가을이 부드럽게 말했다.“이거 봐봐. 빠진 거 있으면 내가 더 보충할게.”그리고 손가을은 고개를 돌려 그 보안 요원을 바라봤다. 그리고 낮게 말했다.“구준 씨가 저 사람 내보내라고 했잖아? 구준 씨의 명령이 바로 내 명령이니 집행해.”“손 대표님, 저, 저...”경비원은 급해서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 직전이었다!손 대표, 염 부장, 두 분은 지금 멍청한 척 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 멍청한 건가? 손씨 그룹의 실력이 강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는 청해가 아니라 서북이다. 아무리 강해도 현지의 세력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눈앞의 만동은 청원시 우씨 가문의 삼인자다. 우씨 가문 내에서 가주와 우경 버금가는 인물이다. 이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항도광산도 피해를 볼 것이다!“와, 이젠 내 인내심도 바닥이 났어!”만동은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분노 가득한 눈으로 염구준과 손가을을 쏘아보며 말했다.“못 들은 척하는 거지? 일부러 날 화나게 하는 거지?”“날 건드리는 건 괜찮아. 하지만 난 우씨 가문을 대표하거든! 내가... 깜빡 잊고 말을 못 했네! 내가 바고 우씨 가문의 사위 만동이다
만동은 어리둥절해졌다 갑자기 화를 냈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자식, 봐주니까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군! 내가 혼을 내주지 않으면 넌 무서운 게 뭔지 모르지! 그럼 내가...”그의 목소리가 또다시 끊겼다.염구준은 아무 표정 없이 오른손을 흔들어 상 위에 놓여있던 찻잔을 내던졌다. ‘휙’소리와 함께 찻잔은 만동의 입을 막았다. 만동은 이가 몇 개나 부러졌다!“으, 으악!.”만동은 극심한 아픔에 비명을 질렀다. 눈물과 콧물을 같이 흘리던 만동은 간신히 입 안에서 찻잔을 빼냈다. 그는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소리쳤다.“감히 나를 때려? 내가...”퍽!염구준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만동의 뺨을 때렸다. 염구준에게 맞은 만동은 제자리에서 3바퀴나 돌았다. 염구준은 바로 발을 들어 만동을 찼다. 만동은 날아가 사무실을 지나 바깥 복도의 벽에 부딪혔다.“너 같은 사람은 내 손에 죽을 자격조차 없어.”염구준은 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나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든 만동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돌아가서 우경에게 알려. 손씨 그룹을 건드릴 거면 그만한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고.”“대가는...”“내가 장담하는데, 절대 우씨 가문에서 감당할 수 없을 거야!”사무실 밖 복도, 만동은 온몸이 찢어질 듯 아파 몸을 웅크리고 뒹굴었다.광기, 괴로움, 분노, 증오...만동의 얼굴에는 여러 감정이 오갔다. 그는 염구준을 노려보았다. 만동은 염구준을 갈기갈기 찢고 싶었다. 염구준과 손가을을 물어뜯고 싶었다!“그래, 그래, 그래!”만동은 몸부림치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는 연이어 ‘그래’를 세 번이나 반복하며 이를 악물었다.“염구준, 네가 한 말, 다 기억했어!”“사람의 운은 돌고 도는 법이지. 다음에 또 만나면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야!”그렇게 말을 남기 만동은 다시 염구준을 쏘아보았다. 그리고 절뚝이며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손 대표님, 염 부장님. 이번에 정말 큰일을 저질렀습니다!”사무실 안, 경비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경아, 나는 네 친 매형이야. 반드시 나를 위해 복수해야 한다!”상처투성이인 만동은 얼굴에 얼음팩을 한 채 우경을 향해 울부짖었다.“난 아주 공손하게 염구준이랑 손가을을 대했어, 그런데 그들은 내 뺨을 때렸지!”“내가 이런 대접을 받는 건 괜찮아. 하지만 그들이 친 건 내가 아니라 우씨 가문이야, 너를 친 거랑 다름이 없다고!”“그 사람들이 이렇게 나온 건 제9광구에 있는 흑연광때문이잖아? 우리가 사람을 데리고 가서 염구준이랑 손가을을 없애버리면 돼! 전에도 이렇게 한 적 있잖아! 이번도 다를 게 없어!”우씨 가문을 친 거라...우경은 비싼 와인을 든 채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눈은 차가움이 가득했다.염구준, 살기 싫은 거구나!“흑연광이랑 관련된 일은 너무 커. 