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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Author: 김원호
응?

갑자기 남자 친구가 있느냐는 스님의 질문에 은설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예쁜 누나. 그냥 아무렇게나 물어본 거예요! 불편하다면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공수이는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지만 누군가에게 그런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무례하다는 걸 깨달았다.

은설아는 스님을 힐끗 쳐다보고는 잠시 후 대답했다.

“저 남자 친구 없어요.”

“정말요? 너무 좋네요!”

은설아의 대답을 들은 스님은 그 순간 흥분한 나머지 펄쩍 뛰었고 설레는 스님의 표정을 보며 은설아는 할 말을 잃었다!

‘내가 남자 친구가 없는게 그렇게 좋아할 일인가?’

“하지만 이미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요!”

스님이 흥분한 가운데 은설아가 한 마디 덧붙이자 그 말에 한창 신이 나던 스님은 바늘로 쿡 찍은 풍선처럼 김이 샜다.

그가 잔뜩 실망한 얼굴로 은설아에게 물었다.

“누나, 벌써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네!”

이 말을 하는 순간 은설아의 머릿속에 잘생긴 외모의 남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를 구하고 도와줬던 남자, 바로 윤구주였다.

사실 윤구주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한눈에 반해버렸지만 이 사랑을 줄곧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오늘 입 밖에 꺼낸 이유는 스님이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에 관해 이야기할 사람을 찾고 싶었다.

은설아에게 이미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공수이는 전혀 숨길 수 없는 허탈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은설아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예쁜 누나가 좋아하는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나한테 조금만 말해줄 수 있어요?”

공수이는 이상했다.

그의 마음속엔 이 세상에 윤씨 성을 가진 그놈을 제외하고는 자신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여신님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자 스님의 마음이 심란해졌다!

좋아하는 남자에 대해 묻자 은설아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아름다운 눈동자를 들어 올리며 천천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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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1187화

    곧 안에서 멋진 노래가 흘러나왔다!만나지 않았다면놓치지도 않았겠죠그저 지나가는 사람이라기엔헤어져도 아쉬움이 남네요왜 우린 멀어져야 할까요쉽게 포기할 수가 없네요잊지 못하는 내 탓이겠죠뒤돌아봐도 이미 늦었나 봐요...CD 재생기에서 아름답고도 슬픈 노래가 천천히 흘러나왔다.스님은 들으면서 조용히 마음속으로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이렇게 대단한 누나가 왜 그런 쓰레기를 좋아해요? 젠장, 대체 어떤 자식이면 예쁜 연예인 누나를 쳐다보지도 않는대요? 천하의 몹쓸 놈!”스님은 화가 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눈앞에 있는 대스타 은설아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은설아가 윤구주를 위해 작곡한 노래를 들려줬을 때 그는 절망하기 직전이었다.이 노래엔 가사나 선율이나 전부 그 남자에 대한 은설아의 사랑이 가득했다.노래가 울려 퍼지자 은설아는 아름다운 눈빛으로 깊은 생각에 빠졌다!그녀는 윤구주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했다...안타깝게도 잠깐의 인연을 끝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생각하니 은설아의 눈꼬리에서 수정 같은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예쁜 누나, 슬퍼하지 마세요! 내가 나중에 그 사람 만나면 제대로 혼내 주겠다고 약속할게요!” 스님은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 은설아를 보고 더욱 화가 났다.은설아는 웃으며 눈물을 닦았다.“날 위해 나서지 말아요. 그 사람은 진짜 대단해요.”“허? 예쁜 누나 내 자랑은 아니지만 이 공수이는 태어나서 평생 누구도 무서워한 적이 없어요. 곤륜 지역에 날고 기는 천재들도 지역밖에 나타나는 노마들도 난 무섭지 않아요! 평생 딱 한 놈만 무서워했는데... 그 자식 말고는 누구든 때려눕힐 수 있어요!”스님이 기세등등하게 말하자 은설아는 그저 농담인 줄 알고 미소만 지을 뿐 말하지 않았다.“참 예쁜 누나, 혹시 술무도를 접해본 적 있어요?” 공수이가 갑자기 물었다!“술무도가 뭐예요?”은설아는 무술의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공중을 날아다니며 손가락

