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주는 손가락을 움직여 검결을 시전했다. 그의 주위에 있던 현기가 한데 뭉쳐져 청색의 검으로 변했다. 검이 윙윙거리면서 소리를 내자 윤구주는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죽여!”검은 순식간에 날아갔다.촤악!날카로운 검이 독사처럼 국제 킬러들의 목을 연달아 꿰뚫었다.그렇게 서남 외곽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처참한 비명과, 죽이라고 외치는 소리, 그리고 총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그러나 이내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윤구주의 어검술과 함께 그 자리에 있던 킬러들 대다수가 죽었다.윤구주가 킬러들을 학살하고 있을 때, 어둠 속에서 검은색 독뱀 한 마리를 몸에 두른 요염한 여자가 나타났다.그녀는 화진 전 세계 다크 사이트 랭킹 3위인 살모사 아리나였다.잔혹하기 그지없는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 채 겁에 질린 얼굴로 눈앞의 학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몸을 흠칫 떨었다.“젠장, 젠장! 더는 화진에 남아있을 수 없겠어. 10억은 포기해야겠어!”그녀는 말을 마친 뒤 서둘러 어둠 속으로 달려갔다.도망쳐야 했다.어쩔 수 없었다.백여 명 넘는 킬러가 윤구주의 손에 죽었다. 그러니 아무리 10억이 욕심 나도 감히 덤벼들 수 없었다.아리나가 어둠을 헤치며 도망치고 있을 때 윤구주의 현기로 이루어진 검이 마지막 남은 흑인 킬러를 죽였다. 동시에 윤구주는 신해를 통해 아주 강렬한 정신이 먼 곳에서 도망치고 있는 걸 발견했다.“응? 드디어 고수가 나타났네! 도망치려고? 하지만 과연 내게서 도망칠 수 있겠어?”윤구주는 살모사 아리나가 도망치는 방향을 바라보면서 냉소를 흘렸다. 그는 두 다리에 힘을 줘서 빠르게 아리나를 쫓아갔다.어두운 밤, 누군가 빠르게 도망치고 있었다.그자는 다름 아닌 살모사 아리나였다.아리나는 이미 단숨에 10km 넘게 달렸다. 그녀는 한 어두운 골목길 안으로 숨어 들었다.그녀는 파란색 눈동자로 깜깜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두려움에 질린 채로 헐떡거리며 말했다.“야크, 어서, 어서 배를 한 척 준비해 줘. 내일, 아니,
살모사 아리나가 은색 나이프를 빼 든 것을 본 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당신이 바로 전 세계 다크 사이트 랭킹 3위의 살모사야?”“날 알아?”살모사 아리나는 아주 놀란 듯 보였다.“당신 이름이 우리 화진 천망수배록에 나타난 적이 있어. 그래서 기억하고 있지.”윤구주는 계속해 말했다.살모사는 침묵했다.“이제 공격해 봐. 다크 사이트 킬러들이 얼마나 실력이 대단하길래 감히 화진에 쳐들어온 건지 궁금하네.”윤구주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마치자마자 살모사는 곧바로 움직였다.업계 톱이라고 인정받는 킬러로서 살모사는 지금 이 순간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모든 기회를 틀어쥐어야 했다.그녀는 은색 나이프를 들고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여 윤구주의 목을 노렸다.윤구주는 뒷짐을 진 채로 순식간에 몸을 움직였다. 그는 살모사의 나이프가 가까워지자 곧바로 3m 거리를 움직였다.솨아악!다섯 번의 공격이 이어졌다.다섯 번의 공격 모두 번개처럼 빠르고 뱀처럼 무자비했다.번뜩이는 칼날이 윤구주의 몸 위를 지나쳤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매번 공격할 때마다 윤구주는 그녀의 공격을 정확히 피했다.마치 그녀의 공격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말이다.“젠장, 정말 강하네!”살모사는 자신의 공격이 먹혀들지 않자 낮게 읊조리면서 몸을 굴리며 동시에 입에서 녹색 독을 뿜어댔다.윤구주는 자신에게로 뿜어진 독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 그 순간 펑 소리와 함께 독은 차가운 벽으로 날아가서 부딪혔다.견고한 벽 위에 독이 묻는 순간 치지직 소리와 함께 벽이 부식되었다.잠시 뒤, 돌 부스러기가 후드득 떨어졌다.“독? 재밌네!”윤구주는 벽에 묻은 녹색 독을 바라보며 말했다.살모사는 계속해 공격했다. 그는 나이프를 쓰면서 입에서는 녹색 독을 뿜었다.살모사는 독으로 윤구주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윤구주가 대충 휘두른 손에서 현기가 손바닥 모양이 되어 살모사의 가슴을 강타했다.쾅 소리와 함께 살모사는 차에 치인 사람처럼 멀리 날아가면서 피를 토했다.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윤구주는 살모사의 아랫배를 주먹으로 쳤다. 운이 좋지 않았던 살모사는 다시 한번 피를 토했고, 그녀의 몸은 데구루루 굴러서 골목길의 벽 쪽으로 굴러갔다. 그녀의 등 뒤에 있는 벽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살모사는 바닥에 축 늘어진 채로 겨우 숨만 쉬고 있었다.“너희 따위가 감히 화진으로 와서 날 죽이려고 해?”윤구주는 바닥에 쓰러진 살모사를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다크 사이트 랭킹 3위인 살모사는 자신이 오늘 이렇게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절대 화진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후회해도 소용없었다.