사람을 데리고 그들을 죽이면 소식을 숨기기 어려울 거야. 만약 다른 사람이 흑연광에 대해 알면 우리에게 좋지만은 않을 거야.”우경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손씨 그룹이랑 정면으로 맞서는 게 어렵다면 뒤에서 손을 봐야겠어!”“어떻게?”만동은 얼굴와 입속의 아픔을 견디며 말했다.“경아, 말해봐.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염구준은 이미 제9광구에 흑연광이 있는 걸 알아. 그를 막으려면 우리가 빨리 움직일수록 좋은 거야!”“우리가 너무 오래 지체했다가 염구준이 광을 먼저 채굴하게 되면 다 늦어!”‘늦어? 그럴 리 없어!’우경은 와인잔을 들고 천천히 와인을 마셨다. 그리고 천천히 사무실 창가로 다가가 번화한 거리를 내려다봤다. 그는 흉악한 미소를 보였다. “매형, 소식을 내보내. 서북의 모든 광산 대표더러 모이라고 해. 내가 직접 회의를 조직해서 다 같이 서북 광산의 발전을 얘기해 봐야겠어.”“전에는 기회가 없었지만 이제는 달라.”“지금, 우린 손씨 그룹이라는 공동의 적이 생겼어. 앞으로 편안하게 지내려면 반드시 손씨 그룹을 서북에서 내쫓아야 해!”서북의 광산업 대표들과 함께 광업동맹을 맺는다고?만동은 한참을 멍해 있다 갑자기 미친 듯이 웃어댔다.모든 사람의
우씨 그룹 회의실, 우경은 회전의자에 앉아 눈앞에 나타난 7명의 입체적인 그림자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말하지 않아도 사태가 얼마나 엄중한지 잘 알 거예요.”“손씨 그룹이 신주그룹을 합병한 후부터 서북의 광산사업은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지요. 염구준과 손가을이 저희 서북의 이익을 나눠 가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우리 우씨 가문에서 참을 수 있다고 해도 다들 가만있을 수 있겠어요?”회의실, 7명의 광업 거물 중 배가 튀어나온 중년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욕설을 퍼부었다.“내가 항도 광산에 가져다 바친 돈이 얼마인데? 내가 그렇게 한 이유는 헐값에 그들의 광산을 사들이기 위한 거였어!”“그런데 지금 이게 무슨 꼴이야? 염구준과 손가을이 서북에 온 이후부터 항도광산의 사업은 날이 갈수록 힘들어졌어. 이제 다 정상 가격으로 돌아오게되면 난 남는 게 뭐야?”그의 옆에 있던 대표들도 서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맞아! 손씨 그룹에서는 하던 보건사업이나 하지 왜 광산업에 끼어들어서 이 난리야? 사업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데, 규칙도 모르면서 떠들어?”“서북 광산은 우리 손에 있어. 손씨 그룹이 감히 광산 시장에 손을 대? 우리 이익은 생각이나 해봤어?”“염구준 그 데릴사위와 손가을같은 여자 주제에? 저 둘이 아니고 손씨 가문의 그 절음발이가 와도 다를 게 없어!”“손씨 가문의 절음발이? 손태석 말인가? 다리는 이미 좋아졌다고 들었는데, 상관없어. 내가 다시 다리를 부러뜨릴 거니까...”그들은 서로 말을 이어갔고 회의실의 분위기는 격앙됐다. 비록 투영된 그림자지만 그들의 분노는 아주 생생하게 전달됐다.자신의 이익이 걸렸기 때문이다!항도광산은 줄곧 주호연이 책임지고 있었는데 그간 사적으로 뇌물을 받아 가며 많은 광산 거물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줬었다. 하지만 염구준과 손가을이 항도광산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모든 걸 제자리로 되돌려놨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이익이 영향을 받았다.이익을 끊는 건 부모를 죽이는 거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1분도 채 되지 않는 사이 7명의 광업 거물은 모두 동의했다. 우씨 가문을 수령으로 한 서북광업그룹이 정식으로 설립됐다!“맹주의 자리가 듣기만 좋은 자리가 아닙니다. 그만큼 책임도 큰 자리입니다.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우경은 걱정이 많은 척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빛이 바뀌었다.“이미 제가 맹주의 자리에 앉았으니 반드시 모두의 이익을 위해 손씨 그룹을 철저히 무너뜨리겠습니다!”“맹주의 첫 명령입니다. 철저하게 집행해 주시기 바랍니다.”“손씨 그룹의 모든 판로를 끊어버리고 모든 합작을 중단해 주세요! 염구준이랑 손가을이 어려움을 알아채고 스스로 물러서게 할 겁니다. 그래서 서북에서 썩 물러나게 할 것입니다!”우경의 명령은 바로 효과를 나타냈다. 단 이틀 만에 모든 서북의 광산 대표는 소식을 듣고 움직였다. 항도광산의 업무팀의 전화는 끊임없이 울렸다.“손 대표님, 염 부장님, 큰일났어요!”다음 날 점심, 방금 항도광산의 업무팀 매니저를 맡게 된 이가 허겁지겁 대표 사무실로 뛰어 들어갔다. 