  • 구주, 왕의 귀환   제1188화

    자신이 타고난 수련자라니?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일까.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하고 병약했다!게다가 손으로 벌레 하나 못 죽이는데 어떻게 수련자가 된단 말인가.“예쁜 누나, 내 말 믿어요! 어젯밤에 그 나쁜 놈들이 왜 누나를 납치했는지 알아요?” 공수이가 상황을 설명했다!“왜요?” 은설아가 서둘러 물었다!어젯밤에 발생한 납치 사건에 대해 그녀는 여전히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영음 성체인 당신 몸을 노린 거예요. 그래서 납치한 거죠. 다만 나와 마주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뿐이죠.” 공수이가 자랑스럽게 말하자 은설아는 더더욱 어리둥절했다.“하지만...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노래와 연기 외에 무술은 전혀 접해본 적이 없어요!”“그러니 매달 복부가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거예요. 화산처럼 언젠가 폭발하고 말 거예요!”은설아는 자리에 굳어버렸다.‘내가 수련 지체라고? 복부의 타는 듯한 통증이 그것 때문이라고? 세상에, 이 스님 말이 과연 진짜일까?’“예쁜 누나, 걱정하지 말아요! 자, 내가 주는 단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거예요!”스님은 말하면서 낡은 가방 속 도자기 병을 꺼내더니 안에서 손톱만 한 배원단 한 알을 꺼냈다.스님이 이상한 단약을 꺼내자 은설아는 의아한 듯 물었다.“이건 뭐죠?”“배원단이라고 제 스승님이 제련한 거예요. 무술가들의 기를 바로잡는 데 아주 유용하죠! 일반인에게는 더욱 유용하고요. 예쁜 누나가 이 단약을 먹으면 복부에 타는듯한 통증이 앞으로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스님은 은설아에게 손에 든 단약을 건네며 말했고 그가 건네준 약을 보며 은설아는 솔직히 망설여졌다!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약이었다.“걱정할 필요 없어요, 예쁜 누나. 전 절대 당신을 해치지 않을 테니까 마음 놓고 먹어요.”스님은 은설아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 이렇게 설득했고 은설아가 스님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상대방이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고 자신을 속이는 것처럼 보이지 않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당신을 믿

  • 구주, 왕의 귀환   제1189화

    돈킹 호텔 60층 복도에서 십여 명의 경호원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다.잔혹하게 죽어있는 그들은 상대의 손아귀에 심장이 부서졌다.그리고 통로 한쪽 끝에는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유령처럼 서 있었다.“나씨... 그 여자가 여기 있나?”질문을 던진 이는 목소리가 갈라진 늙은이였고 그의 얼굴은 어두운 채 눈꼬리에 핏빛 붉은 자국이 얼굴 모서리까지 이어져 매우 끔찍해 보였다!나 씨라 불리는 남자는 시들어버린 좀비 같은 몸을 지닌 채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쯧쯧,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영음 성체인데 염군 나리가 원하지 않는다니, 너무 아깝지 않나. 오늘 저 여자를 손에 넣으면 우리 둘이 제대로 즐기자고, 어때?”추악한 얼굴에 혈점을 지닌 노인이 음산하게 말했다.“좋아!”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유령처럼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은설아의 방에 도착했다.알고 보니 두 사람은 어젯밤 어둠 속에서 나타난 유명전 강자들이었다!두 노마가 문 앞에 도착하자 경호원 두 명이 문 앞에서 기절해 있었고 놀랍게도 호텔 객실 문은 열려 있었다!마치 그들을 기다렸다는 듯이!이 장면을 본 얼굴에 혈점을 가진 노인의 눈동자가 살짝 움츠러들었다.“이상해.”“나씨... 조심해!”반면에 시든 좀비처럼 생기고 나 씨 성을 가진 남자는 콧방귀를 뀌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몸을 번쩍이며 방으로 들어갔다!큰 프레지던트 스위트룸 안으로 들어선 둘은 소파에 다리를 꼬고 미소를 지으며 앉아 있는 스님을 보았다!공수이!그곳에 앉아있던 공수이가 싱긋 웃는 얼굴로 유명전 노마 둘을 바라보았다.그는 무서워하지도 않고 그냥 앉아만 있었다.“또 그 스님이야?”공수이를 보자 얼굴에 혈점이 있는 노인이 먼저 놀란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더러운 자식들이 올라오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한참 기다렸잖아!”공수이가 웃으면서 말했다.“뭐? 우릴 기다렸다고?”얼굴에 혈점을 가진 노인이 소리를 질렀다.“물론이지. 아니면 내가 왜 여기 앉아 있겠어?”공수이의

  • 구주, 왕의 귀환   제1190화

    주먹에 맞아 호텔 벽을 박살 내고 얼굴에 피투성이가 된 사상 절정 노인은 이 스님이 이렇게 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연달아 피를 토해내고 땅바닥에서 일어났다.조금 전까지 오만했던 태도는 곧바로 두려움으로 바뀌었다.어쩔 수 없다.조금 전 비록 온 힘을 다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그 스님의 주먹은 정말 천상의 힘이었다!쿨럭-그의 입에서 한 줌의 피가 흘러나왔다.“젠장, 저 대머리가 왜 이렇게 힘이 세? 정말 염군 말대로 절대 건들면 안 되는 사람인가?”혈점 박힌 노인은 문득 나사 염군이 떠날 때 했던 말이 떠오르며 후회가 밀려왔다.한편 공수이는 주먹으로 혈점을 지닌 절정 노인에게 다치게 한 후 두 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욕설을 퍼부었다.“늙은 놈, 계속해 봐! 날 대머리라고 욕하고 싶지? 자자자, 내가 오늘 너 어떻게 제압하는지 두고 보라고! 젠장, 가만히 서서 뭐 해? 왜, 무서워?”욕설과 저주를 퍼붓는 스님 앞에서 불쌍한 혈점 노인은 감히 한마디 반박도 하지 못했다.어쩔 수 없다, 이기지 못하니까!좀비처럼 말라비틀어진 사상 절정이 스님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욕설에 참지 못하고 나섰다.그들은 무려 사상 최강 절정이었고 게다가 유명전 제4명부에서 내로라하는 고수였다.오늘 그들은 백 년이 걸려도 보기 드문 영음 성체인 은설아를 데리러 왔고 그 몸을 얻으면 남은 인생 내공을 쌓아 수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이것이 두 사람이 나사 염군의 말을 듣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곳에 온 진짜 이유였다.두 손을 흔들자 자욱한 시체 냄새가 말라깽이 절정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왔고 동시에 갈래갈래 코를 찌르는 녹색 독가스가 스며 나왔다.알고 보니 그는 주술사였다!“식사술!”말라깽이 남자의 손 사이로 요란하게 뻗어 나온 녹색 가스가 한 마리 녹색 독사로 변했다. 3미터가 넘어 보이는 독사의 몸에서 지독한 녹색 독가스가 뿜어져 나왔다.“가라!”말라깽이 남자가 오른손으로 가리키자 초록 독사가 울부짖으며 공수이를 향해 날아갔다!혈점 노인을

