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은 한 발 다가오고는 미소지었다. "아까 단 매니저와 진 교수님께선 무슨 일로 왔어?"가을은 영주를 놓아주고 책상에 있는 계획서를 구준에게 건네며 약재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일을 말했는데, 그리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거기 사정은 익숙하지 않아. 구준씨, 그럼 나랑 같이 가줄래?"구준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그래!"...다음날 청해시에서 8백여 킬로메터 떨어진 운귀성,인천시.인천시 서쪽 교외개발구에는 부지면적이 약 묘에 달하는 빈 지대에는 도처에 잡초가 무성하고 황폐했다.지금.커다란 금목걸이를 찬 중년 뚱보가 시가담배를 입에 물고 링컨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먼 황무지를 보며 헤헤 웃었다. "미영아, 이 땅 좀 어때?"여비서 미영은 허리를 꼬며 박대표에게 다가가 히죽거리며 말했다."이 땅은 당연히 좋죠. 재무도 이미 다 계산했어요.이곳에 고급 단지를 건설하면 적어도 조를 벌 수 있을 거예요.다만,시의 다른 건설 회사들도 이 부지를 노리고 있어서....."박대표는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는 아무렇게나 차창에 내던지고 코웃음쳤다. "인천시의 이 작은 곳에서 누가 감히 내 땅을 뺏어? 내가......"그의 목소리는 멎었다.뒤에 검은 옷 경호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손에 휴대폰을 들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박대표님, 업무부 전화입니다.""업무부?"그는 경호원의 손에서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욕을 퍼부었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하고 빨리 끊어. 하루 종일 귀찮게 하지 말고."전화에는 전전긍긍하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바, 박대표님, 방금 받은 소식으로, 해동성 청해시 손 씨 그룹의 대표 손가을님이 대표님이 보고 계신 그 부지에 약재기지를 건설하려고 부지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답니다!""망할!"박대표는 일단 얼떨결해 있다가 그 뒤로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손씨그룹?제 까짓게 뭐길래 감히 나의 땅을 빼앗아? 딱 기다리라고 해!"말을 한뒤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손을 저었다."가!"총 여섯 대
뺏어? 땅을 뺏는다니?가을은 한참을 멍때리고 나서야 대답을 했고, 얼굴에는 온통 화가 나있었다. "거래니까 먼저 오는 게 주인이죠. 장이성씨, 분명히 우리가 먼저 왔습니다!""퉷!"장이성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박병구는 가을의 몸을 훑어보며 간악하게 웃었다. "어이, 아가씨, 땅을 원해? 그래! 1년 동안 나와 함께 잔다면 땅을 살 돈 내가 다 내어줄게!"가을은 더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꽉 깨물었다."가을아, 흥분하지 말아."옆에는 계속 입을 열지 않고 있던 구준이 덤덤하게 박병구를 힐끗 쳐다보며 가볍게 말했다. "박 씨, 아까 한 말 제가 제대로 못 들었으니 다시 말씀해 주실래요?"박병구의 입에서 '요' 하는 소리와 함께 비스듬한 눈으로 염구준을 쳐다보며 조소했다. "누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았길래 너 같은 걸 드러내냐? 또 다시 말해보라고? 염병하고 있네!"구준의 눈은 가라앉았고 시트에서 천천히 일어섰다."구준씨!"가을은 마음이 급해 손을 뻗어 구준의 팔을 붙잡고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구준이 잘 싸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이곳은 토지 거래 홀이고 인천시이지 청해시가 아니였다!똥이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나랑 싸울려고? 참나!"박병구는 폭소를 터뜨리며 손을 뻗어 구준의 코를 가리키며 자신만만했다 ."사실을 말해주는건 어렵지 않아. 글을 읽는 놈이든 무를 배우는 놈이든 막론하고 내가 끝까지 놀아줄게! 인천시의 3분의1은 내거야!"염구준은 웃었다!당당전신전주 앞에서 누가 감히 자신을 하늘이라고 표할수 있는가?박뚱보는 고사하고, 각국의 총통들까지도 그 표현을 참작해야 하였는데, 조금도 그를 불쾌하게 할 행동은 할 수 없었다!"구준씨 이런 사람과 더는 말 섞지 말자. 이만 가자."가을은 화를 참으며 구준의 팔을 꼭 붙잡았다. "돌아가서 상의해 보자.너무 화내지 말고."말을 마치며 억지로 구준을 끌고 돌아서 거래장을 빠져나갔다."하하!"두 사람의 뒤로는 박병구가 더 크게 웃으