소파에 앉아있는 염구준과 손가을을 본 그는 급해서 얼굴까지 벌게졌다. “임수시 황 대표, 이안시 진 대표, 주공시 주 대표, 고양시 양 대표... 오늘 오전에만 업무팀에 걸려온 전화가 50통이 넘습니다. 예전에 정해진 주문이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도 절대 다시 저희랑 사업하지 않겠답니다!”“그리고 출고 예정이었던 동광, 철광, 희토류...200만 톤이 넘는 광석의 주문이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빨리 팔지 못한다면 자금줄이 바로 끊길 겁니다!”그는 정말 급했다!‘한 매니저’는 10여 년 전부터 손씨 가문에서 일을 했고 손씨 그룹의 원로나 다름이 없는 사람이다. 업무능력이 뛰어나 손가을이 일부러 그에게 항도광산을 맡긴 것이다.하지만 부임한 첫날부터 업무에 이런 심각한 문제가 생기다니. 그의 십여 년 근무 생활에서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한 매니저, 너무 조급해하지 마.”염구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곁에 앉아있는 손가을을 향해 웃
한 매니저는 고개를 떨구고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전국에서도 우리 광석의 질량은 손에 꼽힙니다. 전에는 심지어 군부와 연락해 무기 제조에도 쓰였고 전문적인 질량 인증 증서도 받았습니다.”“에휴! 이렇게 좋은 질량에 값도 비싸지 않은 광석인데 왜 우리랑 사업을 그만둔다는 거야? 통 이해가 안 되. 도대체 문제가 뭐야?”아무 문제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염구준의 곁에 있던 손가을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아, 알겠다!”“질량도 가격도 문제가 없다면 문제는 사람이야! 내 추측이 맞다면 반드시 누군가 고의로 우리를 골탕 먹이는 거야. 악의적으로 우리 광석의 판로는 끊은 거지.”“우리를 적대시하는 사람이면 세력이 일반적이지는 않을 테고... 그럼 우씨 가문, 그래, 우씨 가문에서 손을 쓴 게 분명해!”역시 똑똑하다!염구준은 찬탄의 눈빛으로 손가을을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한 매니저를 보며 웃었다. “우씨 가문에서 손을 쓴 일이니 업무팀 동료들은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다들 마음 놓고 출근하면 된다.”“그리고 우리랑 사업을 그만두겠다는 대표가 더 나오더라도 말리지 마. 협력업체는 있어도 없어도 되는 일이야. 우리의 큰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해!”한 매니저가 의아해했다. 심지어 손가을도 믿기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잘못 들은 게 아닌가 귀를 의심했다.사업을 그만둬도 말리지 말고 마음 놓고 출근하라고?광선의 매출이 정체되고 자금줄이 끊기기 일보직전이어서 업무팀의 분위기는 아주 침울했다. 이 상황에 어떻게 마음을 놓으란 말인가? 염 부장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줄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걱정하지 마.”염구준은 웃으며 한 매니저의 어깨를 다독여줬다.“한 매니저, 가을이랑 같이 업무팀 직원들 준비 잘 시켜둬. 곧 주문이 쇄도할 테니까.”그리고 염구준은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사무실을 나섰다.“어...”염구준의 뒷모습을 본 한 매니저는 고개를 돌려 손가을을 바라봤다. 그는 손가을의 얼굴에
[항도광산 제9광구에서 새롭게 고순도의 흑연광을 발견했다. 즉시 구매팀을 파견해 항도광산 업무팀과 연락해 대량으로 광산을 구입해 군부의 고정밀 칩 생산에 쓴다.]받는 이, 전신전 후방 근무 총책임자 현무 전존!문자를 보낸 염구준은 전화를 끄고 환기창을 통해 멀리 청원시를 바라보며 웃음을 보였다.‘항도광산의 판로를 끊겠다고? 이게 우씨 가문의 수작이야?아쉽지만 너희들이 꿈에서도 생각지 못한 일이 있어. 너희 앞에 서있는 나는 누구나 건드릴 수 있는 만만한 데릴사위가 아니라 진정한 고수지. 바로 세상에 둘도 없는 전신전 전주라고!’...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서북광업업동맹이 설립된 후 항도광산에 대한 봉쇄는 점점 심각해졌다. 심지어 평정시에 광물 운송 차량도 눈에 보이는 속도로 급격히 줄어들었다.절정기때는 매일 평정시를 지나는 운송 차량이 거의 만대가 넘었지만 지금은 20대도 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엄청난 차이다!“하하!”청원시 우씨광업그룹, 우경은 회전의자에 앉아 부하들이 전해준 정보를 들으며 미친 듯이웃었다.“염구준이 실력자라며? 손가을도 잘난 척하더니 지금은 어떻게 됐어?”“그들 광산 재고는 넘쳐나고 매출은 폭락했지. 자금줄이 끊겨서 손씨 그룹에서 그 구멍을 메꿔준다지!”