  • 구주, 왕의 귀환   제1191화

    “이건... 대체 무슨 신성한 힘이지?”자신이 시전했던 가장 강력한 식사술이 이 스님의 손에 쉽게 깨지는 것을 보고 말라깽이 사상 절정의 남자는 처음으로 얼굴에 깊은 공포가 나타났다!그는 자신이 자부하는 주술이 스님 앞에서 그렇게 쉽게 깨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공수이는 또 한 번 단번에 사상 절정의 비장 무기를 격파한 후 조롱하며 웃었다.“덤벼봐, 늙은 거북이들! 재롱이나 더 부려 보라고. 빌어먹을, 고작 너희 같은 두 애송이가 예쁜 누나를 데려가겠다고? 내가 오늘 너희들 박살 내지 않으면 공수이가 아니야! 자, 덤비라고 어서!”스님은 욕설을 퍼부으며 두 사상 절정을 향해 손을 흔들었지만 불쌍한 둘이 다시 공격할 수 있을 리가.그들은 지금 후회하며 서둘러 도망치고 싶을 뿐이었다.그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본 스님은 비웃으며 말했다.“왜 그래, 늙은 거북이들? 감히 나서지 못하겠어? 허, 너희들이 못하겠다면 내가 하지!”말하며 스님이 두 손을 꽉 움켜쥐자 두 개의 커다란 황금 주먹이 번뜩이며 나타났다.주먹 위에 불교 무늬가 가득 차 있는 걸 보아 스님이 사용하는 건 불교에서 배운 게 틀림없었다.“금지술, 노라한!”쾅!금지술이 나타나고 압도적인 주먹의 힘이 스님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그 순간 반듯한 스님이 법당에 서 있는 살벌한 부처로 바뀐 것 같았다.“금지술? 젠장, 이 스님이 오랫동안 사라졌던 금지술을 알고 있어...”얼굴에 혈점이 있는 노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공수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금지술의 위력을 바라보며 온몸이 덜덜 떨렸다.화진의 금지술 대부분은 곤륜 지역에 봉인되어 있다!그리고 외부로 유통되던 금지술은 소문에 의하면 황성 무각에 봉인되어 있어 수천 년 동안 일반은 금지술에 접근할 수도 없었다.유명전 노마조차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스님이 전설 속 금지술을 사용할 거라곤 생각조차 못 했다.금지술이 펼쳐지고 하늘과 땅이 갈라졌다!스님의 황금빛 두 주

  • 구주, 왕의 귀환   제1192화

    공수이가 우쭐거리며 말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제자백가 최강의 공씨 가문 아들인 공수이는 어릴 적 곤륜 지역의 난가사원으로 보내져 미친 스님을 따라다니며 매일 수련을 했다.그 미친 스님은 세 살 때부터 공수이에게 불교 금지술을 보여줬지만 공수이는 전혀 배우려 하지 않았고 몰래 두 가지 금지술을 화장실 구덩이에 버리기까지 하자 화가 난 미친 스님은 꼬맹이를 사흘 밤낮 동안 굶겼다!예전 일을 떠올리자 공수이는 눈물이 아른거렸다.하지만 유명전 절정은 이를 모른 채 공수이가 큰소리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꼬마야, 네가 누구든 간에 오늘 나와 끝까지 싸워보자!”말하며 그의 몸에서 녹색 유독 가스가 터져 나왔고 곧 방안은 독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죽기 살기로 덤비는 말라깽이 절정을 바라보며 스님이 조롱하듯 웃었다.“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면 기꺼이 들어주지!”말과 함께 두 개의 금빛 주먹이 바람을 일구며 날아갔고 좌우로 금지술을 지닌 노라한 주먹이 녹색 독가스 층을 뚫었다.화진에서 가장 무시무시하기로 알려진 노라한 금지술은 말라깽이 절정이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쿵-두 개의 황금 주먹이 말라깽이 절정에게 날아갔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사상 절정도 산 채로 죽어버렸다!시체가 바닥에 툭 떨어지는 순간 스님은 합장하며 중얼거렸다.“아미타불,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옵소서. 소승은 살생하려 하지 않았으나 늙은 거북이 두 놈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니 어쩔 수 없이 죄를 지었도다.”두 사람을 죽인 스님은 그곳에서 경을 외웠고 다 읊조린 후 손을 휙 흔들자 강력한 바람이 나타나 방 안의 녹색 유독가스를 모두 날려버렸다!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야 스님은 고개를 돌리며 싱긋 웃었다.“예쁜 누나, 이제 나와도 돼요!”스님의 말이 끝나자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아리따운 사람이 가장 안쪽 방에서 나왔다.대스타 은설아였다.밖으로 나온 그녀는 거의 폐허가 된 스위트룸을 보고는 경악하며 자리에 굳어버렸다.“어떻게 이런 일이... 이게... 이게 다 어떻게 된 거예요?