“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날 살려준다면... 내 모든 걸 줄게... 내 몸까지도 줄 수 있어.”살모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옷깃을 풀어 헤쳤다.윤구주는 눈살을 찌푸렸다.외국인이라 그런지 아주 개방적인 듯했다.이기지 못하니까 다짜고짜 옷을 벗다니.살모사는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풍만한 그것이 윤구주의 시야에 들어왔다.해외 여자들은 몸이 아주 섹시하고 풍만했다.윤구주가 그녀의 몸을 보고 있을 때 살모사의 눈동자가 갑자기 음산하게 번뜩였다. 곧 슉 소리와 함께 검은색의 독사가 그녀의 매끈한 등에서 튀어나와 윤구주를 물려고 달려들었다.“죽어!”그것은 그녀의 몸에 둘려져 있던 검은색 뱀이었다.팔뚝만큼 굵은 검은색 살모사가 덤벼들자 윤구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런 보잘것없는 수작으로 날 기습하려고 해?”독사가 윤구주의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펑 소리와 함께 독사는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기로 인해 반으로 갈라졌다.기습이 또 한 번 실패하자 아리나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그녀는 몸을 비틀며 어둠 속을 향해 달려갔다.그녀는 도망칠 생각이었다.도망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그녀를 쫓아가는 대신 화련금안을 이용해 살모사의 등에 흔적을 남겼다.곧 외마디 비명이 들렸고 앞쪽 골목길에서 화산보다 더 무시무시한 고온이 전해졌다. 그리고 금빛 불꽃이 타올랐
“이번 공격은 나쁘지 않았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날 만났네.”이미 3m 밖으로 움직인 윤구주는 어둠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둠속 그자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는 갑자기 낮게 으르렁거렸고 곧 수많은 암살 무기가 윤구주를 향해 날아들었다.총알보다도 더 빠른 그 암살 무기는 십자가 형태를 띠고 있었다.그것은 부성국의 닌자 무기 십자검이었다.십자검이 전부 자신을 공격할 때 윤구주는 가볍게 주먹을 휘둘렀고 십자검들은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윤구주가 십자검들을 날려버리자 어둠 속에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돌풍참!”검은 안개 속에서 검 하나가 나타났다. 그것은 반월 형태의 카타나였는데 거대한 돌풍을 일으키며 윤구주를 베려 했다.윤구주는 꿈쩍하지 않은 채로 검을 바라보다가 주먹을 움직였다.쿵!그의 주먹에 모든 것이 부서질 듯했다. 윤구주의 주먹이 카타나에 닿는 순간, 검은 안개 속에서 누군가 몸을 움찔 떠는 것이 보였고 동시에 뒤로 물러나는 발소리가 들렸다.“그만 숨고 이젠 나오지 그래?”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어둠 속의 검은 안개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고 곧 오니 가면을 쓴 사람이 윤구주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전 세계 다크 사이트 랭킹 1위인 오니 가면의 사무라이, 무사시였다.오니 가면을 쓴 그는 피에 굶주린 듯 눈을 번뜩였다.그의 등에는 검 두 개가 있었고 세 번째 검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윤구주를 바라보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역시 현상금 10억이 걸린 사람답네. 당신은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 가장 강한 사람이야.”윤구주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날 칭찬하는 건가? 미안하지만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린다고 해도 난 당신을 죽일 거야. 감히 화진에 발을 들였으니 말이야.”무사시는 그 말을 듣더니 갑자기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날 죽이려고? 그러려면 그 정도 실력이 있어야 할 텐데.”무사시가 말을 마치자마자 윤구주는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타났다.“내 실력이 알고 싶
무사시가 자욱한 검은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자 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무은참격을 할 줄 알아? 이건 좀 뜻밖이네. 하지만 이런 시시한 수작으로 내 눈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열려라, 금안!”윤구주의 동공에서 금빛이 반짝이는 순간, 주변 모든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검은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춘 무사시도 마찬가지였다.금안 속 무사시는 세 카타나를 내던졌고 엄청난 한기를 띤 검기가 허공에서 날아왔다.무사시는 확실히 엄청난 고수였다.