박병구는 사장 사무실 의자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고 미친듯이 말했다."내가 한번 지켜보겠어. 그 놈이 얼마나 능력 있는지 말이야... 그래도 손가을은 예쁘기라도 하지. 하루 빨리 내 침대에 올려 놔야겠어!"옆에 있던 여비서 김미영이 웃으며 말했다."박사장님, 사장님 눈에 든게 그 여자의 제일 큰 복이에요! 아까 사람더러 조사하라고 했는데 청해 손 씨 그룹도 뭐 별거 없더라구요. 그 남자는 염구준이라고 합니다. 막 전역한 군인이고 손가을과 결혼한지는 5년이나 되었답니다.""하! 여자가 돈 버는 거였어?"박병구는 분노가 가시지 않은지 말했다."쓰레기 같은 놈, 그러고도 내 앞에서 감히 강한척을 해? 내가......"갑자기, 평!땅을 울리는 듯한 소리가 크게 울리며 사장실의 문이 밖에서 발로 찼는지 커다란 목재 재질의 문이 산산조각나고 문쪽의 벽의 금속 테두리는 우그러 지고 가까운 지면이 조금 흔들리기 까지 했다."무슨 일이야?!"박병구는 놀라서 몸을 부르르 떨며 자신도 모르게 의자에서 일어나 문앞에 서있는 그림자를 보자 동공이 커졌다."염구준, 너야?"당연히 염구준이었다.문앞에서의 연기가 사무실로 천천히 들어왔다. 그의 눈빛이 박병구의 얼굴에 닿자 담담히 입을 열었다."나를 찾지 않았나? 그래서 직접 왔다.""찾긴 뭘 찾아!"박병구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손으로 탁상을 치더니 소리 쳤다."여봐라!"다다다!사무실 바로 붙어있던 옆방에서 6명의 보디가드가 들어왔다.그들 모두 검은 슈트를 입고 기본적으로 근육형들인 싸움꾼들이었다"염 씨!"박병구가 보디가드들 뒤에 서서 무서운 얼굴로 염구준을 가르켰다."니가 오는 걸 알고도 대비 안 했을것 같아? 지금 무릎 꿇어, 그러면 시체라도 온전하게 넘겨주겠다!"염구준은 보디가드들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또 할말이 남았나?"또?"당연히 있지!"염구준은 멈칫하더니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먼저 너를 없애고 다음에 손가을을 데려올거야! 걔가 니 와이프라며? 내가 니 앞에서..
검은 슈트를 입은 보디가드가 침을 삼키더니 불안하게 박병구의 옆에 다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저 사람은 보통의 전역한 군인과 다릅니다. 우리 6명이 같이 공격해도 저 사람 머리카락 한 올도 다치게 하지 못합니다!"박병구는 몸을 떨고 눈알을 굴리더니 힘들게 일어나며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염 동생, 내가......"펑!염구준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빛의 속도로 움직이더니 오른발이 도끼처럼 박병구의 왼쪽어깨에 내리 꽂혔다.뚜둑!박병구의 왼쪽 어깨뼈가 한번의 발길질에 몸뚱아리 전체가 뒤로 날아가 사무실벽에 부딪히고 다시 바닥에 떨어져 온 몸의 뼈가 다 으스러 졌다!"내가 서라고 말한적이 있던가?"그가 울고 있는 박병구를 위에서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아까 물어본 것부터 답해. 어떻게 죽을래? 선택해!"옆에 있던 보디가드 6명이 놀래서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그들은 공격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눈 앞의 남자는 너무나도 강했다!그는 괴물이고 무정한 사신이었다!"난... 난 죽고 싶지 않아!"박병구가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감싸쥐고 땅에서 뒹굴며 눈물 콧물을 빼며 소리쳤다."염 동생......아니, 형님, 염 회장님! 사과드리겠습니다! 제가 염 회장님을 몰라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박병구는 담담히 말했다."뭐가 죄송한데? 계속 말해!"박병구가 멈칫하더니 힘들게 무릎을 꿇고, 어깨를 감싸던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며 울었다."땅을 뺏는게 아니었습니다. 입에 욕을 달고 살지 말아야 했습니다. 저를 높이 부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손가을님에게 밉보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분께 이상한 마을을 품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더욱이 회장님께 밉보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끅끅끅, 진짜 잘못했습니다. 저 죽고 싶지 않습니다. 살려주십시오!"살려달라?염구준은 코웃음을 쳤다."너 따위가 감히 내 손에서 죽으려고?!"그는 말하며 손가락 하나를 펴더니 담담히 말했다."살고 싶으면, 성의를 보여. 어떻게 하는지 잘
문밖에 계단에서 상처를 입은 박병구가 어깨에는 붕대도 감지 않은채 손가을을 보자마자 바로 무릎을 꿇고 불쌍하게 울었다."용서해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눈앞의 박병구를 보고 손가을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몇걸음 물러나더니 뚱한 표정을 지었다.뭐라고 하는 거야?살려달라고?그리고 왜 이렇게 상처가 많은 거지? 왼쪽 어깨뼈는 부러진것 같았다. 얼굴에는 피범벅이 되었고, 이마에도 피가 나있었다......"손가을님!"박병구는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울었다."그 땅을 필요로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그 땅을 사서 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봐주세요. 진짜 잘못했습니다!"손가을은 잠시 벙쪄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바라보며 작은 입이 크게 벌어졌다."