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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작가: 김원호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윤구주는 살모사의 아랫배를 주먹으로 쳤다. 운이 좋지 않았던 살모사는 다시 한번 피를 토했고, 그녀의 몸은 데구루루 굴러서 골목길의 벽 쪽으로 굴러갔다. 그녀의 등 뒤에 있는 벽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살모사는 바닥에 축 늘어진 채로 겨우 숨만 쉬고 있었다.

“너희 따위가 감히 화진으로 와서 날 죽이려고 해?”

윤구주는 바닥에 쓰러진 살모사를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다크 사이트 랭킹 3위인 살모사는 자신이 오늘 이렇게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절대 화진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날 살려준다면... 내 모든 걸 줄게... 내 몸까지도 줄 수 있어.”

살모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옷깃을 풀어 헤쳤다.

윤구주는 눈살을 찌푸렸다.

외국인이라 그런지 아주 개방적인 듯했다.

이기지 못하니까 다짜고짜 옷을 벗다니.

살모사는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풍만한 그것이 윤구주의 시야에 들어왔다.

해외 여자들은 몸이 아주 섹시하고 풍만했다.

윤구주가 그녀의 몸을 보고 있을 때 살모사의 눈동자가 갑자기 음산하게 번뜩였다. 곧 슉 소리와 함께 검은색의 독사가 그녀의 매끈한 등에서 튀어나와 윤구주를 물려고 달려들었다.

“죽어!”

그것은 그녀의 몸에 둘려져 있던 검은색 뱀이었다.

팔뚝만큼 굵은 검은색 살모사가 덤벼들자 윤구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보잘것없는 수작으로 날 기습하려고 해?”

독사가 윤구주의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펑 소리와 함께 독사는 윤구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현기로 인해 반으로 갈라졌다.

기습이 또 한 번 실패하자 아리나는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

그녀는 몸을 비틀며 어둠 속을 향해 달려갔다.

그녀는 도망칠 생각이었다.

도망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윤구주는 그녀를 쫓아가는 대신 화련금안을 이용해 살모사의 등에 흔적을 남겼다.

곧 외마디 비명이 들렸고 앞쪽 골목길에서 화산보다 더 무시무시한 고온이 전해졌다. 그리고 금빛 불꽃이 타올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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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한 번의 공격으로 화진 역사상 가장 강하다고 불리던 국주 임정설이 단 한 합 만에 패색이 짙어졌다. ‘구구제일 그 경지가 이토록 압도적인 것이었던가.’ 애초에 싸움이 시작되기도 전에 임정설은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도망칠 시간은 충분했지만 그는 왕궁에 남아 맞서기로 했다. 그는 화진의 국주이기 때문이다. 화진 백성의 신념을 계승한 자이자 백성들이 인정한 왕이며 대통일의 이상을 실현할 자이다. ‘이런 내가 어떻게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칠 수 있단 말인가?’“선비도 기개를 지키거늘. 하물며 국주라면 당연한 일이지.” “하하. 내가 바로 그걸 노린 거다.” “임정설, 너는 네 자존심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될 거다.” “하지만 나는 널 죽이지 않겠다. 우리와 손을 잡아라. 화진에는 진정한 왕이 존재한 적이 없다. 영웅이란 것은 단지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허상일 뿐. 그리고 이야기는 승자가 써나가는 법이지.” “세상의 본질은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것이다. 고통을 견디는 것만으로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거냐?”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목소리를 낮췄다. “장수 하나가 패왕이 되려면 수만의 목숨이 희생되는 법. 하나의 통일이란 것은 수많은 시체 위에서 이루어진다.” “오직 분열과 균형만이 화진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백성? 하하. 천하의 흥망이 백성의 뜻에 달렸다고 믿는 거냐?” “화진의 왕이여, 나에게 무릎을 꿇어라.”해청현은 손바닥을 아래로 내리찍었다. 굉음과 함께 강대한 위압이 폭발하며 임정설을 짓눌렀다. “건방진 놈! 화진의 국가는 백성이 있기에 존재하는 법이다. 대나무는 불에 타도 그 절개를 잃지 않으며 옥은 깨져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나더러 너희 같은 반역자들에게 굴복하라고? 어림도 없다.” 임정설의 외침이 금전 안을 울렸다. “설령 너희가 역사를 조작할 수 있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반드시 누군가는 오늘 내가 세운 업적을

