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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정태웅이 윤구주의 명령대로 암부에 지시하는 것도, 연규비가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잘 준비를 하는 것까지, 윤구주에게 가장 가까운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하나도 빠짐없이 윤구주의 머릿속에 펼쳐졌다.

그는 골목 어귀에서 술에 취한 남자 둘이 욕을 하며 노상 방뇨를 하는 것도 보았고 나이 지긋한 노인이 라디오를 들으며 짧은 반바지를 입고 달리는 여자를 보고 눈을 반짝이는 것도 보았으며 강가의 커플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사랑을 나누는 것도 보았다.

수많은 광경들이 윤구주 눈앞에 선명히 나타났지만 그것들은 윤구주가 알고자 하는 게 아니었다.

윤구주가 찾고 있는 건 저를 죽이려고 서남까지 침입한 국제킬러들이었다.

그래서 윤구주는 또 한 번 현기를 모으며 신념술을 다시 시행했다.

신념술이 빠르게 퍼져나가자 윤구주의 새까맣던 머릿속에 수많은 불빛들이 나타났다.

밤하늘의 별들마냥 빼곡히 머릿속을 채운 불길들은 바로 사람의 정신의 불이었다.

정신의 불은 저마다 주인의 생기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젊은 사람은 그 기운이 강했고 나이든 노인이거나 어린아이는 미약했다.

수많은 기운들이 윤구주 머릿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오랜 훈련과 수련을 거친 무사의 불빛은 활활 타오르는 성화마냥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때마침 윤구주의 머릿속에도 그런 불빛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서남에 헬스를 하는 사람들이 많나 보네.”

제 머릿속의 불빛들을 훑어보던 윤구주는 비록 강한 불빛들을 보았지만 그건 무사의 불빛이 아니라 그냥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불빛임을 알고 있었다.

무사의 불빛은 그런 사람들과는 또 달랐다.

그렇게 또 한 번 거르고 나니 마침내 무사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3킬로미터 밖의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들이었는데 그들이 바로 국제킬러였다.

“드디어 찾았다.”

입꼬리를 올려 웃은 윤구주가 눈을 한 번 깜빡이자 금빛 연꽃이 두 눈에 피어났다.

윤구주가 손으로 미간을 누르자 그 연꽃들이 하늘로 흩뿌려지며 국제킬러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이렇게 자국을 남겨놓으면 찾기가 더 쉬워질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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