구준씨, 혹시 당신이......"염구준이 미소지었다."지금 저 사람 생명이 당신 손에 달려 있으니 얼른 결정해."손가을은 떨렸지만 다정한 눈빛으로 다시 확인했다.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 맞다!아까 나간 것이 박병구를 찾으러 간 것이었다.그녀는 염구준이 싸움을 잘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시에서도 뱀처럼 교활한 박병구를 한방에 제압해 버린다니!이 사람이 그녀의 남편이다. 그녀의 든든한 뒷배이고 무슨 일을 하든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그리고 그녀를 실망시킨적이 없고 항상 서프라이즈를 선사했다!"박 사장님, 저...먼저 일어나겠습니다."손가을이 마음이 내키지 않아 부드럽게 말했다."큰일도 아닌데요, 뭐. 사업 라이벌이 다 각자 수단이 있는거 저도 다 이해합니다."말하며 손을 뻗어 박병구를 부축하였다."아, 아닙니다!"염구준이 허락하기전에 박병구는 일어나기 무서워 놀라서 무릎을 꿇은채 뒤로 물러났다.그는 더 불쌍하게 울면서 말했다."손가을씨, 저 부축하지 말아주세요. 전 개돼지도 못한 인간입니다. 그럴 자격없어요!""흑, 그 땅을 드릴 뿐만 아니라 2000억 배상금까지 드릴게요! 현재 약재 기지를 건설하려고 하시지 않으십니까?
염구준이 번호를 보고 생각하더니 운전대의 전화받는 버튼을 가볍게 눌렀다."염 선생님!"차 내부 스피커에서 모르는 중년 남자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저는 홍 어르신의 수하입니다. 홍 어.. 어르신이 설 씨 가문 사람들한테 납치당했습니다. 어르신 좀 구해주세요!"홍 어르신께서 납치당했다니?염구준이 눈썹을 움직이더니 차 내부의 스피커의 소리를 높이고 말했다."홍 어르신을 납치한 사람이 누굽니까? 당장 말하세요!""북방의 설씨 가문입니다!"스피커에서 중년 남자가 울며 소리쳤다."제가 아는 거라고는 설씨 가문 두 도련님들이 곽씨 가문과 관계가 있는 걸로 압니다!"곽씨 가문?염구준이 낮게 읊조리더니 얼굴색이 점차 어두워 졌다.저번에 곽 씨 가문의 재산을 가로챌 때, 류 어르신을 죽였었다.그때 홍 어르신이 말한적이 있었다.곽 씨 가문은 그저 설 씨 가문이 수도 운해시에 심어놓은 하나의 장기 말 뿐이라고 말이다.생각지 못한것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손을 썼다는 것이다! "설 씨 가문 사람들이 홍 어르신을 납치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말하기를......"전화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울먹거리며 말했다."그들이 말하기를 3일이내 염선생님을 못 만나면 홍 어르신의 피부를 다 벗겨버린다고 합니다! 염 선생님, 제발 우리 홍 어르신을 구해주세요, 제발요!"염구준이 코웃음을 치더니 전화를 끊어 버렸다."구준씨!"조수석에 앉은 손가을의 얼굴이 창백해 지더니 염구준을 보며 고개를 계속 저었다."설씨 가문......설씨 가문이 무슨 힘이 있는지 난 몰라, 근데 그들이 홍 어르신을 납치할 정도면 그 의도가 아주 안 좋은것 같아. 당신......"염구준이 가속 폐달을 끝까지 밟으니 빨간 포르쉐가 운해시로 전속으로 달렸다.잠시 뒤."그들이 그렇게 까지 죽는게 소원이라면, 내가 들어 줘야지!"......운해시, 크라운 노래방.임씨 가문 임진태, 장씨 가문 가주 장무혁, 심씨 가문 둘째 어르신 심연, 손씨 가문 손태산......모든 운해시의 유명한
"그때 되서, 제가 보여줄게요. 저희 북방 설 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요!"손태산은 휠체어에 앉은채 조금 멈칫하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설공자, 류 어르신의 일은 우리가 방관한 것이 아니라, 진짜로 어쩔수 없었습니다. 염구준의 실력이 비범했어서 저희가 상대가 아예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그래서 저희 류씨 어르신이 살해당하는 걸 옆에서 방관하신 겁니까?”설구는 한쪽 입꼬리만 올려 억지로 웃으며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운해시의 지하 자료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쪽이 손태산 맞죠?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으니 아무 이용 가치도 없겠네요. 그럼......"촤악!한 자루의 칼이 살집을 베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설구의 옆에는 그의 친삼촌 설의가 있없다.손에 있던 날카로운 칼이 손태산의 가슴에서 천천히 뽑혀져 나왔다.칼날에 묻어 있는 붉은 피는 뚝뚝 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떨어졌다.떨어진 피는 온 정원의 지면을 빨갛게 물들어 버릴 정도였다!"......"손태산은 벙찐채로 고개를 숙여 가슴팍에 뚫려있는 피로 물든 구명을 바라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휠체어를 밀어주던 형제인 진동화를 보며 입술을 움직이며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다.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눈빛이 점점 어두워 지더니 머리가 한쪽으로 치우치며 바로 기절하고 죽어버렸다!"산이, 산이 형!"진동화는 눈에 분노가 찬채 손태산을 안은 채 소리내어 울었다."산이 형, 눈 좀 떠봐요. 산이 형, 눈 좀 떠봐라고요. 산이 형!"설구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진동화를 보며 낮게 웃었다."당신이 손태산의 동생, 진동화야?"진동화는 죽은 손태산을 안은태, 설구를 죽일듯이 노려보며 얼굴에는 비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설 공자, 우리더러 오라고 해서 설씨 가문을 존중해서 왔어요! 근데 왜 산이 형을 죽이는 겁니까, 왜, 무엇때문에요?!""하하! 무엇때문이냐고? 바로 이것 때문이지!"설구가 미친듯이 크게 웃으며 설의 손에 들려있는 날카로운 칼을 가르키며 진동화를 향해