“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는 커질 거야. 손씨 그룹에서 언제까지 버티겠어? 일주일도 안 돼서 흑연광을 내놓을 게 분명해!”그는 득의양양했다.우씨 가문이야말로 서북의 영원한 패자라는 걸 증명했다. 아무리 청해를 손에 넣은 손씨그룹이라도 보건 제품과 화장품 업계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정도다. 광산업에서는 절대 우씨 가문을 넘어서지 못한다!“큰일났어!”우경이 축하연을 열려고 할 때, 누군가 밖에서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왔다. 발을 절룩거리는 만동이 당황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항도광산을 찾는 새로운 고객이 나타났대!”“업무팀들이 직접 만나서 얘기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이백만 톤이 넘는 오더를 내렸다나...게다가 흑연광 채굴도 시작했대. 그 새로운
쾅!염구준이 손을 들어 책상을 내리치자, 단단한 원목 테이블이 산산조각 났다.“네놈은 내가 돈 때문에 너희와 한패가 되어, 그런 패악질을 저지를 거라 생각했나?”대화를 나누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끝까지 이 길을 갈 생각이며 자신까지 끌어들일 생각이란 걸 알아차렸다.하지만 용하국의 백성들을 해치는 일을 가장 증오하는 그가 상대방과 손을 잡을 리가 없었다. 만옥루는 표정을 굳히며 협박하듯이 물었다.“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손 잡을 겁니까, 잡지 않을 겁니까?”상대방의 크게 변한 태도에 염구준은 그가 더 이상 좋게 말하지 않을 것이며 믿는 구석도 있다는 걸 눈치 챘지만 말을 바꾸진 않았다. “헛된 꿈을 꾸는군. 똑똑히 들어, 나는 만능 전당포 같은 조직을 절대로 남겨두지 않을 거야. 절대로 봐주지도 않을 거고.”이 말이 나온 순간, 두 사람 사이의 얇았던 가림막이 완전히 찢겨 나갔다.이제 더 이상 대화는 필요 없다는 거다.염구준의 대답을 들은 만옥루는 좋게 말해도 듣지 않는 상대방의 태도에 화가 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건 당신이 선택한 길이니 죽어도 원망하지 마세요!”‘독이다.’“차 안에 독을 섞을 줄이야. 비열하기는.”염구준은 자신이 중독 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크게 당황해 하지는 않았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아니, 이건 반독이군. 다른 독과 결합해야 효과를 발휘하는 거지?”‘처음부터 날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가. 하긴, 그럴 생각이 없었으면 독을 이렇게 조심스럽게 쓰지도 않았겠지.’‘그럼 방금 전엔 진심으로 날 끌어들이려고 한 것도 있었겠지만 시간을 끌기 위해서인 것도 있겠군.’“하하,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어요. 당신이 이곳으로 올 때 지나온 지하 통로에는 무색무취의 반독이 가득했거든요.”“당신을 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40억도 포기하려 했지만 기어코 거부했으니 이젠 어쩔 수 없습니다.”만옥루는 미친듯이 웃으며 이미 이긴듯한 태도로 염구준에게 다가갔다.“이 독, 꽤나 강하네.”염
염구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뭘 새삼스럽게. 내 현상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잖아.”꿈에서도 염구준을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당연히 그를 죽이기 위해 돈을 거는 사람들도 많았다.오랜 시간 누적된 그의 현상금은 이미 어마어마한 액수로 불어나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더 많이 올랐습니다. 무려 40억이에요.”만옥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금액을 알렸다.‘40억?’염구준은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적잖이 놀랐다.자신의 목숨값이 이렇게까지 비쌀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일부러 이렇게까지 현상금을 높인 이유는 굳이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누군가 그를 죽이고 싶어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높은 현상금에 눈이 멀 거라는 걸 아는 거지.’“그 말인 즉슨 날 잡아서 돈을 바꾸겠다는 건가?”염구준은 만옥루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만옥루는 겉보기엔 인자하고 온화한 인상을 지니고 있었지만, 만능 전당포의 장계를 맡고 있는 인물이 착할 리가 없었다.