화진의 8품 대가 정도의 강자도 그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하지만 무사시가 마주한 사람은 윤구주다.한때 신급 강자도 단숨에 해치웠던 윤구주 말이다.세 검이 날아들자 윤구주는 냉소를 흘리며 몸을 움직였다.무사시는 공격에 실패하자 다시 한번 소리를 지르면서 공격했다.“수라참격!”쿵!그 공격을 위해 무사시는 세 카타나를 하나로 합쳤다.순간 세 개의 카타나가 합쳐져서 엄청난 검이 만들어졌다. 그 검은 아주 길었고 검 위에는 검은색의 지옥 불꽃이 그려져 있었다.그 검은 불꽃은 마치 지옥의 불꽃처럼 타오를 때도 엄청난 한기를 띠고 있었다.지옥의 불꽃을 띤 검이 날아들자 공간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수라참격을 마주하게 된 윤구주는 피하지 않고 검이 있는 방향 쪽으로 오른손을 쥐는 시늉을 했고, 순간 거대한 손이 검 앞에 나타났다.쿠구궁!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지옥의 불꽃을 띤 검은색 검은 윤구주의 거대한 손에 부서졌다. 무사시는 입에서 피를 왈칵 토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어떻게... 어떻게 내 수라참격을 부순 거지?”무사시가 믿지 못하고 있을 때 윤구주는 갑자기 고개를 들며 말했다.“부성국 기타가와 신사의 수라참격이었어?”“내 검법을 알아?”무사시는 입가의 피를 닦더니 겁에 질린 표정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차갑게 웃었다.“예전에 부성국 3대 신사의 파수꾼을 죽였었거든. 그중 한 명이 기타가와 다케시였지. 알아?”순간 무사시의 얼굴이 일그러
그의 사손인 무사시는 당연히 이길 수 없었다.무사시가 기타가와 참격을 시전하기도 전에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곧 금빛 용이 윤구주의 주먹에서 나타났다.그것은 구양진용결이었다.금빛 용이 나타나자 무사시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그는 멍하니 윤구주의 주먹에서 금빛 용이 나타나는 걸 지켜보았고 곧 윤구주의 주먹이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쾅!형언하기 어려운 용이 무사시의 검을 전부 가린 뒤 그의 몸까지 전부 집어삼켰다.어둠 속에서 반토막 난 몸이 허공에서 뚝 떨어졌다. 그 몸은 무사시의 것이었다. 그리고 오니 가면도 떨어졌다.전부 죽었다.다크 사이트 랭킹 1위인 무사시까지 죽었다.오늘 밤 윤구주의 손에 죽은 킬러들은 총 124명이었다.무사시까지 죽인 뒤 윤구주는 미소를 지으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거의 다 된 것 같으니 이젠 집으로 돌아가 쉬어야겠어.”말을 마친 뒤 그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백화궁.윤구주가 킬러들을 학살하고 있을 때 정태웅은 윤구주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두 시간 뒤 윤구주가 돌아왔다.윤구주가 나타나자 정태웅은 곧바로 그에게로 달려갔다.“저하, 벌써 돌아오신 거예요? 킬러들은요?”윤구주는 태연하게 말했다.“전부 죽였어.”‘뭐?’“저하, 두 시간도 안 됐는데... 그 킬러들을 전부 죽였다고요?”정태웅이 다시 한번 물었다.“응.”윤구주가 그렇게 말하자 정태웅은 말문이 막혔다.“역시 저하 대단하십니다! 무적이세요!”그날 밤, 윤구주는 킬러 124명을 죽였다....부성국.기타가와 신사.부성국의 기타가와 신사는 부성국에서 엄청난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기타가와 신사에 문도가 아주 많을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건 기타가와 신사가 부성국의 국방부를 위해 엄청난 공로를 세운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때 기타가와 신사의 널따란 대전 안에는 수백 명의 검은색 옷을 입은 사무라이가 조용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대전은 예스럽고 음산했다.정중앙에는 거대한 귀신 조각상이 있었다.그 조각상은 아주 놀라웠다.한
“나 야나가와 류이치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제자가 화진에서 목숨을 잃을 줄이야. 화진의 4대 가문에서 나섰나 보네.”그렇게 말한 뒤 노인은 갑자기 폭포와도 같은 엄청난 검도 기운을 내뿜었다.“여봐라, 내 제자의 위패를 정리하거라.”검은색 옷을 입은 노인이 덤덤히 말하자 두 제자가 서둘러 앞으로 나와서 무사시의 위패를 정리했다.“화진이라니, 다케시 스승님께서는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으셨지. 스승님께서는 두 번 다시 화진에 발을 들이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 뜻을 어기게 생겼구나.”노인은 말을 마친 뒤 서늘한 시선으로 먼 동쪽을 바라보았다.다음 날, 부성국의 가장 큰 신문사에서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부성국의 검도 대가, 기타가와 참격의 야나가와 류이치가 신사에서 출관했다는 소식이었다....다크 사이트 랭킹 1위인 무사시가 화진에서 죽임을 당했다.그의 시체는 반토막 났다.그리고 다크 사이트 랭킹 3위인 살모사도 죽었다.그녀의 시체는 아직도 찾지 못했다.다크 사이트 랭킹 7위인 파멸자 쿠카도 죽었다.그의 시체는 완전히 고깃덩이가 되어버렸다.전 세계 다크 사이트가 발칵 뒤집혔다.