임진태의 손에 든 작은 칼을 휘둘르다가 발걸음을 멈췄다.손태산이 다른 신분이라고?그는 손태석의 둘째 친형님이다.그리고 손태석은 염구준의 장인 어른이었다!"응?"멀지 않은 곳에 설구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온몸이 굳은 임진태를 바라보며 그를 놀렸다."왜, 이 말 한마디에 그렇게 놀란거요? 저도 좀 알아야겠네요. 손태산의 다른 신분이 무엇인지요?"임진태는 기계적으로 몸을 돌리더니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손태산, 그는......""저분은 내 장인 어른의 형님이시다. 내게는 어른신이지!"어디서 들려온 저음 목소리가 멀지 않은 정원 문앞에서 천천히 들려왔다.염구준!발걸음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채, 담담히 정원을 걸어 들어갔다.그는 먼저 손태산의 가슴팍에 있는 피로 물든 구멍을 보고 다시 진동화의 얼굴의 핏자국을 본다음 마지막으로 설구와 설의의 얼굴을 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니들이 나를 보고싶어 하지 않았나? 그래서 지금, 내가 왔다!"차가운 표정의 염구준을 보자 설구의 입꼬리가 더욱 올라가더니 무서운 분위기가 한층 깊어졌다.얼마전 그가 곽씨 가문에 말을 하나 심어서 설씨 가문 세력들이 운해시로 진군하기를 바랐다.그러나 생각지 못한것은 설씨 가문이 버젓이 있는데 무도종사 "류도자"가 염구준에 의해 살해 당했다!이는 무엇을 뜻하는가?염구준은 아예 북방에서 온 설씨 가문을 무시한다는 것이다!홍 어르신을 구금하기 전, 그는 이미 설의 더러 곽씨 가문 전부를 멸하라 했다.이 쓰레기도 못한 인간들이 살아서 뭘 할수 있단 말인가!홍 어르신과 염구준에 대해서 이미 알아본 바가 있다.그들에게는 꽃처럼 아름다운 딸인 홍천기가 있었고 또 "운해시의 제1 미녀"라고 불리우는 와이프인 손가을이 있었다!"왜 내가 홍영을 납치하기만 하고 죽이지 않은지 알아?"설구가 염구준을 노려보며 혀로 자신의 입술을 훑더니 무섭게 웃었다."홍영 이 늙은이가 아무리 어떻게 해도 딸이 어디에 있는지 입을 열지 않더라고.""그리고 너, 염구준,
그의 압도적인 무력에 민현파의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민현 빼고는 아무도 대장로와 무공을 비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래야지. 아직도 불만 있는 사람은 말해도 돼. 우리 민씨 가문은 민주적인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대장로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며 오만하게 말했다.“제가 불만이 있습니다!”이때, 문 밖에서 민현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현?”대장로는 민현을 보자마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얼굴을 굳혔다.상황이 그의 계획과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민현은 이미 죽었어야 했다.‘혹시 염구준이 민현에게 당한 건가?’“그래요, 접니다. 저더러 적혈석을 찾아오라고 한 게 가주가 되고 싶어서 그러신 걸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민현은 눈 앞의 장면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대충 눈치챘다.더욱 심오한 계획은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곧이어 염구준도 나타났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그는 머리를 굴려 사건의 전말을 거의 다 짐작할 수 있었다.대장로는 적혈석을 찾아오라는 핑계로 민현을 보내 염구준의 손을 빌어 상대방을 죽일 생각이었던 거였다. 그렇게 하면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민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괜찮은 계획이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염구준은 살인을 일삼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당신, 저희 가문의 일에 참견할 생각입니까?”대장로는 민현을 무시한 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는 민현처럼 무술에만 몰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소식을 아는 게 많았고, 그렇기에 염구준의 전적도 잘 알고 있었다.반보천인의 경지에서 무적이라고 불리던 공무적도 상대방에게 졌으니, 그는 더 이길 자신이 없었다.“민씨 가문의 내부 싸움에는 관심 없습니다. 