  • 구주, 왕의 귀환   제1193화

    그의 표정을 본 은설아는 속으로 만감이 교차했다.그녀는 한낱 평범한 인간인데 이제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영음 성체, 최고의 수련 지체, 눈앞에 그녀를 쫓아다니는 노마들까지. 이게 다 뭘까?전부 그녀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들이었다.“당... 당신 그 사람이랑... 좀 닮았어요.”갑자기 은설아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엥? 예쁜 누나, 누구 얘기하는 거예요?” 공수이가 얼굴을 기울이며 물었다.“내가 좋아한다는 사람이요! 솔직히 그 사람은 엄청 대단했고 내 마음속에는 항상 신과 같은 존재였어요!” 은설아가 윤구주에 대해 설명하자 이 말을 들은 공수이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채 속으로 저주했다.‘퉷퉷, 감히 어떤 놈인데 나와 비교하는 거지? 내 눈에 보이기만 해봐, 제대로 때려줄 거다!’하지만 공수이는 은설아를 배려해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예쁜 누나,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앞으로 누나 곁에 있으면서 지켜줄 거예요!”공수이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네? 내 옆에 있겠다고요?”은설아가 할 말을 잃은 듯 물었다.“네, 누나 안전을 위해서요. 내가 있으면 나쁜 놈들이 가까이 오지 못할 테니까.”공수이가 말하자 은설아는 망설였다.스님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며 잘 알지 못하는 사이인데 그가 자신의 곁에 있겠다고 하니 은설아는 조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만나서 따져야 할 사람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 사람은 이제 안 찾아요?”은설아가 묻자 스님은 당황했다.참! 윤구주 그 망할 자식을 잊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민둥한 머리를 때리며 눈동자를 데굴 굴렸다.“찾아야죠, 꼭 찾아야죠! 하지만 그 자식을 찾기 전에 예쁜 누나 먼저 지켜줄 거예요. 이렇게 예쁜데 나쁜 사람 손에 넘어가는 건 원치 않으니까요.”은설아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어쨌든 호의는 고마워요.”“별말씀을요, 예쁜 누나! 그럼 이렇게 하기로 하고 오늘부터 내가 누나의 안전을 책임질게요!”공수이가 신이 나서 말하자 은설아도 더 마다하지 않았

  • 구주, 왕의 귀환   제1194화

    스님이 토큰을 들고 중얼거렸다.“뭐라고 했어요?”이때 은설아가 와서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스님은 눈앞에 그녀를 납치하려 했던 노마가 사실은 백여 년 전 화진에서 가장 신비롭고 무서운 조직 중 하나인 유명전 소속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이런 얘기를 해도 별 소용이 없으니까.고민 끝에 스님은 그 유명전 토큰을 챙긴 뒤 은설아를 따라 밖으로 나섰다!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지나갔고 하루 동안 공수이는 은설아를 계속해서 지켰다.이날의 만남을 통해 스님은 은설아에 대해 점점 더 깊게 알아갔고 그녀가 세계적인 스타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팬이 너무 많아서 화장실 한번 갈 때도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동시에 스님은 은설아가 세계적인 슈퍼스타일뿐만 아니라 노래와 춤에도 능하다는 걸 알았고 이에 따라 공수이는 은설아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었다.방안에서 스님은 은설아가 건넨 태블릿을 들고 흥미롭게 감상하고 있었는데 그 안에 재생되는 영상은 다름 아닌 이번 서울 콘서트에서 은설아가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었다.화면 속 짧은 치마를 입은 은설아는 그토록 아름다웠다.몸매든 얼굴이든 모든 것이 스님의 혼을 빼놓았다.“젠장, 이 예쁜 누나를 꼭 꼬셔야겠어! 아무도 못 빼앗아! 게다가 중요한 건 이 누나가 그토록 보기 드문 수련 성체라는 거야. 이 성체만 있으면 난 앞으로 예쁜 누나와 이중 수련을 할 수가 있다고.”이중 수련을 떠올리니 스님은 문득 흥분에 목이 벌겋게 달아올랐다.“하지만 예쁜 누나 마음속엔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어떡하지?”스님은 머리를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은설아가 그 남자를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를 위해 직접 곡을 쓰지 않았을 테니까.게다가 매일 방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던 걸 생각하니 스님의 마음속에 강한 질투심이 생겼다.“예쁜 누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자식은 대체 누구일까? 언젠가 만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망할 놈을 제대로 혼내줄 거야!”스님은 주먹을 불끈 쥐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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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016화