세 사람의 죽음은 다크 사이트의 킬러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다크 사이트에는 세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과거 고용되었던 수많은 킬러의 이름에도 빨간색 X자가 표시되었다.대충 봐도 백 명은 넘을 듯했다.빨간색 X 하나가 한 사람의 죽음을 의미했다.하룻밤 사이에 백여 명의 이름에 X 표시가 떴다.그것은 전 세계 다크 사이트 킬러 업계에서 하루 사이에 백여 명 넘는 킬러들을 잃었다는 걸 의미했다.어느 해변의 호화 유람선 위.천음 엔터의 회장 탁천수는 시가를 들고 고급 양주를 마시면서 유람선의 VIP실에서 편안히 누워있었다.이때 한 부하가 헐레벌떡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회장님, 큰일입니다!”부하가 갑자기 들어오자 탁천수는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야?”“회장님... 죽었습니다. 전부 죽었습니다!”부하가 떨리는 목소
하루가 지났다.백화궁.윤구주와 정태웅, 연규비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은 평소와 다름없었다.아무도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어젯밤 일로 서남 암부 사람들은 아주 바빴다.윤구주가 죽인 킬러들의 시체를 수습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까지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죽은 사람이 한둘도 아니고 무려 124명이었으니 말이다.아침 일찍 일어난 윤구주는 정태웅을 방으로 불렀다.정태웅은 안으로 들어온 뒤 흥분해서 말했다.“쩌하, 정말 대단하세요. 너무 놀라워요! 그거 아세요? 어젯밤 죽은 킬러 중에 다크 사이트 랭킹 3위인 살모사 아리나, 랭킹 7위인 파멸자 쿠카, 심지어 랭킹 1위인 부성국의 제1신사의 제자 무사시도 있었어요!”정태웅의 말에 윤구주는 덤덤히 웃을 뿐이었다.“정태웅, 사람 한 명 좀 찾아줘야겠어.”‘응?’“누구요?”정태웅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천음 엔터 회장 탁천수.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야겠어.”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정태웅은 그 말을 듣고 넋을 놓았다.“저하께서는 탁천수를 죽이시려는 겁니까?”윤구주가 말했다.“당연하지. 그 인간을 죽이지 않는다면 은설아 씨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그러니까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해.”정태웅은 그 말을 듣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하. 지금 당장 암부 사람들에게 탁천수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하겠습니다.”정태웅은 곧바로 물러났다.윤구주는 정태웅이 나가자 눈을 가늘게 떴다.그는 비록 사람을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떤 이들은 죽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특히 탁천수가 그랬다.그는 절대 은설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비록 지금은 윤구주 때문에 잠깐은 겁을 먹었겠지만 그래도 그는 천음 엔터의 회장이었다.그러니 윤구주는 반드시 그를 죽여야 했다.오후쯤 정태웅은 탁천수가 있는 곳을 알아냈다.“저하! 탁천수가 있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탁천수는 크루즈에서 열리는 자선 파티에 참석했다
정태웅은 얼른 핸드폰에서 세나미의 사진을 찾아내 공수이에게 넘겨주었다.“어때? 몸매가 S급이고 이쁘지?”대머리 스님은 눈을 똑바로 하고 핸드폰을 바라보며 흥분돼서 말했다.“너무 아름다워요. 소승은 특별히 이국적인 것을 좋아합니다.”“하하하!”정태웅은 큰소리로 웃었다.“태웅 형, 이 이국적인 절세 미녀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공수이는 순간 또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붉은 머리에 짙은 파란색 요정 눈동자를 매치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세나미는몸매도 비주얼도 일품이라 정말 아름다웠다.“수이 동생, 이 여자는 가질 수가 없어.”정태웅은 핸드폰을 치우고 말했다.“왜요?”공수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현재 설국 국주이기 때문이야.”이 말을 들은 공수이는 슬펐다.그래!나는 비록 세상에 무서운 거 하나 없지만 남의 국주를 빼앗아서 자기의 여자로 삼을수는 없었다.무엇보다도 공수이가 원하는 건 평등한 사랑이었다.예를 들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뺏기만 한다면 강도와 다를 게 없었다.대머리를 긁적이며 공수이는 말했다.“제가 이 아름다운 국주랑 결혼 할 수 없지만 설국의 다른 여인을 찾을 수 있어요.”“뭐? 설국에 가겠다고?”정태웅은 의아해하며 공수이를 바라보았다.“네, 지금 구주형이 설국에 있잖아요. 우리가 할 일도 없는데 이 기회에 설국에 가서 이쁜 여인도 찾아보고 우리 구주형도 만나면 얼마나 좋아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불현듯 설국으로 윤구주를 찾으러 간다는 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망설였다.“그런데 왕이 떠날 때 우리보고 여기 남아서 서울을 지키라고 했어.”“지킬 게 뭐가 있어요. 누가 감히 우리를 괴롭히겠어요,태웅 형.”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지금의 서울은 노룡사 전투를 거치면서 문벌들이 자취를 감춘 지 한참이나 되었고 제자백가의 가문들도 모두 몸을 사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게다가