다만 따로 할 일이 있으니, 먼저 할 거 하시죠.”그러나 염구준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많은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탁하지 않았다면 괜찮을 겁니다.”염구준은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약속했다.이후 그는 몇 마디를 더 당부한 뒤, 민현과 함께 민씨 가문으로 향했고, 호찬과 용필은 손씨 그룹 본사로 돌아갔다.그는 거록 존주와 연관된 것은 모두 철저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사악한 수련법이 세상에 퍼지지 않도록 말이다.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이 몇 시간을 거쳐 민가진에 도착했다. 민가진은 도로가 험난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들이 보통 가지 않았다. 비록 주변이 전부 대도시였지만 이곳만은 은둔처처럼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은세집안인 민씨 가문은 이곳에 자리를 잡았으며 이 마을의 유일한 가문이었다. “멈추세요. 당장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험난한 길가에서 갑자기 두 사람이 튀어나와 염구준과 민현의 길을 막아섰다.“비켜. 나 안 보여?” 그러자 민현이 분노에 차 소리쳤다.돌아오는 내내 대장로가 거록 존주와 결탁한 일로 머리가 복잡했었는데, 자기 가문의 사람들에게까지 길을 막히니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민현 님, 오셨군요.”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 공손하게 한쪽으로 물러섰다. 민씨 가문에서 공인한 제일 강자의 체면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가시죠.”민현은 두 사람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막 지나가려는 순간, 순찰자들이 주저하면서 말했다.“민... 민현 님, 대장로님께서 외부인을 마을에 들이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쾅!이에 민현은 강한 기운을 내뿜어 말한 사람을 밀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왜, 내 일에도 관여하려고? 요즘 가문 규율이 엉망이네.”“죄송합니다!”이에 순찰자는 가슴을 움켜쥔 채 더는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이 일을 통해 민씨 가문이 겉보기와 달리 내부가 화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현과 대장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네.’하지만 세상엔 많이 묻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는 먼저 대장
이렇게 당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패배할 것이다.쿵!염구준은 거센 주먹으로 상대방이 나타나도록 유인했다.그리고 민현이 모습을 드러낼 때 바로 쓰러트렸다.“쿨럭… 우웩!”민현은 속이 울렁거려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을 그대로 토하고 말았다.“어떠세요. 계속 싸우시겠어요?”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질문했다.화려한 공격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도 꽤 실력이 있다고 인정했다.“마지막 초식이 남았어요. 그것까지 파괴한다면 패배를 인정할게요. 이번에 무기를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민현은 일어서서 다시 기운을 끌어냈다.무기를 쓰라고 했으니 센 것이 올 것 같았다.“포추자!”민현이 마술천을 송곳 모양으로 만들어 오른손에 장착하며 어마어마한 기운을 발산했다.스스슥!그리고 빠르게 공격했다.“칠상권궁극오의, 칠권합일!”염구준도 최강 권법으로 대응했다.쿵!강력한 두 초식이 한참을 대치하더니 민현의 마술천이 흩날리고 강한 기운이 그의 몸을 강타했다.“우웍!”민현은 바닥에서 몇 바퀴 굴러서야 겨우 멈추었다.이윽고 입에서 검붉은 피를 뿜고 말았다.중요한 순간에 마술천으로 몸을 막아서 다행이었다.게다가 염구준이 힘을 거둔 덕분에 살 수 있었다.“이 늙은이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승복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알려드리겠습니다.”민현은 져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였다.패배한 이상 적혈석을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사양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적혈석을 평소 누가 관리하고 있었습니까?”“이 물건은 민씨 가문에서 강자를 상징하니 가문에서 최고 고수인 제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민현은 상대방 의도를 몰랐지만 괜한 의심을 하지 않고 묻는 대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민씨 가문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민씨 가문에서 보물처럼 여기는 것을 왜 마술쇼에 상으로 내놓은 겁니까?”그랬다. 당사자는 알지 못해도 방관자는 알고 있었다.그제야 민현도 이상하