    ‘헐, 대박.’진동왕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윤구주를 신처럼 떠받들었다.‘이게 진짜 신이지. 곤륜에 있는 그 자식들은 모두 가짜 신들이었어. 허위적이기 그지없지.’오늘 밤 그는 여러 강자의 싸움을 직접 목격하고 강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문경우도 아주 강했지만 윤구주가 나타나자 문경우는 도망조차 제대로 치지 못하고 영혼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윤구주의 술법에 의해 영혼도 남기지 못하고 진정한 죽음을 맞이했다.승리는 결국 화진에게 돌아갔다. 화진을 무너뜨리려는 역적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윤구주는 자신의 힘으로 화진의 막강한 실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문경우를 처단한 윤구주는 즉시 임정설의 치료에 돌입했다.“짐은 별일 없으니 먼저 왕숙과 네 친구를 치료해줘라.”임정설이 임성진과 청해를 가리키며 말했다.청해는 이미 정신을 차렸다. 비록 상처가 심해 반쯤 죽은 상태였지만 화진 국주에게 인정받은 첫 순간이었다. 묘한 영예감이 그의 마음을 꽉 채우며 날아갈 듯 기뻤다.“이 두 사람 모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국주님이 더 위험하십니다. 경지를 무리하게 넘어서셨고 섭혼번 아래서 정기를 너무 많이 잃으셨습니다. 지금 국주님의 기운이 안정하지 않으니 제 도움이 없다면 폭주 할수도 있어요. 그때가 되면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윤구주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임정설은 결국 윤구주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도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 윤구주의 치료를 거부한 이유는 목숨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황자급 경지에 오르긴 했지만 예전보다 죽음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 있었다. 윤구주는 임정설에게 풀지 못한 원한이 있음을 눈치채고 치료를 해주며 화진으로 압박했다.“국주님께서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화진에게는 국주님이 필요합니다. 국주님은 30년 동안 화진을 지켜오셨잖아요. 지금 승부가 달린 이 중요한 시점에서 사적인 감정에 휘둘리시면 안 됩니다.”임정설

  • 구주, 왕의 귀환   제2015화

    서울 삼천만 명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고 섭혼번이 작동되면 화진의 국운은 영원히 봉인될 것이다.“우리 문씨 가문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쇠퇴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화진의 주인이다. 감히 누가 복종하지 않겠느냐?”문경우는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웃어댔다.이때 하늘에서 천둥이 울리며 공간이 갈라지더니 한 남자가 시체 한 구를 밟고 서울에 강림했다.“웃기고 있네. 문씨 가문이 화진의 주인이 되겠다고? 문씨 가문 따위가 어디 감히 그런 꿈을 꾸는 것이냐? 나 윤구주가 용납하지 않겠다.”우르릉.우렁찬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지자 문경우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윤구주의 기운이 섭혼번 아래에 나타나며 음의 기운을 찢어버렸다.거대한 섭혼번이 관통당하자 전법이 무너지고 문경우는 피를 토해냈다.고개를 돌리니 윤구주가 허공에 우뚝 서 있었고 그의 발아래에는 아사 신전의 신주 오딘의 시체가 보라색 번개에 휩싸여 있었다.“이게 무슨? 네가 신왕 오딘을 죽였다고?”문경우는 오딘의 시체를 바라보며 벌벌 떨었다.“이 개 같은 자들이 여러 번 화진을 범했으니 죽이는 게 당연하지. 나는 오딘뿐만 아니라 아사 신족 전체를 멸했다. 이제 곤륜에 아사 신족은 존재하지 않는다.”윤구주가 공중에 우뚝 서서 음양의 기를 손아귀에 감아쥐었다. 그의 머리 위 갈라진 공간 너머로 아사 신전의 폐허가 보였다. 수만 신령이 죽어 아사 신족이 멸족한다는 종말이 예언이 현실이 된 것이다.문경우의 눈에 비친 윤구주는 무적의 화신이었다. 그는 윤구주와 싸울 용기도 내지 못하고 뒤돌아 도망치려 했다.“너희들이 내가 없을 틈을 타 화진의 기운을 봉인하려 했다고? 문씨 가문은 정말 개수작만 부리는군. 예전에는 나를 죽이려 온갖 더러운 수작을 다 부렸잖아. 내가 없는 틈만 노리는 걸 보니 이젠 내가 무서웠나 보지?”“팔기지, 술자결.”윤구주가 손짓하자 삼천만 생령이 국운 속으로 모여들었다. 백성들은 새 국운에 각자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냈고 모두의 영혼이 육체로 돌아가며 위기가 해소되었다.“팔기지, 어

