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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천현수도 이때 말을 꺼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말이 없는 이는 남궁서준이었다. 그는 그저 쨍하고 남궁 세가에 전해 내려오는 유용검을 뽑아 들었다.

유용검이 칼집에서 빠져나오자 칼에서 진동하듯 검명의 울림이 퍼져 나왔고 그의 몸에서도 살벌하게 일렁이는 검의 기운이 발산되었다.

마치 이 녀석은 언제든지 공격을 퍼부을 것 같은 기세였다.

모두가 긴장하고 있을 때, 대머리 공수이가 갑자기 중얼거리며 말했다.

“겁낼 거 없어요! 저들이 혈을 태운다고 한들 우리 형님은 이길 수 없어요!”

공수이의 말에 민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 말은 저 세가 잔당들이 혈을 태워도 우리 저하를 상대할 수 없다는 뜻이냐?”

공수이는 청석 위에 앉아 작은 풀 한 가닥을 입에 물고 씹으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저것들이 어디서 튀어나와 우리 형님한테 덤비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오늘 저것들이 배로 늘어난다 해도 전부 죽게 될 거라는 겁니다. 믿기지 않으면, 기다려보세요!”

공수이의 태연한 모습에 민규현과 정태웅, 그리고 천현수 등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며 하늘에 있는 윤구주를 올려다보았다.

하늘 위에 우뚝 서서 육기를 펼친 그는 마치 신과도 같은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윤구주 네놈이 아무리 강해도 우린 모두 연혈지법을 펼쳤으니 오늘은 네 마지막 날이 될 것이야!”

주씨 가문의 두 다리를 잃은 주형권은 한마디 외친 후 두 손으로 결을 쥐어 하늘에 있는 청동 나침반에 주입했다.

현기가 주입되자 청동 나침반은 급작스럽게 커지기 시작하더니 강대한 육도 절정의 기운이 그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본래 오악 수준에 불과했던 주형권은 혈을 태우자 완전히 육도의 반열에 올랐던 것이다.

연혈지법이 발동되자 그의 머리카락은 눈에 띄게 하얗게 변했고 얼굴도 함께 시들어가며 늙어갔다.

이것이 바로 연혈지법의 대가였다.

하지만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말했듯, 오늘 죽더라도 그는 윤구주를 끌고 함께 묻힐 것이다.

주형권이 공격을 시작하자 나호봉의 사도인도 일갈하더니 온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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