밀실 벽에 걸린 각종 의뢰 목록만 봐도,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하하, 염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제가 선생님을 이곳에 초대한 이유는 그저 논의할 것이 있어서입니다.”만옥루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책상 위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대체 무슨 속셈이지?’염구준은 만옥루의 의도가 그가 말한 것처럼 단순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미 이곳까지 온 이상,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들어볼 생각이었다.“듣고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 해.”말 정도를 들어줄 시간은 있으니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 눈 앞에서 도망칠 수도 없기도 하고.’이윽고 만옥루는 미소를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본론을 꺼냈다.“염 선생님께선 만능 전당포의 존재가 합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 질문은 명백히 염구준의 입장을 떠보려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은 염구준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정말로 싸움이 벌어진다면 자신들도 휘말릴 거라는 걸 알아 이 말을 들은 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이 말을 들은 진희도 더 이상 요염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염 선생님, 웬만한 일은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바로 하세요.”“저 사람을 체포하라는 임무를 누가 내린 거지?”염구준은 제이든을 가리키며 질문했다.이번 방문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제이든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일단 제쳐 둘 생각이었다.그리고 보아하니, 만옥루의 주인도 도망칠 생각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굳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죄송하지만 이건 제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진희는 질문을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해서 제이든을 한 눈 보고는 안내하는 손짓을 해보였다.제이든에 관해서 그녀가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를 잡으라는 임무가 상당히 높은 등급이라는 점이었다.염구준은 곁에 서 있는 사타를 보며 명령했다.“너희들은 여기 남아서 제이든을 잘 보호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상대가 초대한 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하나는 화해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것이었다.그러나 어느 쪽이 됐든 위험한 건 같았다.“알겠습니다!”“절대로 허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세 사람은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약속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니까 말이다.이미 염구준과 함께 이곳까지 온 이상, 그와 한 배에 탄 것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염구준과 진희는 후문을 통해 비밀 통로로 나와 양마을 밖으로 걸어갔다.길을 가는 동안 진희는 별다른 술수를 쓰지 않았다.한편, 같은 시각에 양마을에서 수십 리 밖에 떨어진 별장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녹화된 영상을 다시 확인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희 저 아이가 실패하다니. 다들 저 강한 반보천인