  • 구주, 왕의 귀환   제1764화

    “너의 근위가 나를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아예 그들을 철수시키고 온 거군?”“그런데 왜 너는 떠나지 않았지? 지하 궁전에 숨으면 나조차도 쉽게 찾을 수 없을 텐데.”해청현은 손을 뒤로 모은 채 천천히 국주 앞에 다가갔다. 금계단에 가까워지자 멈춰 서서 의도적으로 국주에게 경례를 올리며 말했다.왕좌에 앉아 있던 임정설은 서서히 일어나며 그와 동시에 헌원검이 검집을 벗어났다.“왕실 근위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무용지물이다.”“내가 왜 도망가지 않냐고? 하하. 네 놈은 내가 왕궁을 떠날 리 없다는 걸 확신했기에 나를 찾으러 온 거 아닐까?” 임정설은 차분히 입을 열며 말했다.금계단 위에서 양손으로 헌원검을 잡고 서 있는 임정설은 마치 태산처럼 해청현 앞에 우뚝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그 자체로 위엄을 풍기고 있었다. “그래? 나한테 이렇게 압박을 줄 수 있다니. 역시 화진의 국주답군. 정말 강한 기세를 지닌 자로구나.” 해청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해청현은 말하며 금전을 천천히 훑었다. “이게 바로 화진의 왕궁인가? 이 궁전은 천 년을 자랑하는 역사를 지니고 있지. 세 번의 왕조가 교체되었지만 여전히 서울에 우뚝 서 있는 이 궁전은 대단한 상징이지.” “화진의 국주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한 사람의 의지가 수억 명의 생사를 좌지우지하고 온 나라의 재물이 그 사람의 보물이 된다니. 그야말로 즐겁지 않겠어?”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이 생애에 화진의 왕이 될 수 없어. 그래도 두 주를 차지하고 작은 나라의 왕이라도 되는 건 문제없겠지.” 해청현은 자부심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의 말 속에는 종문 동맹의 의도 즉 국토를 분할하고 토를 나누자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화진을 다시 삼국시대처럼 만들어 각지의 제후들이 패권을 다투는 시대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쿵.” 해청현의 말에 임정설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원래 태산처럼 흔들림 없던 그는 해청현의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

  • 구주, 왕의 귀환   제1763화

    경고음이 폭발적으로 울려 퍼졌다. 암부 삼대 거두는 모두 잠시 멈추어 서며 당황했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무언가가 고속으로 이동하고 있다.” “레이더에서 아예 사라졌어” “레이더 출력을 강화해.” 통신에서 조종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위 전투기가 이미 배치되어 수송기를 위한 미사일 방어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이게 뭐야? 종문 동맹의 자식들이 미사일까지 가지고 있다고? 이런 상황이면 군부 고위직들은 모두 총살감이야.” 정태웅이 격분하며 욕을 내뱉었다. “진정해. 국주가 없다고 생각해? 군부 대원들은 은용위의 감시를 받고 있어. 이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어.” “종문 동맹이라기보다는 외부 세력이 관련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화진의 중심에 있어. 그들이 어떤 무기를 써서 위성 감시를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설령 다른 나라의 땅에서 한 나라의 중요 인물을 암살하려 한다면 그건 국가 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어.” 천현수가 차분히 분석했다. 민규현은 이미 조사를 시작했고 국토 방어 부서에서는 아무런 이상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당황하지 마라. 이건 종문 동맹이나 외부 세력과는 아무 상관없다.” 윤구주가 차분하게 말했다. “뭐라고요? 저하, 그럼 저 자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죠?” 정태웅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 자는 내가 불러온 무기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한 번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윤구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바로 그때 구름 속에서 천둥이 울려 퍼지며 한 인물이 번개를 가르며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인물은 불꽃과 번개를 뒤로하며 서울을 향해 날아갔다. “훔!” 정태웅과 다른 두 사람은 그 장면을 보고 눈이 저절로 커지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게 사람이야?’ ‘뭐야! 사람이 맞잖아.’ “세상에! 저하, 구구제일이 이렇게 괴물 같습니까? 우리는 지금 만 미터 고공에 있잖습니까.” 정태웅은 혀를 찼다. 이 장면은 인