“진짜야?”믿지 못한 정태웅은 말했다.“당연히 진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준 동생은 진짜 보기 힘든 검도 귀재예요. 곤륜지역을 놓고 말해도 그는 양보할 틈도 없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이 몇 년 동안 저는 구주형님 외에 그보다 검을 더 잘 쓰는 변태를 한 명 밖에 못 봤어요.”공수이는 회상 하듯 입으로 중얼거렸다.“그래?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있어?”정태웅은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세상에서 보기 드문 남궁서준의 검법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던 정태웅은 공수이의 말을 듣고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자가 있다고 하니 의아하기만 했다.“그럼요. 그 변태는 정말 강해요!”마음속에서 그자가 떠오른 공수이는 참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그게 누구야?”정태웅은 얼른 물었다.“그 변태의 이름은 말하기도 귀찮아요. 저는 단지 그자가 서요산 검종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공수이가 대답했다.서요산 검종?이 몇 글자를 들은 정태웅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전설이 너무도 많은 서요산은 줄곧 화진무도의 전설이었다.그런데 지금 이 시각 공수이는 남궁서준보다 더 강한 변태가 서요산 검종에서 왔다고 한다.깜짝 놀란 정태웅을 본 공수이는 또다시 중얼거렸다.“됐어요, 그 변태는 그만 말해요. 태웅 형, 저를 왜 찾아오셨어요?”생각을 거둔 정태웅이 말했다.“우리 왕의 소식이 전해졌어.”뭐요?“진짜요? 우리 구주형님이 돌아온다고 하나요?”공수이는 흥분해서 물었다.정태웅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야. 그러나 설국은 국주까지 우리 왕에게 살해당하면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정태웅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쳇! 뭔 일인가 했더니, 고작 설국국주의 머리를 자른 거요? 재미없어요.”공수이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나 참! 한 나라의 국주야. 너는 놀랍지도 않아?”공수이의 표정을 본 정태웅은 의아해했다.“우리 구주형이 곤륜지역에 있을 때 외부 구역 역주의 친아들도 죽였는데 그까짓
공수이의 앞에 금빛 큰 종에 일곱 개의 검이 떨어졌다.대지가 진동하고 거대한 종이 요란하게 울렸다.진동에 흔들려 뒤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하나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졌다.칠 검에 잘린 부적을 달고 빙글빙글 돌던 금색 큰종은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꼬맹이의 북두칠성 오의는 막아냈다.“나쁘지 않네! 꼬맹이야. 지난번보다 칠성오의가 또 돌파한 것 같으니 다시 해봐.”공수이는 가부좌를 틀고 금빛 종 안에 앉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꼬맹이 남궁서준을 향해 말했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시전해도 금강종을 깰 수 없자 오직 15살밖에 안 된 꼬맹이는 눈을 부릅뜨고 꼬마 스님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반드시 당신의 쓰레기 같은 종을 깨고 말 거야!”“하하! 얼른 덤벼봐!”“솔직히 말하면 본이 세상에 나의 금감종을 깰 수 있는 사람은 구주형밖에 없었어. 만약 네가 나의 금강종을 깰 수 있다면 앞으로 곤륜지역에서 그 교만한 자들과 허풍을 떨 수 있어!”공수이의 말을 들은 꼬맹이 남궁서준은 검의 기운를 모아 다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갑자기 이때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들아, 그만 싸워!”공처럼 뚱뚱한 정태웅이 소리를 치며 달려왔다.정태웅이 온 것을 본 공수이는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말했다.“태웅 형, 이곳에는 어떤 일로 오셨나요?”두 사람에 의해 사방이 모두 부서지고 뒷산에 굴러떨어져 뒹구는 거대 바위를 바라보며 정태웅은 말했다.“이 자식들아, 내가 만약 오지 않았다면 너희들이 여기를 아주 파괴해 버릴 생각이었던 거야?”“태웅 형, 염려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동생이랑 겨루고 있었을 뿐이에요. 맞지, 동생?””남궁서준을 향하여 곁눈질하며 공수이는 대답했다.남궁서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헛소리 그만하고 계속 싸울래요? 싸우지 않을래요?”공수이는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됐어, 동생. 겨루고 싶다면 내일 계속하고 오늘은 그만해.”말을 마친 공수이가 두 손을 벌리자, 그의 앞에 드리워졌던 금강종이 흔적도 없이 사