“그럼 이런 곳엔 처음 와 본 거야?”염구준이 계속 질문했다.“처음입니다! 두 번밖에 임무를 수행한 적 없는데, 두 번 다 황량한 야외에서 거래했어요.”사타가 급히 설명했다.“저희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이든을 데리고 오는 것도 본래는 저희 임무가 아니었습니다만 플랫폼에서 저희더러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음양쌍살 역시 얼른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렇게 보면 이들도 나름 실력있는 무인들이었지만 만능 전당포의 핵심 사냥꾼엔 속하지 않는듯 했다.오프라인에서 임무를 받으려면 실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신임을 얻어야만 했다.이미 계획이 어느정도 들켰기 때문에 염구준은 제이든의 몸에 기를 주입해 천천히 정신 차리게 했다.‘다음에 임무에 나설 때는 역용술로 변장부터 해야겠어. 소봉산에서 공무적과 싸운 것 때문에 얼굴이랑 이름이 너무 알려졌으니까. 강호 사람들 중에서도 날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염구준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그의 생각대로 여러 무림인들이 그를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염 선생님, 찾으시는 임무라도 있으세요? 제가 추천해드릴게요.”“염 선생님, 당신이라면 임무를 받겠다는 한마디만 해도 마음껏 고르실 수 있을 겁니다.”그들은 전부 염구준을 자신들과 한통속으로 생각하며 우쭐했다.그러나 그들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이 남아있지 않았더라면 전부 손 봐줄만큼 말이다.무공을 익힌 자로서, 의협심을 발휘해서 이로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에 해를 끼치는, 용하국에 피해를 주는 임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맡는다는 것에, 염구준은 너무 화가 났다.결국 그는 분노를 꾹꾹 눌러담아 크게 포효했다. “난 이런 임무 같은 거 안 하니까 꺼져!”이 말을 들은 후 아부하던 사람들은 감히 불평 하지 못하고 얌전히 제자리로 돌아갔다.사실 그들은 이렇게 강한 반보천인에게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염구준은 차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니까 말이다.“염 선생님.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끄윽...”목이 졸린 탓에 우호는 숨이 막혔고 눈앞이 어지러워지며 의식도 점점 흐릿해졌다.이제껏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이토록 가차 없이 공격하는 사람, 특히 이렇게 죽일 기세로 공격하는 사람은 그도 많이 본 적이 없었다.“좋게 좋게 말로 해결합시다. 저희도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이때, 집사가 앞으로 나와 조용히 권유했다.만약 지금 염구준이 손에 힘을 조금이라도 더 준다면 우호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즉 우호의 생사는 현재 염구준의 생각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좋게 좋게 말로 해결이라. 난 분명 이미 한 번 말한 것 같은데?”염구준이 차갑게 웃으며 손을 풀지 않았다.“염 선생님, 멈춰주십시오. 저희가 직접 뵙겠습니다.”이때, 거래소 내부의 스피커에서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말투로 봐서 이미 염구준을 알아본 것 같았다.말하는 사람은 만능 전당포의 사장이 아닐지라도 고위 인물일 가능성이 컸다.팍.염구준은 팔을 흔들어 우호를 바닥에 내던지고는 스피커를 향해 말했다.“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만나는 게 좋을 거야.”우호는 이제 그에게 쓸모가 없었다. 그도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니까 말이다. 이 모든 걸 조종하는 건 그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었다.염구준은 이토록 치밀하게 움직이는 만능 전당포가 더욱 궁금해졌다.“이쪽으로 오시죠.”집사는 바닥에 널브러진 우호는 신경도 쓰지 않고 길을 안내했다.이상하게 말이다.염구준은 대충 이상한 점을 보아낼 수가 있었다. ‘이 늙은이는 우호의 복종 따위가 아니라 만능 전당포에서 옆에 심어놓은 스파이 같네.’‘하지만 이상하단 말이야. 이미 내 정체를 알고 있으면서 왜 만나려고 하는 거지?’그렇게 염구준 일행은 집사를 따라 거래소 내부의 밀폐된 밀실로 들어갔다.이곳에는 단 20여 명 정도가 모여 있었지만, 전부 무술을 연마한 사람들이었다.밀실의 벽에는 누런 천이 걸려 있었는데, 그 위에는 각종 임무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음양쌍살이 임무를 플랫폼에서 받았다고 했는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