  • 구주, 왕의 귀환   제1762화

    멀리서 전투기 편대의 굉음이 점점 다가왔다. 그 소리를 들은 현문 시조, 구구제일 해청현마저도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이곳의 병사들을 손쉽게 도륙낼 수 있을지언정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군대와 강철같은 전력을 상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인간의 힘에는 한계가 있는 법. 그날 전략 미사일이 현문을 폭격하던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만약 그때 그가 빠르게 달아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재가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 “다행히 서울이 바로 코앞이군. 너희가 감히 서울 한복판에서 그런 무기를 쓸 깡이라도 있겠느냐?” 해청현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현기를 발동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서울 왕궁. 임정설은 해청현의 행방이 포착되었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받았다. “현재 방위군이 총력을 다해 저지하고 있지만 최신 정보에 따르면 그 자는 기갑 합성 부대를 전멸시킨 후 행방을 감췄습니다.” “전문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맞죠. 암부와 은용위가 이미 출동했습니다...” 아래에서 보고하던 육도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바보가 아니면 정면으로 맞서지 않겠지. 해청현은 구구제일. 나타날 때는 그림자처럼, 사라질 때는 흔적도 없이. 강철 대군과 정면으로 싸울 이유가 뭐가 있겠어.’ “암부와 은용위로는 역부족이다. 그 자를 찾는다 해도 목숨을 내놓는 것밖에 안 되겠지.” “강철 대군을 동원하는 건 더 말도 안 돼. 저 늙은 여우는 이미 우리 약점을 다 파악하고 있어. 우리가 서울에서 함부로 무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임정설은 천천히 일어나 용포를 떨쳐내고 그 아래의 황금 용갑을 드러냈다. “휘익!” 금검이 날카롭게 뽑히자 검의 기운이 퍼지며 왕궁이 강렬한 검의 압박감에 휘청였다. “헌원검.” “그 검은 국주께서 구주왕에게 하사하지 않으셨습니까?” 육도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하. 내가 언제 구주에게 이 검을 줬다고 했나? 그저 잠시 맡겨둔 것뿐

  • 구주, 왕의 귀환   제1761화

    서울에서 삼백 리 떨어진 황량한 산자락. 이름조차 없는 이 산자락에는 은용위와 암부원 백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엄숙했고 어떤 이는 비통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이를 악문 채 피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그들 앞에 선 이는 다름 아닌 견배영. 윤구주는 떠나기 전 서울에 남는 암부를 모두 견배영에게 맡겼다. 윤구주가 견배영에게 남긴 명령은 단 하나. 국주를 지키는 것. 견배영은 그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국주가 서울에 남은 이유는 서울을 지키고 윤구주의 남은 혈육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위협하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도망친 현문 시조. 지난 사흘간 암부와 은용위는 힘을 합쳐 현문 시조의 행방을 쫓아 밤낮없이 움직였다. 그렇게 흔적을 쫓아 도달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견지휘사님, 저희 왕께서 이전에 현문 시조 추격을 중지하라고 명령하셨으나 형제들이 그 명을 어겼습니다...”옆에 있던 한 암부 대장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곳에 모인 은용위와 암부원들이 이렇게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는 구주왕의 명령을 어긴 형제들이 이곳까지 추적해 현문 시조의 행방을 알아냈지만 그들이 겨우 소식을 전한 순간 불행히도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백여 명의 은용위와 암부원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하고 모두 전사했다. 각각의 암부와 은용위 대원들은 자신이 속한 부서에 입대할 때부터 언제든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다졌다. 나라를 위해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 죽음은 반드시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두 부서의 대원들이 분노에 치를 떨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형제들이 죽기 전에 비인간적인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이었다. 백여 명의 형제들이 시체로 나뒹굴며 그들의 몸은 이곳에 처참하게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죽인 자는 다름 아닌 현문 시조였다. 당초 십만 대군이 출동했으나 각종 중무장 대살기조차 현문 시조를 어찌할 수 없었다. 하물

  • 구주, 왕의 귀환   제1760화

    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임정설을 향해 예를 갖추었고 이내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구주야.”윤구주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임정설은 눈가가 촉촉해졌다.두 사람은 단순히 군신의 관계가 아니었다. 임정설은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윤구주를 아들처럼 여겼다.이때 임정설의 뒤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임정설은 손을 움직여 신식을 차단할 수 있는 법기를 치웠다. 그곳에 숨어 있던 소채은의 모습이 드러났다.이때 소채은의 뺨은 눈물로 잔뜩 젖어 있었다.그녀는 윤구주가 출정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진의 평화를 위한 싸움인데 이런 때일수록 그녀의 존재가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됐기에 반드시 충동을 참아야 했다.“국주님, 구주를 알지 못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전 너무 소용없어요. 구주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구주의 발목만 잡으니까요. 그리고 저 때문에 국주님도 서울에 있어야 하잖아요.”소채은은 목 놓아 울었다.윤구주의 곁에 있는 다른 여자들과 비교했을 때 그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다.“채은아, 내 제자야. 나는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많은 것들을 깨달았단다. 지금의 너는 아마 알지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때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거다. 사랑 때문에 가끔 거사가 지체될 때가 있기는 해. 하지만 생각을 달리 해본다면, 만약 네가 없었다면, 구주가 너처럼 착하고 선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구주는 어떻게 됐을까? 구주는 서슴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야. 적을 상대할 때는 심지어 잔인할 정도지. 가장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전우들은 구주 때문에 박해를 받다가 비참하게 죽어갔어. 네가 없었더라면 구주는 정말로 매정하고 무자비한 사람이 됐을 거야. 네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구주를 죽였을지도 몰라. 왕실과 구주왕이 싸우는 것, 그것이 문씨 일가가 가장 처음 계획했던 일이야. 문아름은 교활하지만 너 같은 사람이 나타날 줄은 몰랐을 거야. 너의 존재가 문아름의 계획들을 망친 거야.”임정설이 많은 말을