스스슥!염구준은 앞으로 돌진하며 황금빛이 번쩍이는 주먹을 힘껏 찔렀다.그러자 민현은 제자리에 서서 마술천으로 몸 전체를 가렸다.이런 방식은 처음이지만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주먹을 무찔렀다.촤아악!강력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마술천이 순식간에 찢어졌다.그런데 천 뒤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보는 앞에서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이런 마술 기법은 세계 최고 마술사 로브도 따라하지 못할 것이다.“재미있네. 무술과 마술의 결합이라니 보는 눈이 즐겁네.”염구준은 전의가 불타올랐다.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기운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뒤야!”기척을 느끼고 갑자기 돌아섰지만 여전히 마술천만 있고 사람은 없었다.보통 실력이 아니었다.스스슥!이번에 귀를 움직였다. 바로 그때, 왼쪽에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염구준이 한 줄기 기운을 빠르게 발사하자 수십 개의 비도가 바닥에 떨어졌다.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노인의 전투 방식이 비주류라 왠지 늙은 여우를 상대하는 느낌이 들었다.멀리서 용필과 호찬은 맥주와 땅콩을 먹으면서 관전하고 있었다.“늙은이가 이상한 수법을 쓰네요. 우리 형님을 도와줄까요?”“걱정 마. 구준이는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어. 이건 공평한 대결이라서 끼어드는 거 싫어할 거야.”두 사람은 상의한 끝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전투 범위 내에서 두 고수는 여러 번이나 맞붙었다.그제야 염구준은 상대방의 수법을 대략 파악하고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민현도 같은 생각인지 진짜 실력으로 대응했다.갑자기 염구준의 양쪽에 똑같게 생긴 마술천이 나타났다.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두 천 중에서 하나는 가짜이거나, 하나만 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동시에 공격할 거라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은 세 가지 경우에 신경 쓰지 않고 두 주먹을 들고 전방을 무찔렀다.마술은 속임수에 불과하니 마술천도 시야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었다.쿵!염구준은 전방에서 그의 주먹과 부딪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때 민현이 모습을
“미안하게 됐습니다.”민현은 한마디로 사과하고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적혈석은 귀한 물건은 아니지만 민씨 조상들이 남긴 거라 의미가 있어요. 그러니 돌려주면 합니다.”염구준은 듣다가 웃음을 터트렸다.“그게 다입니까?”달랑 입만 들고 와서 내놓으라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적혈석은 민씨네 물건은 맞지만 염구준이 싸우면서 거록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었다.“그리고 민씨 가문 대신 적혈석을 지켜주고 천석을 죽인 놈에게 대신 복수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니 이 늙은이 체면을 봐서라도 적혈석을 돌려주길 바랍니다.”이번에는 오만한 태도를 거두고 말투가 많이 공손해졌다.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태도가 좋아서 지난 일은 따지지 않을게요. 그냥 돌아가세요.”적혈석에 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니 쉽게 넘겨줄 리가 없었다.이런 물건이 바위성의 마술쇼에 나타난 것부터 이상했다.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말하자, 민현은 안색을 굳히며 기운을 움직였다.여기서 싸우자는 뜻이었다.“어른들은 일단 일을 저지르면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그나마 상대방이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호찬과 용필이 다치지 않았으니 여기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필경 반보천인의 파괴력이라면 손씨 그룹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오해하지 마세요. 그쪽과 내기를 해서 적혈석을 가져오고 싶을 뿐입니다.”민현은 기운을 거두고 빈손으로 요구한 자신의 처사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러니 절충안을 마련하여 서로 적이 되는 것을 피해야 했다.강호에서 무술인들끼리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었다.“하하하. 원래 제 물건인데 어르신의 조건을 들으면 저만 손해를 보잖아요.”염구준이 큰소리로 웃었다.이런 조건을 제시하다니 역시 뭔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사양하지 말고 말해 보세요.”민현이 말을 바꾸었다.“저도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요. 이따가 어르신이 지면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을 함정에 빠트리
