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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은성구는 문아름의 말에 넋이 나갔다.

“저하, 하지만 그들은 전부 죽지 않았습니까?”

문아름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죽었기 때문에 더 이용 가치가 있는 거죠!”

말을 마친 뒤 문아름은 자리에서 살짝 일어났다.

“은성구 대학사, 생각해 보세요. 천하의 문벌이 윤구주를 제압할 수 있을까요?”

은성구는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제압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시 화진 무도의 3대 서열이 힘을 합쳤음에도 윤구주가 곤륜에서 왕으로 등극하는 걸 막지 못했다.

그런데 겨우 문벌 따위가 윤구주를 막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세가는요?”

문아름이 재차 물었다.

“만약 제자백가 전부 똘똘 뭉쳐서 윤구주에게 대항한다면 희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자백가의 저력은 문벌 따위와 비교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은성구가 말했다.

은성구의 말을 들은 문아름은 웃었다.

“맞는 말이에요. 내가 왜 마씨 일가의 후손을 초대했는지 알아요? 난 처음부터 그 사람을 죽으라고 보낸 거예요. 세가의 사람이 죽어야만 세가의 그 늙은 괴물들이 윤구주를 상대하겠다고 튀어나올 테니까요. 이제 내가 왜 그들을 총알받이라고 했는지 알겠죠?”

그 말에 은성구는 순간 모든 의문이 풀렸다.

그는 확실히 이해가 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문씨 일가가 계획한 일이었다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오늘 태화루도, 내각의 여덟 장로도 모두 그녀의 계획에 이용당했을 뿐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은성구는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저하, 하지만 오늘 지안수 장로마저 윤구주에게 무참히 살해당했습니다...”

문맥의 중추인 지안수는 은성구와 오랫동안 함께 조정에서 일했기에 은성구와는 아주 각별한 사이였다.

지안수가 윤구주의 손에 죽었다는 생각에 은성구는 분통이 터졌다.

“잘된 일이죠. 지안수 장로가 죽었으니 내각의 나머지 일곱 장로들이 함께 국주에게 보고하여 윤구주를 상대하면 되잖아요!”

문아름은 웃으며 말했다.

은성구가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저하, 저하께서는 모르실 수도 있지만 국주님께서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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