  • 구주, 왕의 귀환   제1759화

    하지만 심각한 사안이었기에 윤구주는 반드시 상황을 완벽히 장악해야 했다. 이 일에 그의 휘하에 있는 수많은 병사들의 생사가 달려 있었고, 화진 백성들의 존망이 달려 있었기에 절대 경솔하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몇백만 명의 백성들이 피해를 볼 것이다.“국주님, 이제야 국주님이 왜 그동안 매일 수심 가득한 얼굴을 했는지 알 것 같네요. 이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요.”윤구주가 진국왕이 되는 걸 거절했던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구주왕은 정무에 관여하지 않고 싸움만 했다.예전에는 국주가 배후에서 많은 걸 계산하고 획책해 주면 그는 싸움만 했다.그러나 진국왕으로서 병권을 손에 쥐게 된 그는 수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했고 그 생각만 하면 윤구주는 머리가 아팠다.다른 한편, 서울 왕궁.임정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줄곧 윤구주 쪽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비록 궁 안에 있었지만 화진, 그리고 해외의 일부 상황까지 그는 완벽히 파악하고 있었다.그러나 갑자기 소식이 멈춰서 천옥을 공격한 건지, 안 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서울의 삼십만 병사들도 각 주둔지에서 초조하게 명령을 기다렸다.“구주야, 네 판단이 맞아. 이럴 때일수록 조급해해서는 안 돼. 충분히 고려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해. 이 결정을 내리는 건 아주 어려울 거야. 나라고 해도 그 정도의 박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 임씨 일가는 널 전폭적으로 지지할 거야.”비는 계속 내렸고 임정설은 그렇게 왕좌에 앉아 밤을 지새웠다. 날이 밝을 때쯤 육도진이 새로운 소식을 안고 대전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국주님! 구주왕께서 천옥을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저희는 곤륜을 적으로 돌렸습니다!”육도진은 매우 당황했다. 예로부터 각 종문, 심지어 왕실까지 곤륜을 언급할 때는 조심스러웠다.곤륜은 전 세계와 대항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왕실이라고 해도 감히 그들을 적으로 돌릴 수가 없었다.그 말을 듣자 미리

  • 구주, 왕의 귀환   제1758화

    “저하! 서요산 검종에서 말하길 서요산은 칠수방과 연합하여 자운각을 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운각의 시조가 서요산 검종 종주의 검에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 서부 대군이 현문을 함락했습니다. 하지만 현문 시조가 너무 막강했습니다. 현문 시조는 홀로 서부 대군의 포위를 뚫고 도망쳤고 은용위와 암부 쪽에서 사람을 보내 현문 시조를 추격하고 있다고 합니다.”밖에 있던 암부 구성원이 보고했다.“알겠어. 각 종문의 시조들은 대부분 최소 반폭 지존 경지니까 이해해. 은용위와 암부에 추격하러 간 부하들을 철수시키라고 해. 그들로는 그 늙은 괴물들을 잡을 수가 없어.”윤구주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저하, 그리고 은용위 지휘사 견배영이 천옥을 공격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쪽은 곤륜과 인연이 있기 때문에 저하께서 명령을 내리셔야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암부 구성원이 또 물었다.“조급해할 것 없어. 내가 직접 나설 테니까. 언제 움직여야 하는지 미리 통지할 거야.”윤구주가 대답했다.윤씨 일가의 저택. 윤구주는 선조들의 위패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조금 전 그것이 우연이었을지 아니면 암시였을지 알 수 없었다.“윤상, 우리 윤씨 일가의 시조로 천 년 전 화진 무도의 최강자였지. 심지어 몇 년 연속 무도 도주였어. 윤씨 일가의 기록에 따르면 조상님께서 화진의 무도를 주름잡았을 때 종문 동맹은 무척이나 얌전했다고 했어. 하지만 조상님께서는 도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 종문 동맹을 감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그들을 귀순시킬 수 있을 거로 생각하셨지.”“조상님, 어떤 이들은 영원히 개과천선할 수 없어요. 죽이는 게 답이에요. 좋은 기회를 잃어버린 뒤에 다시 손을 쓴다면 너무 늦어요.”윤구주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당시 손을 썼더라면 지금 같은 일들이 없었을 것이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당시 윤상이 무도 도주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홀로 성전을 찾으러 서역으로 향했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윤상의 실종으로 윤씨 일가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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