“명심해. 어떤 상황인지만 알아보고 절대 위험하게 끼어들지 마. 안전이 우선이야.”“알았어.”초상비는 언어 변환기를 챙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본래 염구준이 직접 가려고 했는데 당분간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바위성 전투가 끝난 뒤, 거록이 돌아다니면서 광기를 부리기에 최대한 빨리 잡아내고 싶었다.그 반면에 흑풍은 워낙 죽음을 두려워해서 중상을 치료하려면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그때 누군가 경호실에 뛰어들어와 다급하게 말했다.“염 선생님, 민씨라는 사람이 찾아 왔습니다.”올 것이 드디어 왔다.적혈석이 그에게 있고 바위성에서 민천석이 죽었으니 가문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염구준이 일어서며 초상비에게 말했다.“지금 바로 출발하고 계속 연락하자.”말을 마친 그는 민씨 가문을 만나러 밖으로 나갔다.손씨 그룹 밖에 숨결이 깊고 걸음걸이가 진중한 노인이 서 있었다.무술인이라면 딱 봐도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비켜. 세상에 나 민현더러 기다리게 하는 사람은 없어!”노인이 거만하게 말했다.“하, 세상에서 아무 사람이나 염 선생님을 만날 수 없어요.”호찬은 노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입구를 막고 있었다.실력이 뛰어나고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 고수들은 항상 조심해서 상대해야 했다.“흥!”민현은 콧방귀를 끼며 강력한 기운으로 호찬을 물리쳤다.반보천인 실력이었다.하지만 입구를 막은 두 사람은 인상을 굳히며 꿈쩍하지 않았다.민현은 이해되지 않았다.반보천인 고수 앞에서 일반 무술인들이 보이던 반응이 아니었다.‘설마 겁을 먹었나?’바로 그때 호찬이 말하면서 똑같은 기운을 발산했다.“반보천인은 강하지만 그렇다고 손씨 그룹 앞에서 자랑할 자격은 없습니다. 얌전히 기다려 주세요.”용필도 맞장구를 쳤다.“그럼요. 소란을 피우지 마세요.”무시당한 민현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랐다.“그럼 진짜 실력을 보여주마!”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현은 강력한 실력을 보여줬다.“막읍시다!”호찬은 용필과 함께 2대1로 맞서 싸웠다
“와, 한동안 갖고 놀 수 있겠어요.”염희주는 너무 기쁜 나머지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마음에 들면 됐어.”염구준도 활짝 웃으면서 딸을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그런데 선물을 받은 염희주가 다른 조건을 말했다.“아빠, 오늘 주말인데 나랑 같이 해양박물관에 가서 놀아요.”그 말에 염구준은 아내를 떠올렸다.“엄마 아직 일하는데 우리끼리 놀러가면 삐치겠지?”“왜, 내가 없는 사이에 내 흉이라도 봤어?”범도 자기 흉을 보면 나타난다더니 손가을이 회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엄마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아빠가 우리를 데리고 해양박물관에 가자고 했어요.”딸의 말에 염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누구에게 배운 것인지 어린 나이에 잔꾀가 엄청 많았다.“구준 씨, 이제 집에 들어왔으면 좀 쉬어.”손가을은 딸과 함께 보채지 않고 걱정스럽게 물었다.“피곤하지 않아. 지금 가자. 늦으면 문 닫겠어.”염희주 표정을 보고 도무지 거절할 수 없었다.그러다 돌아서서 두 노인을 쳐다봤다.“장인어른, 장모님, 저희 같이 가시죠.”염구준의 말에 두 노인은 손을 저었다.“우리 지인이랑 포켓하기로 했어. 너희들끼리 가. 게다가 고기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노인은 세 식구가 오붓하게 지낼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나중에 손가을이 제이든을 불렀지만 시무룩해하며 거절했다.그렇게 세 식구는 해양박물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특히 염희주는 처음 온 것도 아닌데 연신 감탄을 자아내며 사진도 잔뜩 찍었다.“아빠, 장수경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데 왜 올 때마다 보이지 않아요?”그녀는 다양한 동물을 보며 질문했다.“너무 커서 여기서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딸의 질문에 염구준은 인내심 있게 대답하고 다른 지식도 알려주었다.“그렇구나.”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염희주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실은 해양박물관에 오자고 한 것은 핑계이고 부모와 함께 놀고 싶었다.그렇게 해양박물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실컷 물고기를 보았다.“너무 기뻐요!”저녁에