  • 구주, 왕의 귀환   제2014화

    태양으로 변한 그 부적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독한 태양 빛이 대지를 지지며 수많은 건물을 녹여버렸고 그 안에 있던 평민들도 산 채로 타죽고 말았다.“그만해. 화진의 백성들을 건드리지 마라!”임정설이 분노에 차 외쳤다.“너와 나는 모두 화진의 절정 수련자인데 어찌 무고한 자들을 끌어들이느냐?”“하하! 무고하다니? 임정설, 현실을 직시하지. 이 하등한 것들은 개미나 다름없어. 한 무리를 죽여도 금방 다시 번식할 테니. 게다가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은 삼천만 백성의 목숨으로 화진의 새 국운을 봉인하는 거라네. 우리 문씨 가문이 얻지 못하는 것은 부숴버려도 남에게 주지 않을 거야.”문경우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는 윤구주가 문씨 가문의 뜻을 거역하는 것에 화가 났다.만약 윤구주가 그들에게 순종했다면 지금쯤 화진의 주인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천추만대가 지나도 윤구주는 여전히 화진 최고의 명군으로 남았을 것이다.“저 빌어먹을 윤구주. 역사는 승자가 쓴다는 걸 모르나? 역사를 조작한 왕조가 그렇게나 많은데 유독 그놈만 고집을 부리잖아. 화진의 재난은 모두 윤구주 때문이야. 명군이 되길 거부한다면 영원한 역적으로 만들 거야. 윤구주는 역사의 수치주에 못 박혀 천년만년을 욕먹을 것이다.”“닥치거라! 구주는 우리 화진의 영웅이다. 너 같은 쓰레기가 어찌 감히 구주를 함부로 논하는 것이냐?”그의 말에 단단히 열 받은 임정설은 양혼을 불살라 목숨을 걸려 했다. 그러나 문경우가 이미 임정설의 기를 봉쇄하고 제삼의 전법으로 그의 영혼까지 잠가버렸다.“임정설, 내 앞에서 자살조차 못 하는 주제에 어디서 목숨을 걸겠다고 떠드는 건가?”문경우는 기고만장했다. 임정설이 황자가 되면 뭐하나? 어차피 문씨 가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는데.“오늘이 바로 화진 황제의 멸망일이라네. 섭섭해하지 말게. 윤구주도 곧 자네 뒤를 따를 거니까. 하하!”그가 양손을 내리자 백 미터 크기의 사악한 검은 기발이 구름을 뚫고 서울 상공에 나타났다.“이, 이것은 섭혼번이군!”그 거대

  • 구주, 왕의 귀환   제2013화

    말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쓸모없는 대화는 필요 없었다.임정설은 황제의 의지를 칼로 삼았다. 황자의 기세가 모여 금빛 칼날을 형성하더니 국운을 상징하는 그 칼로 문경우를 향해 내리쳤다.우르르.음과 양이 맞부딪치며 터져 나온 충격파가 반경 수 킬로미터를 휩쓸었다. 사령부 빌딩과 인근 건물들의 유리가 모조리 산산조각이 났다.두 사람은 빌딩 꼭대기에서 결투를 시작했다. 칼 빛이 번뜩이며 천지의 영기를 뒤흔들었고 광풍과 폭우가 몰아쳤다. 산해가 울부짖으며 서울은 보라색 번개와 금빛 불길에 휩싸였다.그들은 각각 화진 최강의 무도를 대표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정의와 사악의 대결이 아니라 임씨 가문과 문씨 가문의 결전이었다.서울 상공에서는 용의 형상이 구름 사이를 휘저으며 흉수와 피 묻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이게 바로 황자의 힘인가. 정말 굉장하군.”진동왕마저 넋을 잃은 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다른 도시의 지원병들이 서울에 도착해 진동왕과 연락을 취했고 이 소식을 해외에 있는 현모와 주작에게 즉시 전했다.“국주께서 문경우와 결전을 벌이고 계신다고?”“국주께서 황자급 경지에 오르셨다니.”이는 분명히 좋은 소식이었다. 비록 한 산에 두 호랑이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윤구주와 임정설의 관계는 남달랐다. 임정설은 윤구주의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너무 기뻐하지 마라. 저 문경우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곤륜에서 오랫동안 잠적하며 수많은 신전의 공법을 익혔어. 저놈이 서울로 온 목적은 바로 임정설을 죽이기 위함일 것이야.”옆에 있던 황보웅이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주작과 현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직 화진이 무사하고 임정설이 문경우를 물리치길 기원할 수밖에 없었다.한창 싸우고 있던 두 강자는 공중에서 다시 한번 맞붙었다. 두 사람의 손짓 하나에 산이 뒤집히고 천지가 진동했으며 그들의 기세는 수백 리 밖까지 영향을 미쳤다.임정설은 기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거침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임정설은 문경우가 극 신

  • 구주, 왕의 귀환   제2012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전법이 발동되면 서울 수천만 사람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야. 비록 이길 자신은 없지만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화진의 백성을 위해 싸우겠다. 구주군과 금위군의 여러 장수들은 듣거라. 짐이 전사하면 너희들이 나라를 지킬 책임을 지고 계속해서 적들을 섬멸하라.”임정설은 장군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나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홀로 서울 사령부로 날아갔다.서울 사령부는 진동왕과 수비영이 도착하기 훨씬 전에 함락된 상태였다. 주둔지는 죽음의 적막에 휩싸여 있었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말라붙은 백골들이 널브러진 참혹한 장면뿐이었다.당시 강적의 침입을 받은 주둔지의 병사들은 한 명도 물러서지 않고 전원이 전사할 때까지 적들과 맞서 싸웠을 것이다.이 생각에 임정설의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우리 화진의 자랑이다. 저 요망한 것들이 화진을 어지럽힌 지 얼마나 되었느냐? 이 빚을 짐이 갚아 내지 못하더라도 화진 자손들이 반드시 값나낼 것이다.”그는 절대 화진의 혼란에 맞선 마지막 황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선인이 걸어온 길을 밟으며 그의 발걸음은 더욱 확고해졌다.이 순간 황운이 임정설의 몸에 서리더니 새로운 국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순간부터 그는 특정된 누군가의 왕이 아닌 천하 만민이 우러러보는 황제가 되어 있었다.황도가 더해지자 임정설의 기세는 한층 더 강해졌다. 그는 사령부 빌딩 최상층에서 서울을 어지럽힌 장본인을 마주했다.검은 도포를 걸친 그 자는 사악한 부적으로 몸을 감싼 채 요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바로 그가 전법으로 서울을 뒤덮고 있었다.“참으로 예상치 못했어. 화진에 또 한 명의 황자가 나타나다니. 윤구주는 정말 신기하다니까. 자신의 기운으로 국운을 바꾸고 자네의 운명까지 바꿔놓았군. 하지만 내가 충고 하나 해주지. 임정설 자네가 황자가 된 이상 사흘을 넘기지 못할 것이야. 넌 사흘 안에 목숨을 거둘 것이란 말이지.”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은 임정설이 죽음을 각오하고 온 것을 알아