“이 자식들이 또 무슨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제가 얼른 가봐야겠어요.”허물어진 작은 장원을 지나면 곧 교외 뒷산으로 이어졌다.이때 한줄기의 검기가 구름을 가르고 날아갔다!맑은 하늘에 하얀 빛줄기가 나타났다.찬란하고 아름다운 검기가 나타나자 허공에는 갑자기 일곱 갈래의 북두성망이 나타났다.그 성망들은 검기가 나타남에 따라 전부 반짝반짝 빛났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음산한 소리가 뒷산에서 들려오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칠성이 반짝이더니 푸른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변했다.이 어둠은 주변 수백 장내 공간을 모두 암흑으로 뒤덮었다.그 뒤로 그림자 하나가 날아 올랐다.그는 나이도 많지 않고 키도 크지 않았으나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의 기운이 하늘을 찔렀다.그는 두 손에 금빛 찬란한 대검을 안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사람과 검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그가 바로 남궁 가문 천년에 한 번 있을법한 무도 귀재, 꼬맹이, 소년후 남궁서준이었다!그 꼬맹이가 검과 하나로 되어 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사용했다.아래쪽 바위 중앙에서는 대머리 꼬마 스님이 닭 다리를 뜯으며 꼬맹이를 힐끗 보며 말했다.“와! 훌륭한 검법이네. 곤륜지역밖에서 너 같은 무도 귀재를 만나다니 이 검 하나로 곤륜지역 몇몇 고대 종문과 실력자들과 겨룰 수 있겠는데!”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꼬마 스님 공수이였다.그는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가 세자인데 누구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모른다.유일하게 알려진 것은 그는 곤륜지역에 미친스님이라는 스승이 있다는 것뿐이다.곤륜지역, 심지어 몇몇 지역에서도 감히 그를 건드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리고 공수이는 미친 스님의 유일한 제자였다.“헛소리 그만하고 제 검을 받아봐요!”남궁서준은 비록 열다섯 살이지만 공중에서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기는 이미 탁월했다.(사람과 검이 하나로 된 남궁서준은 겨우 15세 였다. 그러나 그 검기 실력은 매우 막강했다.)이 시각 남궁서준이 북두칠성을 시전하자
서울, 교외.허물어진 장원 내.이 허물어진 장원은 당시 윤구주와 어머니가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다.서울에 돌아온 후 윤구주가 줄곧 살던 곳에서 지금은 형제들이 살고 있다.윤신우의 명령을 받고 줄곧 윤구주를 따르던 용민, 철영, 재이 세 명이 장원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이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우리 왕은 너무 멋있어! 설국 국주의 머리를 또 자르다니!”말하는 모습만 봐도 암부 3대 지휘사,백곰 정태웅이었다.공처럼 비대한 몸을 가진 그는 태블릿 PC를 들고 헤드라인을 장식한 국제 뉴스를 보고 크게 웃었다.“형님, 얼른 보세요. 설국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새 국주가 되었다고 하네요.”정태웅은 말하면서 민규현 옆으로 달려가 손에 든 태블릿 PC를 민규현에게 건네주었다.민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왕에게 미움을 샀으니 대가는 치러야지.”“형님 말씀 맞아요. 감히 우리 화진의 무학 보물을 훔친 작은 오랑캐 나라 설국은 왕이 그들을 참수하여도 죄가 마땅합니다.” 이때 천현수도 말했다.“새로운 설국국주는 런디클럽 명기보다도 기막히게 아름다워. 쯧쯧! 저 몸매, 가슴,엉덩이 봐봐!”옹졸한 표정을 지은 정태웅은 국제 뉴스에 나온 세나미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경멸하듯 그를 노려보며 천현수가 말했다.“설국의 여자 군신이자 미래의 설국 황후였던 세나미가 설국의 국주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이 여자 따위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고요?”정태웅은 승인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승인해, 세나미는 진짜 설국에서 유명해.”천현수가 말했다.“여자 군신 같은 웃기는 소리를 하지 말고 이쁜 여자는 붙잡아서 왕의 첩으로 만들어야 해.”정태웅은 중얼거리며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수이는 어디 있어? 이 자식이 또 클럽에 여자 찾으러 간 건 아니겠지?”정태웅이 말한 이는 바로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수이었다.윤구주가 설국으로 떠난 후 완전히 자아를 놓아버린 그는 매일 저녁 정태웅을 붙잡고 클럽에 방문하여