다들 웃고 떠들면서 식사하는 가운데 윤걸만 어색해 보였다.식사를 마친 뒤, 청룡은 그를 데리고 전신전으로 돌아갔다.붉은 장미 일행은 각자 귀국하고 염구준도 청해로 돌아왔다.청해 공항.염구준이 공항에서 나오자 손태석이 마중을 나왔다.“장인어른, 집에 계시지 어쩌다 마중하러 오셨어요?”왠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따뜻했다.“한 식구인데 당연히 마중하러 와야지. 가을이 중요한 회의가 있다길래 내가 대신 나왔어. 그리고 너희 아버지는 북쪽 변경으로 돌아갔어.”손태석은 손을 흔들며 주차한 곳으로 향했다.“네, 저도 들었어요.”염구준은 앞장서서 차문을 열어주었다.염씨 가문의 산업도 꽤 규모가 커서 염진은 고집을 피우며 지금까지 최전선을 지키고 있었다.염구준이 은퇴하라고 몇 번이나 설득했지만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지 말라면서 아예 말을 듣지 않았다.“구준아, 이번 일은 순조롭게 해결했어?”손태석이 갑자기 질문했다.“잘 해결했어요. 나흘도 되지 않아서 돌아왔잖아요.”염구준이 웃으면서 태연하게 말했다.왠지 그에게 어려운 일이란 없는 것 같았다.“그럼 됐어.”손태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구준아, 네가 평범한 녀석은 아니란 걸 안다. 퇴역한 대장처럼 간단한 신분은 아니겠지. 그에 대해 캐묻지 않겠지만 밖에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족들은 너를 떠날 수 없고 또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거 바라지 않아.”솔직히 함께 산 세월이 짧지만 그동안 겪은 일들이 많아서 손태석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챘다.“장인어른, 저 벌써 들통난 거예요? 대단하세요.”염구준은 숨기지 않고 오히려 칭찬했다.“당연하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뻔한 걸 모르겠어?”손태석은 웃으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염구준을 보면 볼수록 참 훌륭한 사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가족을 위해 한 일들은 전부 지켜보고 항상 감사하게 여겼다.가문이 으리으리한 사위가 전혀 부럽지 않았다.가는 동안 두 사람은 편하게 남자들 사이의 대화를 나누었다.그러다 도중에 손태석이
“염 선생님, 우리 마씨 가문을 구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마거봉은 술잔을 들고 연신 감사를 표했다.“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마거봉 씨 결정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염구준은 모두 사소한 일이라 여기며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잔을 비우자 마거봉이 바로 술을 따르며 말을 이어갔다.“염 선생님, 어렵게 바위성에 오셨는데 며칠 더 머무르면 제가 직접 가이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저희 바위성의 풍경은 아름답고 명승고적도 많거든요.”생명의 은인에게 보답할 길이 없으니 최대한의 성의라도 보이고 싶었다.“아닙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떠나야 합니다. 아직 처리할 일이 많아요.”염구준은 완곡하게 거절했다.임무를 완성했으니 붉은 장미 일행은 귀국하여 이번 작전 상황을 보고하고, 전신전 부하들도 각자 맡은 임무가 있어 빨리 제자리로 복귀해야 했다.마거봉은 더는 설득하지 않고 재산 절반을 염구준에게 주려고 했지만 또 거절을 당했다.하지만 이미 내놓은 돈을 다시 받을 수 없으니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다.염구준은 돈을 위해서 타인을 돕지 않았다.오로지 마거봉이라는 사람이 있으면 용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이거 놔. 당신들 대장 나오라고 해. 이거 그 사람이 준 명함이야!”다들 기분 좋게 식사하고 있을 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파티 주최자인 마거봉은 안색을 굳히며 밖으로 나갔다.“뭐가 이렇게 시끄러워?”“경찰이 볼일이 있다면서 들어오려고 합니다.”밖에서 경호원도 막기 버거운지 힘겹게 대답했다.경찰이 내민 명함에 이름은 없고 주소만 적혀 있어서 함부로 들여보낼 수 없었다.“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분도 공을 세웠어요.”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염구준은 엊저녁에 온몸에 피투성이면서도 물러나지 않았던 남자가 생각났다.경찰이 방으로 들어오더니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역시 여기에 계셨군요. 제 이름은 윤걸입니다. 당신 부하가 되고 싶습니다.”윤걸은 밤새 생각했었다.아직 종사 경지로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니 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