  • 구주, 왕의 귀환   제2011화

    국주 임정설은 해청현의 음기를 제거한 후, 그를 보호하던 기운까지 걷어내 양기로 해청현을 완전히 눌러 버렸다.이게 바로 미친 스님이 말했던 진정한 자제력이었다.“해청현은 수법만 닦고 수도는 하지 않았으며 몸만 수련할 뿐, 마음은 단련하지 않았지. 그러다 보니 결국 다 헛것이 되어버린 거야.”미친 스님은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공평했다. 그는 해청현에게 타고난 수도의 체질을 주었지만 그에 걸맞은 의지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해청현은 더는 감당하지 못하고 되려 휘말려버린 것이었다.임정설의 머리 위엔 성스러운 빛이 맴돌았고 온몸엔 천지를 뒤덮을 만큼의 정기가 흘러넘쳤다. 해청현은 결국 싸움에서 져버렸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도 임정설처럼 황자급 경지였다면 이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작 두 사람의 경지가 같았다 해도 여전히 자신이 완전히 압도당했을 거라는 걸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임정설은 손바닥을 휙 내리치더니 끝까지 미련을 품던 해청현을 그 자리에서 즉사시켰다. 그는 영혼조차 남지 않은 채 완전히 소멸당했다. 이것이 바로 겉보기엔 수련했을지 몰라도 한 번도 진정한 수도의 길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증거였다.“국주님이 이렇게까지 강했다고?”공수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해졌지?”진동왕은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예전에는 그가 임정설보다 더 강했었고 임정설은 국운 덕에 간신히 그를 이길 정도였으니 말이다.하지만 이젠 내공 차이가 너무 벌어져서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그제야 깨어난 백호는 조금 전 자신이 국주를 진왕으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백호, 널 속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넌 내가 올 때까지 버티지 못했을 테니까...”임정설은 양기를 끌어내어 백호의 몸속에 주입했고 그의 정기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이렇게 되면 백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회복할 것이었다.그 모습을 본 공수이와 진동왕은 또다시 멍해

  • 구주, 왕의 귀환   제2010화

    “뭐? 저게 누구지? 지금 화진에 저런 강자가 또 있었다고? 설마... 저자가 바로 구주왕이란 말인가?”청현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당황스레 외쳤다.누가 알았겠는가, 이 결정적인 순간에 고수가 나타나다니!“젠장...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나는 반드시 백호를 죽인다!”청현은 더는 여유가 없었다.상대의 기세는 너무나도 강력했고, 이미 백호와 싸우면서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그와 맞붙는 건 목숨만 붙어 있을 뿐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청현은 그저 백호부터 처리하려 했다.“이런 건방진 것! 우리 화진의 전쟁 신이 너 같은 흉수에게 쓰러질 수는 없다!”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활기찬 천 음 소리!금빛 실루엣이 구름을 뚫고 내려오더니 손바닥으로 청현을 튕겨냈다!눈앞의 인물을 본 청현은 잠시 얼어붙었다. 모르는 인물이다.하지만 이 압도적인 기운은 분명 고위자일 것이다.화진에서 구주왕 말고는 누가 이런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겠는가?기절해 있던 진북왕은 익숙한 기운에 눈을 번쩍 떴다.그리고 그 실루엣을 본 순간 기절할 뻔했다.“이런! 임정설! 너 황자가 된 거야!”“흠? 왕숙께서 실망하셨나 보네요??”금빛 그림자가 사라지며 실체가 드러났고, 그 모습은 바로 용맥에 들어가 수련하던 화진의 현직 왕 임정설이었다.“폐하 만세!”구주군 장병들은 격동된 마음으로 일제히 무릎 꿇고 경례하며 외쳤다.자신들의 왕이 서울로 화진의 백성을 구하러 온 것이다!“임정설?! 그게 어떻게 가능해! 아무리 강해도 극한신경 정도일 텐데!”청현의 얼굴이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졌다.극한신경과 황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황자 한 명이면 수십 명의 극한신경을 상대할 수 있다!서울에 황자가 주둔해 있다면, 곤륜영역조차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설령 청현이 아무리 천재고 강하더라도 황자와의 싸움은 불가능했다.자칭 수요산 제일검이라던 청현은 위축됐다.그 모습을 본 임정설은 냉소하며 말했다.“이게 바로 검객이란 말인가? 검객의 마음은