“6년 전 구주의 재능은 너무 뛰어났지.”한마디로 국주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말하였다.“어떤 재능이 뛰어났단 거예요?”이홍연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곤륜지역에서 온 스님이 구주가 태어난 해에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천생 황도의 운명이라고 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과인은 구주를 견제하기 시작했었지.”국주는 한마디로 자신의 모든 걱정을 말했다.당시 윤씨 일가와 윤구주를 벌하여 죽이려고 한 것과 문아름이랑 혼인을 맺게 한 것 또한 모두 지금의 국주였다.이 모든 것을 생각한 이홍연은 멍하니 서 있었다.“6년 전 구주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그를 문아름과 혼인시키기로 한 과인의 잘못이야.”끝으로 국주는 6년 전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진실을 들은 이홍연은 눈물이 방울방울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윤구주와 문아름의 혼인을 주도한 사람이 자신의 아바마마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홍연아, 아바마마를 탓하지 마. 과인도 나라의 운영과 우리 화진의 평화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눈물을 흘리는 딸을 본 국주는 달래려고 손을 내밀자, 홍연은 그 손길을 피해버렸다.“저는 왜 망할X이 아바마마를 뵙기 싫어하고 저랑 궁에 오려고 하지 않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아바마마가 미워요!”눈물을 흘리며 말을 마친 이홍연은 울면서 금란전을 뛰쳐나갔다.슬퍼하며 떠나는 이홍연의 모습을 본 국주는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과인이 잘못한 건가?”그는 고개를 들고 중얼중얼 말했다.한쪽에 있던 우상은 못 들은 척 얌전히 서 있었다.“우상, 문씨 가문은 지금 어떤 움직임이 있는가?”국주는 불쑥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현재 문씨 가문은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런데 첩보에 의하면 무도 3대 서열 쪽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육도진이 대답했다.“말해. 무슨 움직임이 있다는 거야?”국주가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지난번 인왕이 노룡산 전쟁에서 가문 절정의 수십 명 잔당을 죽인 후 현재 종문에서 복귀의 조짐을 보입니다.”종문?이 두 글자를
태산봉선!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한다!진국왕이란 무엇인가?바로 예전의 구주왕보다도 더 센 화진의 국주 외에 두 번째로 하늘을 찌를듯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바로 한 사람 아래, 만 사람 위라고 할 수 있는 자리이다.“망할X이 만약 아바마마께서 책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반드시 기뻐할 거예요.”이홍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것은 과인이 구주에게 빚진 것이므로 반드시 갚아야 해.”국주는 조용히 말했다.국가와 가정의 안정을 위하여 천하를 평정한 윤구주와 같은 인재를 국주가 책봉하지 않는다면 그의 공적이 어찌 떳떳할 수 있단 말인가?“우상, 작성하라고 하던 천자령은 다 한 건가?”그렇게 말한 국주는 고개를 돌려 한쪽의 육도진을 바라보았다.육도진이 대답했다.“국주께 아뢰옵니다. 신은 이미 모두 작성하였습니다.”“그래. 그럼, 시간은 11월 8일로 정하지. 과인은 그날 직접 태산의 정상에 올라 구주를 책봉할 거야.”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국주는 말했다.“국주님, 신이 한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이때 갑자기 육도진이 한마디를 하였다.국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봐.”육도진은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이번에 폐하께서 태산 봉선 하시면 나라 전체가 인왕의 귀환 소식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만 문씨 가문 그쪽은...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문씨 한마디가 금란전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 버렸다.문씨 가문은 화진4대 고대 무술 가문의 수령일뿐만 아니라 조정을 강점하고 있었고 현재 국방부 24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황왕 문아름이다.이 외에도 문씨 가문은 천년 대족으로서 종족의 내력은 종문과 겨룰 만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가문의 깊은 지지를 받는 문씨 가문과 출세하지 않은 종문 거물 사이에도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았다.문씨 가문은 화진의 무궁무진한 암흑의 힘을 가지고 있는 복잡하게 얽힌 한 그루의 하늘을 찌르는듯한 나무라 할 수 있었다.문씨 가문이라는 말을 들은 국주도 눈살을 찌푸렸다.“하...