  • 구주, 왕의 귀환   제2009화

    진황은 외공만으로 도에 이른 황자였다.어떠한 술법도 수련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백호가 중얼거리며 ‘진황신공!’을 외치고 있으니 이건 누가 봐도 미친 소리였다.“미쳐야 도를 이루는 법이다. 백호는 앞날이 창창하구먼.” 미친 스님이 아미타불을 외치며 말했다.“미쳤어, 미쳤어! 전부 다 미쳐버렸다고!” 진북왕이 고함을 지르다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기절해버렸다.그 사이 백호의 기세는 끝없이 치솟고 있었다!정신은 나갔지만,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청현은 문득 깨달았다. 백호가 저토록 광폭한 이유—바로 그놈의 몸속에 흐르는 성수의 피였다.“이 썩을 놈... 성수 피가 아니었으면 네가 뭔데 날 상대로 이러는 거냐!”청현은 음기를 뿜으며 맹렬하게 연속으로 공격을 퍼부었다.그 음산한 기세에도 불구하고 백호는 오히려 직선 돌진했다.공격은 완전 예측 불가였다.수요산 검종은 온갖 검술과 전법에 능했지만, 다음 공격이 뭔지도 모르는 미친놈을 상대로는 청현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결국, 또 한바탕 두들겨 맞고 땅바닥을 굴러다니던 중 놀랍게도 백호가 자신의 음신사체를 흡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내 음기를 집어삼키다니?! 이 괴물 같은 놈!”“음기여 무한하라! 흑검이여, 사악을 베어라!!!”시커먼 흑검이 다시 응집되자, 수백 개의 검날이 연속으로 쏟아졌다.백호의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검은 피를 흘렸지만——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대로 돌진했다!“개자식... 음기야! 나에게 힘을 줘!!”청현은 검을 땅속 깊숙이 꽂았다.지맥에서 미친 듯이 영기를 빨아들이자, 머리 위에 떠 오른 음기 마기의 형상은 산만큼 거대해졌다!그 압도적인 힘으로 청현은 백호를 단숨에 쓰러뜨렸다.이건 이미 백호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치를 훨씬 초과한 위력이었다.쿵!!백호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지만, 그런데도 그는 의식을 잃지 않았다.다만 입에서 나오는 건 누가 들어도 미친 소리였다.“황이 온다... 황... 황이 온다....

  • 구주, 왕의 귀환   제2008화

    “우리 스승 말이야, 진짜 고집쟁이에다 구닥다리야. 정의와 사악은 절대 함께할 수 없다고 믿고 목숨 걸고 몇백 년 동안 싸우고 피 흘렸지만 무슨 소용이 있어? 인마 좀 없앤 거 빼고는...?”“스승께서 날 산에서 내려가 속세의 삶을 보라고 하신 건, 결국 수련을 위한 경험이었겠지. 하지만 세상을 직접 겪고 나서야 똑똑히 알게 됐어. 이 세상은 결국, 강한 자가 무적이고 이긴 자가 왕이 되는 법이야...”“세상에는 애초에 정의와 악, 흑과 백 따윈 존재하지 않아. 선악의 기준이란 결국 입만 살은 자들이 지껄이는 헛소리일 뿐이지. 역사가 진실이라고 믿어? 예로부터 어느 왕조의 흥망이 피바다와 시체더미 없이 이루어진 적이 있었나?”“무릇 장수가 공을 세운다는 건, 수만의 백골 위에 선다는 뜻이지. 그 윤구주가 '구주왕'이라 불리는 것도, 결국은 피로 쟁취한 자리 아니겠어?”“주먹이 곧 진리다. 내가 황위에 오르는 날, 선악이든 흑백이든 모두 내 기준으로 정의된다!”“백호, 이제 죽어라.”청현이 공격하려던 찰나 하늘 위의 백호가 먼저 움직였다. 다시 성수인을 발동하더니, 성수의 허상이 실체로 변해 거대한 기운을 모은 주먹을 뻗었다.그 주먹은 하늘을 가르고 청현을 향해 날아갔다.그러나 청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차가운 음기와 사기 담은 손으로 그 주먹을 받아내고 동시에 백 자 길이의 흑검을 형성해 단칼에 성수의 허상을 두 토막 내버렸다.그 검이 날아간 자리에는 구름이 쪼개졌고, 서울 상공을 덮고 있던 먹구름은 그 검기의 파도에 휩쓸려 모두 흩어졌다.먹구름이 사라졌지만, 서울 상공에는 여전히 짙은 요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마치 태양조차 삼키려는 어둠의 장막처럼.“진법까지 있었어?! 대체 어느 놈이, 언제 이따위 대형 진법을 몰래 깔아놓은 거야?!”진북왕은 혈압이 오르다 못해 피까지 토할 지경이었다.이건 곧 청현이 최종 보스가 아니라는 뜻이다!백호가 청현을 이긴다 해도 그보다 더 강한 놈이 있다는 얘기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백호가 청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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