이렇게 설국에는 새로운 국주가 탄생했다.그가 바로 세나미였고 이 사실은 곧 설국 전 지역에 퍼졌고 더 나아가서 전 세계에도 알려졌다.설국에서 왜 군신의 후손을 설국 국주의 자리에 올렸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세나미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는 걸 누구나 잘 알기에 설국 군을 포함해 불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화진!서울, 도성!금란전에 있던 국주는 설국의 방송국에서 새로운 국주의 탄생 소식이 전해지자 제일 먼저 소식을 접했다.“하하하! 구주가 계획대로 아주 절묘하게 진행을 잘했어.”국주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세나미가 설국의 국주라면 아마 백 년 동안에 설국은 우리 화진과 전쟁을 일으키지않을 거야!”옆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국주의 말을 듣고 불쑥 물었다.“아바마마께서 말씀하신 여자가 바로 망할 X이 납치했다던 설국의 제일 미녀인가요?”“맞아, 바로 그녀야!”뭐라고요?“망할X은 어떻게 납치한 여자를 설국국주로 만들 수 있단 말인가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 늑대 같은 자식이 혹시 세나미를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닌가요?”이홍연은 갑자기 질투하기 시작했다.“공주전하의 말씀은 틀렸습니다. 인왕은 국주의 말대로 설국이 앞으로 백 년 동안 늑대 같은 야망을 품지 못하도록 밧줄을 묶어두었을 뿐입니다.”이때 참지 못한 화진 우상 육도진은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뜻이야? 왜 들으면 들을수록 헷갈리는 거야?”이홍연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공주의 모습을 본 국주가 말했다.“구주가 언제 세나미를 납치하였던지 홍연이는 아직도 기억해?”“네. 그가 설국에 발을 막 들여놓을 때였어요.”이홍연은 국주의 물음에 대답했다.“근데 구주가 왜 세나미를 붙잡아두고 있었는지는 알고 있는 거야?”국주가 다시 물었다.이홍연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과인의 추측이 맞다면 구주가 이미 미래의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설태현의 머리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설국의 여자 군신인 세나미를 붙잡아 두었던 거야.”국주는 실눈을 뜨고
유니스가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설국 대신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여성이 어떻게 우리 설국의 국주가 된단 말입니까?”“비록 세나미 씨는 세나스 각하의 딸이긴 하지만 국주가 된다는 건 어림없는 일입니다.”설국 대신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윤구주는 단호히 말했다.“다들 똑똑히 들어. 난 오늘 당신들에게 통보하러 온 거야. 의논하러 온 게 아니라고. 알겟어?”그의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구주왕, 선 넘지 마세요! 우리 설국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우리나라의 위엄과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까?”대학사 유니스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위엄? 금전에도 감히 들어오지 못하는 쓸모없는 것들이 감히 나라의 위엄을 입에 담아?”윤구주가 유니스를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전, 전, 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 설국을 대표하여 항의합니다. 세나미 씨가 국주가 된다면 전 차라리 죽겠습니다.”유니스는 죽겠다면 위협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죽겠다고? 그러면 내가 그 소망을 들어주지.”윤구주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현이 마치 총알과도 같이 날아가서 대학사의 가슴팍을 꿰뚫었다.피가 금전에 흩뿌려지면서 유니스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유니스가 윤구주의 손에 죽자 금전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간담이 서늘해졌다.세나미는 앞으로 나서더니 윤구주를 향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왜, 왜 또 사람을 죽인 거야? 나랑 약속했잖아.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저자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는데 왜 날 원망하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고집불통인 노인네가 여기 남아있으면 설국의 미래에 방해만 될 뿐이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남은 설국 대신들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들 차례야. 얘기해 봐. 내 말대로 할 의향이 있는지.”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설국 대신들은 모두 겁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